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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_장애여성공감 박김영희님과 만나다

2006년 7월15일. 박김영희 '장애여성 공감' 대표님을 초청해서 당시 한노정연 사무실에서 첫번째로 중구난방 토론회를 드뎌 열었다.

 

리우스/ 2006.7.16.17:10

1. 운동의 주체, 나-우리를 만나고 싶다.

 

내가 여기 있었지만,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나를 절실히 찾고 싶어졌을 때,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됐을 때, 이제까지와는 달리 사람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그전에 사람들을 보았던 눈은 한쪽 눈이었고, 한쪽 눈으로 백가지 이상을 보려다가 눈이 멀어버렸다. 지금은 백개 이상의 눈으로 찬찬이 사람들을 하나하나 볼 수도 있고, 다른 한쪽 눈으로 백가지 이상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멀었던 눈도 시력을 회복하는 중이다.

 

생동하는 주체들로서의 사람들, 그들은 운동권이 아니라도 이미 운동가들이다. 이런 사람들과는 언제든지 만나게 될 수 있다.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찾아 만나는 것도 할 수 있게 됐다. 그런 만남들은 새록새록 연쇄고리처럼 이어지고 있다.

<중구난방> 토론회를 통해서 나는 그런 생동하는 주체들로서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2. 재밌고, 상상력이 만빵으로 펼쳐지고, 젊은 문제의식들이 기를 쫙쫙 펼 수 있는 토론회...

 

내가 하는 모든 일을 새로이 조직해야만 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나에게 제일 큰 문제는 눈앞에 펼쳐져 있는 그전해 해오던 일에 대하여 모든 흥미가 다 사라지고 있는 사태였다. 사람들 글이나 말이 도시 재미가 없고 짜증을 부추겼다.

 

그럴 때 너부리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재밌고 젊은 좌파들이 기를 쫙쫙 펼 수 있고, 다양한 문제의식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토론회가 필요하다는 데 쿵짝이 맞아서 그런 토론회를 얼렁 차려야 되겠다고 생각허게 됐다. 첨에 '장애여성 공감' 분들을 초청하려는 생각도 너부리님한테서 나온 힌트다. 

 

그래서 나는 그 힌트들을 이리저리 버무려서 힌트가 생긴 날 당장에 이름을 '젊은 좌파의 중구난방 토론회'로 허는 이런 토론회를 차리자고, 구태의연하지만 그래도 배짱은 맞는 어떤 나와는 동시대 남자 인물에게 제안했고, 그 인물이 그러자고 선뜻 받아서 그 인물 주관으로 토론회를 꾸려나가기로 했다.

이것은 2004년에 연구소에서 해보려고 제안했다가 구태의연수호신들에게 밀려 무산된 연구원토론회를 뒤늦게나마 이제라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을 뜻한다.

 

3. 모든 것을 중구난방으로 하자.

 

하지만 중구난방 토론회를 주관하겠다던 이 인물이 워낙이 바쁜 데다가, 토론회 제안 문제의식은 좋아보이긴 했던 모양인데 실지로 그걸 어떻게 꾸릴지에 대해서는 도무지 구태를 벗지 못한 채 지 바쁜 일정 속에서 도시 일이 진척이 안되는 것이었다. 제안문 초를 잡아 왔는데, 무겁기 그지없고 판에 밖힌 형식허며 도시 한글자도 챙겨낼 게 없는 우라질놈의 제안문이어서 복장터지기 일보직전에, "내가 수정해서 올릴테니 그렇게 허자"고 갈무리를 지어서 제안문을 올린 것이 4월9일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모든 것을 중구난방으로" 허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약간의 형식들은 표시 거의 안나게 허는 것이 목표다....

하여튼 그렇게 하고 나서도 또다시 석달이 지났다....

형식으로만 진행되니 일이 진척될 리가 없다....

7월7일 집행위원회에서 나는 중구난방 토론회 주관자를 젊은 연구원 철이로 변경시켜줄 것을 제안했다. 철이와는 이미 토론을 거친 상태이고, 변경전 주관자는 앞으로의 일정 등으로 볼 때 변경이 오히려 무리가 안될 것이라는 데서 이견들은 없었으니, 철이가 자신감을 갖고 이 토론회를 엮어나가겠다면 문제는 없다고 결정이 됐다.

.... 잘 헐 수 있지?

.... 예....

모든 것을 될 수 있는 최대한 중구난방으로 허자!

 

4. 첫날인데...

 

날짜가 7월15일 3시로 잽힌 제1회 중구난방....

나는 새벽에 집에 갔다가 점심 때쯤에 다시 사무실로 나왔다.

철이보고, "니 맘대로-맘껏 이 토론회를 엮어나가 봐라..."고만 주문을 하던 터라,

"처음이라 어떻게 진행을 해야 될지 좀 걱정된다"는 철이가 걱정되기도 허고, 그래서 좀 더 쉬고 싶은 걸 뿌리치고 사무실로 향하는데, 집에서 한 5키로쯤까지 올 때는 비가 잠깐 멎어있고 아스팔트 길이 허옇게 말라 있다. 오늘은 비가 안왔으면 좋겠는데.... 이동이 불편하신 분을 초청하게 되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좀 더 나가니까 빗낱이 뜨기 시작허더니 사무실 가차이 오면서는 바가지로 물을 퍼붓는 것처럼 내리는 비.... 클났다....

 

시작시간을 한시간여 앞두고 철이가 나타난다.... 간단하게만 준비할 사항들을 같이 얘기허고, 앞으로는 어떻게 이 토론회를 꾸려나갈까에 대해 생각도 좀 보태고, 이런저런 이약을 나누고 있었다.

 

얘기 와중에 철이 왈, "실은 오늘 우리가 이쪽으로 초청하는 것이 반장애인적 발상이에요..." 한다. "계단에다가, 화장실이며, 모든 것이 장애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조건이거든요...."

 

반성반성 왕반성....

 

철이가 또 왈, "아까 오다가 토론회 장소로 더 적합한 곳이 있는지를 찾아봤는데요, 별로 없더라고요.... **호프가 젤 나을 거 같은데...."

 

철이랑 나는 "오늘 토론회가 우리둘만 달랑 앉아있는 게 아닌지 몰것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가, "그렇더라도 진행은 하는 거야"....

 

그러면서 철이랑, "사람들이 더 많이 오더라도 바깥에서, 초청자가 접근하기 편한 곳을 찾아서 거기서 토론회를 하자"고 해서 철이가 또 장소를 찾으러 한번 더 나갔다 오기로 했다.

"아무래도 이 근방은 너무 오래된 동네라 마땅한 장소가 없네요.... **호프나, **집 정도가 그나마 괜챦은 거 같애요..."

 

그래서 장소는 박김영희 대표님 오시고 난 다음에 정하기로 하고, 이제는 누가 올지가 관심이 되었는데, 두인물이 전화를 걸어오고 나중에는 무려 네인물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어찌나 이 인물들이 새로 뵈는지, 나는 백만명은 같이 만난 것처럼 반가워서 그만 다 한번씩 껴안아주고 싶었다.

 

5. 일곱명이 연 '장애/여성'의 세계에 대한 공감...

 

빗장을 연 여성, 박김영희 선생님과 상드 지뇽 두꺼비 노길이 철이 나.

두어시간에 걸친 짧은 만남치고는 퍼트릴 내용이 너무 많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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