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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6
    유물론적 페미니즘 : 섹슈얼리티 사회적 (재)생산(2)
    내맴
  2. 2008/12/16
    [한겨레펌]결혼제국
    내맴

유물론적 페미니즘 : 섹슈얼리티 사회적 (재)생산

문은미 /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부분발췌..

 

성적자기결정권의 사회경제적 조건

 

  자기결정권은 남성의 여성에 대한 성적 억압을 비판할 수 있는 현재 가장 설득력 있는 논리이며, 성적자기결정권 침해의 문제로 성폭력을 문제화할 수 있다. 그러나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개념이 '내 몸의 주인은 나'라는 캠페인 차원의 선언을 넘어서 현실의 공간에서 "자신의 몸을 자원, 투자, '처벌', '학대'의 대상으로 삼을 권리"로도 주장되기도 하면서 논쟁적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개인의 몸은 그 몸을 '소유한' 개인의 판단에 따라 자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에 대한 권리가 곧 성적자기결정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여성의 자기결정이 여성의 정신에 의해 투명하게 구성되거나 약자인 여성의 결정이기에 그 자체로 올바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성적자기결정권의 개념은 여전히 모호하다. 특히 성적자기결정권이 법의 테두리 속에서 법의 언어로 정의될 때는 더욱 모호해진다. 성적 실천의 경계를 법으로 정의하고 규제하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위험성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사회주의 페미니스트의 견해가 힘을 가질 수 있다.

  여성의 성적 권리에 수반되는 위험이 남성과 여성의 이성애적 관계에 내재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것이라는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견해가 타당하다면,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위한 투쟁은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문제를 환기시킨다.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한 권리가 위험으로 변질되는 사회적 조건을 문제 삼고 그 조건을 변화시키는 것이 다시금 페미니즘의 중요한 과제가 된다.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은 단순히 법적으로 주장될 권리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실현할 사회적 조건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라는 실천적 문제가 된다. 이것이 유물론적 페미니즘이 주는 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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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펌]결혼제국

여성들이여, 두려워 말고 혼자 살아봐! 김일주 기자 » 〈결혼제국〉 〈결혼제국〉 우에노 지즈코·노부타 사요코 지음, 정선철 옮김/이매진·1만4000원 일본 페미니즘 대표 논객 2인 결혼대기조·애인예비군 내몰린 비혼여성 불리한 현실 톺아보기 결혼 대기조, 애인 예비군. 일본의 여성주의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가 <결혼제국>에서 점점 늘고 있는 일본의 30대 비혼 여성들을 묘사한 말이다. “남자가 나타나면 제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몰라요”라며 인생 설계를 미뤄 ‘결혼 대기조’이고, 만날 만한 남자는 이미 결혼해버려 실제로 불륜 시장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애인 예비군’이라는 것이다. 1970년대부터 전세계적으로 진행된 성혁명으로 ‘성·결혼·사랑’이라는 낭만적 사랑의 삼위일체가 붕괴되며 흔들리는 결혼제도를 똑똑히 접한 이들은 비혼·저출산 현상을 처음 겪은 세대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들은 왜 텅 빈 제도를 부여잡고 ‘결혼제국의 난민’이 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가? <결혼제국>은 30대 여성에 초점을 맞춰 일본 여성들의 현실을 날카롭게 짚어낸 대담집이다. 일본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논객인 우에노 교수와 하라주쿠 상담소 소장으로 현장에서 다양한 문제를 지닌 여성들을 두루 상담해 온 노부타 사요코의 만남은 철저히 현실에 발붙인 사회학적 성찰을 빚어내며 문제 해결의 통찰력을 제시한다. 이들의 수다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이유는 그들이 처한 현실과 한국 여성들의 현실이 분명 흡사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비혼자들이 살아가기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사회다. 예순인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는 우에노 교수는 말한다. “여성은 독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지나칠 정도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정체성 면에서도. 결혼제도에 들어가든 들어가지 않든, 특정한 남자를 만나든 만나지 않든 간에, 결국은 가부장제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됩니다. 여자들은 지금까지 독신 여성들이 받아온 제재를 줄곧 봐왔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막론하고 우르르 눈사태처럼 결혼에 몰려드는 거죠.” » 여성들이여, 두려워 말고 혼자 살아봐! 그는 일본의 비혼을 ‘모라토리엄 비혼’이라고 일컫는다. 일본의 30대 여성들은 ‘포스트 남녀고용기회균등법 세대’로, 여성도 정규직으로 일하며 경제력을 확보하기 시작한 세대다. 하지만 경제불황이 시작된 뒤 여성 정규직이 사라져버리고 대부분의 여성들이 파견직이나 파트타임 등 비정규직으로 내몰렸다. 이들은 고도경제성장기의 단물을 빨아먹은 마지막 세대인 부모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따라서 딸의 부양을 바라는 부모와 때가 되어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줄 누군가를 막연히 기다리며 “지금의 인생은 일시적”이라 믿는 딸이 공생관계를 이룬다. 우에노 교수는 미숙련 노동력인 이들이 10년 뒤에는 최하위 계층으로 고정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그는 남성과 여성의 ‘젠더 병’도 지적한다. ‘남자에게 선택받지 않아도 나는 나’라는 한마디가 여자들 입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고, “남자들은 소유하는 것 말고는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고, 여자들은 소유당하는 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우에노 교수가 “특정의 유일한 이성에게 자기 신체의 성적 사용권을 평생에 걸쳐 배타적으로 양도하는 계약”이라고 말하는 결혼 계약은 이런 젠더 병에도 뿌리를 대고 있다. 노부타 소장은 30대, 아니 모든 세대의 여성들이 시선의 방향을 바꿔주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자기 완결’을 이루지 못한 자신을 타박하며 “자기의 ‘마음’만 쳐다보고, ‘치유’라는 이상한 말만 외쳐대는 것은, 일시적인 위안을 위해 양배추의 껍질을 벗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출구가 없다”는 것이다. “진정한 나를 찾거나,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나거나, 지금 이 상태의 자기를 좋아하고자 하거나, 이런 나라도 치유받고 싶다는 에너지와 시간이 있다면, 시험삼아 우에노 지즈코의 책을 한 권 읽어봤으면 한다.” 우에노 교수는 이미 붕괴된 낭만적 사랑의 이데올로기 위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결혼제국’을 넘어 ‘혈연과 가족을 초월한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해보자고 제안한다. “하나의 일이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시작됐다고 한다면, 어느 시점에서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출산이 문제라면 생산연령 인구의 남녀가 혼외 자녀의 육아 비용을 나눠 부담해 싱글맘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초고령화 사회는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고, 빠르든 늦든 간에,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일곱 살이나 많은 여성은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모두 독신”이 되기 때문에 비혼자로 홀로 남는 걸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는 덧붙인다. “한번 (혼자) 살아봐! 내 쪽이 선배야.”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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