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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투쟁 첫발 뗀 좌파단체 공동 토론회

대선 투쟁 첫발 뗀 좌파단체 공동 토론회

 

 

 

지난 9월20일(목) 오후 7시 서울 민주노총 13층 회의실에서 <야권연대 반대, 완주하는 노동자민중 독자후보의 가능성과 현실성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진보신당, 사회진보연대, 좌파노동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노동전선),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사노위), 새로운노동정치를위한제안자모임(제안자모임), 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노혁추), 변혁적현장실천과노동자계급정당건설을위한전국활동가대회조직위원회(변혁모임) 등 8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제안자모임을 제외한 7개 단체에서 토론자로 나왔다. 제안자모임은 토론자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토론문을 제출하고 토론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발언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토론회는 각각의 토론자들이 2분 정도씩 간단하게 발언을 하고 이후 주어진 주제에 대해 객석의 참가자들과 함께 토론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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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참세상)

 

* 쟁점 1 : 독자후보 '완주'를 둘러싼 입장 차이

 

토론회는 주제가 '야권연대 반대, 완주하는 노동자민중 독자후보'였던 만큼 이에 대한 서로 간의 공통점과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좌파노동자회, 노동전선, 사노위, 노혁추, 변혁모임은 야권연대 반대와 완주하는 독자후보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진보신당, 사회진보연대, 제안자모임은 이에 원칙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완주'와 관련해서는 여야 간의 초박빙의 상황 그리고 좌파진영 정책요구의 전면적 수용 등의 상황 등을 전제해 어느 정도의 가능성은 열어 둘 수도 있다는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진보신당은 9월 8일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노동자 민중의 독자후보에 동의하고 신자유주의 연립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 및 개인과 함께 노동자 민중의 사회연대후보를 출마시키고, 완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라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그 결정과정을 보면 “사회연대후보를 출마시킨다”는 원안과 “사회연대후보를 출마, 완주시킨다”는 수정안과 "사회연대후보를 출마시키고, 완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또다른 수정안이 나와서 결국 “완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고 결정되었다. 즉 야권연대 반대와 독자후보 출마에는 동의하나 ‘완주’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으로 결정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자로 나온 안효상 공동대표는 “예컨대 비정규직 철폐, 국회의원 완전비례대표제 등을 민주당(또는 안철수)이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현제와 같은 체제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점에서, 연립정부에는 참여하지 않으나 ‘대중적 열망’인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연대에는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은 현재로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개인 의견을 얘기하면서도, 진보신당의 대선방침을 야권연대의 가능성은 열어두는 것으로 해석하는 흐름이 당내에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사회진보연대의 경우, 우선 다른 단체들이 (대선과 당건설의 결합을 주장하든 분리를 주장하든) 새로운 노동자정당 건설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지금은 정당 건설보다는 대중운동 역량 강화와 전선운동과 지역연대운동에 대한 집중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입장 속에서 토론자로 나온 이현대 사회진보연대 운영위원은 “연립정부나 야권연대에는 반대하지만 ‘완주’에 대해서는 선거가 여야 박빙인 상황과 우리 내부의 운동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후에 판단할 수 있는 여지들이 필요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

 

제안자모임 역시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완주’와 관련해 결론적으로는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둘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제안자모임의 이 같은 입장은 직접적으로 이야기된다기보다는 두 번째 쟁점인 이른바 노동자민중후보추대를위한연석회의(연석회의)에 대한 태도의 문제로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 쟁점 2 : '연석회의'에 대한 입장의 차이

 

현재 노동운동 진영의 독자후보를 내자는 흐름은 좌파 단체들 외에도 민주노총과 노동자민중후보추대를위한연석회의(연석회의)가 있다.

 

민주노총의 경우 새정치특위에서 독자후보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지난 총선 때 그리고 그 이후에도 야권연대를 줄곧 주장해왔던 것을 생각하면 민주노총 안에서 제기되는 독자후보는 '야권연대를 위한' 독자후보라고 봐야 한다. 다만 이전 같으면 통진당 후보를 지지하고 그것을 통해 야권연대를 하려고 했을 텐데, 지금은 통진당이 분당되고 지지를 철회한 상황에서 당의 후보가 아닌 민주노총의 후보를 이야기하는 것일 뿐,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교체를 해야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또 하나의 흐름으로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전국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 진보정치세력연대를위한교수연구자모임(진보교연) 등 교수 단체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이 제안해 논의가 진행중인 연석회의가 있는데, 연석회의에서는 독자후보를 낼 것을 제안하며 단병호, 김상곤, 김진숙 등을 거론하가도 했다.

 

연석회의는 그 목적에 “2012년 대선 국면에서 연립정부 논의를 거부하고, 진보·민중운동 진영의 단결을 통해 신자유주의체제와 분단체제 극복에 기여한다”고 하여 연립정부에 대한 반대를 명확히 하였으나, 독자후보의 완주에 대해서는 “후보는 완주를 원칙으로 하되, 노동자·민중의 관점에서 주객관적 조건을 고려해 최종 방침은 추후에 결정한다”고 여지를 남기고 있다. 또한 연석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평통사, 다함께 등은 야권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개인 자격으로 제안자에 참여한 권영길, 최순영, 홍희덕 전 의원들 역시 얼마 전까지 통합진보당에 몸담았던, 야권연대와 연립정부를 주장해왔던 사람들이다.

 

이렇다보니, 연석회의와 대선 논의를 함께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토론회에 참여한 각 단체 간에 차이를 보였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좌파노동자회, 노동전선, 사노위, 노혁추, 변혁모임 등 완주하는 독자후보를 명확히 주장하고 있는 단체들은 연석회의가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함께 대선 논의를 함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진보신당은 연석회의 준비모임과 1차 회의에 '참관' 형태로 참석했다. 그러나 당내의 찬반의견 때문에 아직 연석회의 참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립정부는 반대하지만 독자후보의 완주에 대해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며 여지를 남겨둔 대선방침이, 좌파단체들과 함께할 것인가 연석회의에 참여할 것인가 서로 다른 의견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진보연대의 경우에도 “연석회의가 일정한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연석회의와 좌파단체 실무책임자 회의가 통합적으로 가는 게 옳다는 것이 대다수 회원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가능하면 독자후보를 내자는 의견을 가진 운동진영이 하나로 뭉쳐서 대선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인 셈이다.

 

한편 제안자모임의 경우 연석회의와 대선논의를 함께 해야 한다는 주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제기했다. “노동자, 민중의 독자후보를 중심에 놓는 대선투쟁 전선이 통일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상정하고 있는 이번 대선의 의미와 목표를 충분히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노동자민주의 독자후보 전술은 이 공동전선이 구축되지 않고는 실천적으로 현실화하기 어려운 전술”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제안자모임의 입장은 결국 앞서 살펴보았듯이 ‘완주’에 대해서도 또다른 여지를 열어두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연석회의를 제안하고 진행 중인 이도흠 민교협 상임의장도 객석에서의 발언을 통해 입장을 밝혔는데, 이른파 '노동 좌파'가 연석회의에 적극 참여, 개입해 줄 것을 요청했다. 비록 연석회의에서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는 하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현실적 이해(?)를 구하며, 연석회의가 진행될수록 좌클릭하고 있는 만큼 노동좌파의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청은 완주하는 독자후보를 명확한 입장으로 가지고 있는 단체들에게는 크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또한 야권 후보가 노동자민중 독자후보의 정책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과현 실현가능하냐는 비판적 의견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현편으로는 처음부터 연석회의와의 논이를 아예 제쳐놓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세적으로 개입하고 견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 그 밖의 토론 지점들

 

대선 후보와 관련해서는 사노위와 변혁모임에서는 '투쟁하는 노동자 후보'여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반면 진보신당은 사회전체의 총체적 변화를 상징하고, 좌파의 의제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조금은 다른 견해를 밝혔다.

 

한편 노혁추는 좌파의 대선투쟁의 목표가 반자본주의 투쟁전선을 형성하는 것이어야 하지 야권연대 반대, 완주하는 독자후보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중요하게 제기했다.

 

그리고 토론회 말미에 노동자정치협의회(노정협)의 한 동지는 좌파가 공동으로 대선투쟁을 할 때 함께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문제제기를 했다. 경영참가, 협동조합, 기본소득 등의 내용에 있어서는 입장차이가 있으면서도 단순히 야권연대 반대, 완주하는 독자후보에 동의한다고 해서 같이 하는 것은 잘못이며 자본주의를 폭로하고 타격하는 목표에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주장은 결국 시민주의 세력, 구체적으로는 진보신당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토론자 대부분은 동의하지 않았지만 이후 토론해 가자는 입장이었다.

 

* 9월 26일 좌파 단체 대표자회의를 통해 대선 대응 첫걸음 떼기로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사회을 맡았던 노동전선에서는 이후 구체적인 대선 공동대응을 논의, 추진하기 위한 기획단 회의를 추석 전 개최하자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연석회의와 함께할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제안자 모임에서는 당장 기획단을 꾸릴 것이 아니라 우선 좌파단체 대표자회의를 통해 연석회의에 대한 입장 등 의견 차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추석 전 기획단 회의가 아니라 대표자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대표자회의는 9월 26일 열릴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좌파의 공동 대선 대응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토론회에서 확인된 쟁점인 독자후보의 '완주' 여부와 연석회의에 대한 입장 등을 둘러싸고 존재하는 의견 차이를 어떻게 하나로 모아가며 독자적인 좌파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9월 26일 대표자회의 이후 야권연대 반대와 완주하는 독자후보에 동의하는 세력이 우선적으로 대선투쟁 기획단 회의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대해 조금 다른 의견을 밝힌 제안자모임, 사회진보연대, 진보신당이 참여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변수가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연석회의와 함께할 것인가의 문제로 계속적으로 일정한 긴장감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 코뮌영상네트워크 다음카페(http://cafe.daum.net/communepictures)에서 토론회 전체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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