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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 번 UNDP(유엔개발계획)의 성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 GII)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한 글[성불평등지수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썼지만, 다시 한 번 보니 성불평등지수는 더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성불평등지수는 여성과 남성의 '의원 비율',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인구 비율', '경제활동참가율'을 비교하면서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비율을 달성한 경우도 격차가 있는 것으로 계산한다. 이는 성격차지수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그것까지는 나름 합리성을 갖고 있겠지만, 성불평등지수가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비율을 달성한 경우도 격차로 계산하면서도 기하평균과 조화평균을 사용하는 탓에 저 세 항목에서 나타나는 격차가 서로 영향을 주게 된다.
무슨 말인지 예시를 들어보겠다.
모성 사망률이 10, 청소년 출산률이 1, 여성 의원 비율이 50%, 남성 의원 비율이 50%, 여성의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비율이 100%, 남성의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비율이 100%,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00%,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00%인 국가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아마 성불평등지수에 관해서는 가장 이상적인 국가일 것이다. 이 국가의 값들을 성불평등지수 산정 방식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자세한 공식은 지난 글들을 참고 바란다).
GII=1-[({((10/10*1/1)^(1/2)*(0.5*1)^(1/2)*1)^(1/3) }^(-1)+{(1*(0.5*1)^(1/2)*1)^(1/3) }^(-1))/2]^(-1)/[((10/10*1/1)^(1/2)+1)/2*((0.5*1)^(1/2)+(0.5*1)^(1/2))/2*(1+1)/2]^(1/3)
계산해보면 성불평등지수는 0이 나온다.
그럼 이런 국가는 어떨까? 모성 사망률이 10, 청소년 출산률이 1, 여성 의원 비율이 1%, 남성 의원 비율이 99%, 여성의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비율이 99%, 남성의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비율이 1%,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0%,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0%인 국가 말이다. 정치 권력은 남성에게 완전히 쏠려 있는 반면, 남성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여성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매우 저조하다. 한 마디로 '막장'인 국가다. 이 국가의 값들을 성불평등지수 산정 방식에 대입해보자. 다음이 나온다.
GII=1-[({((10/10*1/1)^(1/2)*(0.01*0.99)^(1/2)*0.1)^(1/3) }^(-1)+{(1*(0.99*0.01)^(1/2)*0.1)^(1/3) }^(-1))/2]^(-1)/[((10/10*1/1)^(1/2)+1)/2*((0.01*0.99)^(1/2)+(0.99*0.01)^(1/2))/2*(0.1+0.1)/2]^(1/3)
계산해보면 성불평등지수가 어떻게 나올까? 0이 나온다. 여성의 남성에 대한 권한 상실이 전혀 없는 완벽한 국가다.
의원 비율의 극심한 불균형과 중등교육 이상 비율의 극심한 불균형이 서로를 상쇄해줘서 격차가 없는 것으로 나오게 된다!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값이 나온다. 성불평등지수는 의원 비율에서 남성 비율이 더 높고, 동시에 중등교육 이상 비율에서 여성 비율이 더 높은 국가(반대도 마찬가지다)의 성불평등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셈이다. 따라서 성불평등지수의 산정 방식은 조속히 수정되어야 한다.
이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해 UNDP에 별도로 문의를 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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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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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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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