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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31
    김동원 다큐영화 <한사람>
    이것저것

김동원 다큐영화 <한사람>

해운대 시네마테크에서는 목요일 밤이면 독립영화를 보여준다. 무료로 볼 수 있지만 아주 드물게만 가게 된다. (2008. 8. 28. 약 50분)
 
<한사람>에서 "한 사람"은 미국인이었으나 몇 십년을 한국에서 살다가 2000년에 한국에서 죽은 가톨릭 신부를 말한다. 영화는 여러 시위 현장에서 보이던 그의 모습도 보여주는데, 감독이 그 "한 사람"을 통해 굳이 한국 현대사의 한 시대를 말하려한 것 같지는 않다.  
 
다큐 영화라지만 감독은 생전에 그와 인터뷰 한 번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김동원이 앞서 만든 <송환>과 같응 현장감은 없다. 대신 감독은 그 신부가 죽고 나서 자료를 모으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였다. 이 사람 저 사람 여럿이 나와 기억을 말하는 영화는, 도리없이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대체로 영화는 죽은 이의 초상을 완성해 가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말하는 여러 조각의 기억들을 툭툭 던지기만 한다. 다른 방법이 또 무엇이 있기나 하곘는가. 누구든 그 사람의 한 부분만을 만날 수 밖에 없었으므로.
그 기억들을 맞춰가면 죽은 이의 부끄럽고 외로운 등줄기를 조금씩 따뜻하게 덥혀줄 수나 있을지.
우리가 죽은 이에 대해 "한 사람"이 살다 갔다고 말할 때의 그 무게가 실려 올지.
어쩌면 감독은 가까운 사람에 대한 우리 기억이 파편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그 기억들을 모아 놓은 영화도 이처럼 산만하고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런 것을 보여줌으로써 영화 제목으로 삼은 "한 사람", 즉 모든 개인 개인의 존재가 얼마나 커다랗고 온전한 하나의 세계인가를 말하려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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