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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먹거리를 위하여

자본주의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이윤만을 위해 생산한다는 점이다. 최소한의 투입으로 최대한의 이득을 내는 것, 즉 생산비용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것이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척도가 된다.

 

이렇게 사적이익을 위해 생산하다보니 '비용'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되는 공공의 이익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제품의 안전이다. 특히 우리가 먹는 음식의 경우 '안전'은 더욱 중요하다. 우리 몸으로 들어와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안전은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일 뿐이다. 최대의 이윤을 내기 위해서는 싼 재료를 쓰고 비싸게 팔면 그만이다. 안전은 뒷전이다. 생산자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 - 생산비용을 낮추는 것 - 이 사회전체의 입장에서는 부정적 효과 - 안전하지 않은 제품의 생산 - 를 가져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사적이익의 추구가 사회전체에 이익을 가져온다는 주류경제학자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광우병이나 유전자조작식품, 그리고 최근 멜라민사태까지, 일련의 식품안전에 관한 사건들은 하나같이 이를 증명한다. 광우병은 잘 알다시피 초식동물인 소에게 비싼 목초대신 값싼 (거의 버리다시피하는) 동물의 부산물로 만든 사료를 먹임으로써 발생하는 무서운 병이다. 유전자조작식품도 생산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멜라민도 마찬가지다. 우유함량을 많아보이게 하기 위해서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첨가된 것이다. 이것이 수입되어 각 종 식품에 사용되고 있다. 그 밖에도 맛을 좋게 한다는 명목하에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등 식품안전보다는 돈벌이가 우선인 사례들이 비일비재하다.

 

문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들이 개인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불만제로나 소비자고발과 같은 프로그램처럼 생산자의 양심에 호소한다거나, 처벌의 강화를 주문하는 식이다. 물론 이런 노력들도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을 그렇게 행동하게끔 만드는 매커니즘(구조)이 존재하는 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꽉 막혀 있는 도로사정은 보지 않고 운전자만 욕하는 것과 같다. 원활한 교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면 운전자에게 손가락질 할 이유가 없다.

 

문제해결의 핵심은 생산의 목적을 바꾸는데 있다. 이를 위해 사익을 위한 생산이 아닌 공익을 위한 생산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윤보다는 질 높고 안전한 식품을 만들어 필요한 사람 누구나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따라서 이 제안은 사실, 생산의 목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생산은 본래 모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생산의 공익화 프로젝트!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노동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노동자야말로 생산과정의 핵심구성원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는 곧 제품을 사용하는 시민이기도 하다. 따라서 생산의 공익화는 노동자와 시민 모두를 위한 것이다. 

 

나는 지금이 바로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함께 움직일 때라고 생각한다.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도록 노동조합을 통해 기업을 통제하고, 왜곡된 생산을 바로 잡아 생산의 이득이 온전히 공공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나는 이러한 모든 과정을 '민주적 생산'이라고 부르고 싶다. '민주적 생산'은 노동자와 시민들을 하나로 만든다. 노동자가 시민이고 시민이 노동자인 셈이다. 바로 이 때 노동운동은 집단이기주의라는 딱지를 떼고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대안들도 분명 가능하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고민한다면 언제나 그러하다. 당장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가능성을 닫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안은 이렇듯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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