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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8
    한나라당의 무서운 미디어법 광고(1)
    연금술사

한나라당의 무서운 미디어법 광고

오늘 본 지하철 광고는 나를 절망 속에서 실없이 웃게 만들었다.

 

"미디어법은 우리들의(청년실업자들의) 일자리입니다. -한나라당"

 

이 광고는 미디어법이 어떤 가치들을 공격하고 있는 것인지를 철저히 은폐하고, 이 법이 청년실업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조중동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까지 실질적으로 언론을 소유할 수 있게 되고, 대규모 자본의 유입과 함께 가지각색의, 그러나 목적은 '이윤'하나뿐인 방송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언론분야에서 일자리가 생기고, 그들의 계산방식대로 '경제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도 미디어법이 언론의 존재목적을 공격하고 있으며, 언론의 활동을 통해 사회구성원 전체가 누리게될 권리들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때 발생하는 손실들을 굳이 경제적으로 따진다면, 그들이 자랑하는 경제적 효과와는 비교도 안되는 액수일 것이다. 

 

언론의 존재목적은 사회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절대 버려서는 안 될 사회적 가치들을 구성원 사이에 환류시키는 일일 것이다. 즉, 자유, 평등, 연대, 평화, 생태, 노동, 여성, 정의, 인권 등 민주적인 가치들이 올바르게 실현될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열어내는 것이다.

 

미디어법은 바로 이런 언론의 존재목적을 '자본'이라는 무기를 이용해 와해시키려는 법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언론이 '자본', '이윤'에 의해 지배당하고 언론은 '시장'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언론은 언론이 아니게 되고, 민주적 가치들은 자본의 힘 앞에 무너져 갈 것이다. 또한 청년실업자들은 일자리를 얻겠지만, 그와 동시에 '자본'이라는 권력의 통제 아래서 언론의 자유를 박탈당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언론이 우리 곁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이번 광고는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피해를 받는 수 많은 시민들을 분열시킬 목적을 갖고 있다. 그 1차적인 타겟은 청년실업자들이며, 2차적인 타겟은 그/녀들을 자식으로 두고 있는 부모들일 것이다. 이들을 한나라당 편으로 포섭하면, 자연스럽게 청년실업의 '적'이 만들어 진다. 적은 다름 아닌 미디어법의 통과를 막는 야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언론노조와 그에 가입되어 있는 언론종사자들일 것이다. 내가 지금 취업못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저기서 집회하고 있는 저들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무서운 전략이다. 시민들을 분열시키는 '원한의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약점을 파고드는 저들의 정치술. 나는 두려움에 몸을 떨지 않을 수 없다. 경제위기 속에서 먹고 사는 문제를 무기로 사용하려는 거대한 공세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대중들이 이러한 자본과 정권의 '경제적 공세' 앞에서 '민주적 반격'을 계속해서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그러나 아직 우리에게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면, 그것은 '정치'의 공간을 열어내는 것이다. 언론의 가치가 훼손되었을 경우에 펼쳐지는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경고하고, 자본에 봉사하는 경제가 정치를 과잉결정하지 않도록 자본에 대한 민주적인 통제가 이뤄져야 함을 역설할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하자면, 이윤으로 점철되는 경제를 민주적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힘은 여전히 '더 많은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대중정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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