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 21회 예고~

 

제가 워낙 기술력이 많이 딸리는 터라.

 

예고편을 올리는 '난해한' 일은 하지 못합니다.

 

그냥 야부리로..

 

20회 방송 주제는  '누군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 영화와 현실 속의 빅브라더' 입니다.

 

방송에서 만나보실 영화는 <트루먼 쇼>,<우리에겐 빅브라더가 있었다(박정미)>,<농담같은 이야기-저작권 제자리 찾아주기 프로젝트 1.0(태준식)>이며 진보네트워크 오병일씨와의 인터뷰, 그리고 세상을 보는 영화공장에서는 <아뗀코, 계엄령을 넘어서>를 소개합니다.

 

오는 목요일 참세상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21회 방송의 주제는..

 

'사랑에 대하여...' 입니다. -_-

 

이런 난데없는 주제, 저희도 당황스럽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는데 이번 주 안에 가닥이 정해질 듯 싶습니다.

 

그럼 사랑에 대한 재밌는 글 하나 인용하며

 

오늘의 블로그질은 접도록 하겠습니다.

 

 

 

 



"I love you"라는 말을 잘 들어봅시다.
주어, 동사, 목적어 : 꾸밈없고 나무랄 것도 없는 문장이다.

주어는 짧은 단어여서, 사랑하는 사람의 겸손한 태도를 의미한다.

동사는 더 길지만 모호하지 않고, 혀가 입 천장에서 힘있게 이동하면서 모음이 터지기 때문에 사랑을 표시하는 순간이 된다.

목적어는 주어와 마찬가지로 자음이 없고, 마치 키스를 요구하듯 입술을 앞으로 내밀어야 발음된다.

"I love you" 얼마나 진지하고, 얼마나 무게있고, 얼마나 뜻이 실린 소리인가.

나는 세계의 여러 언어 사이에 발음상의 어떤 약정이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사랑한다는 말은 항상 무엇인가 획득하고 노력해 얻어야 하는 것, 가치가 있는 어떤 것 같이 들리기 때문이다.

Ich liebe dich : 늦은 밤, 담배에 찌는 속삭이는 소리로서, 주어와 목적어가 즐겁게 운을 이루고 있다.

Je t'aime : 어순이 좀 달라져서, 주어와 목적어를 방해가 안되도록 우선 발음하고, 그 다음 흠모의 뜻이 담긴 장모음을 충분히 맛보는 구조이다. ( 문법또한 상대를 안심시키는 문법이다 : 목적어가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서, 사랑을 받는 사람이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바뀔 가능성이 없다.)

Ya tebya lyublyu : 또 다시 목적어가 안심을 주는 중간위치에 있으나, 이번에는 -주어와 목적어가 은근히 운을 이루고 잇음에도-극복해야 할 어려움과 장애가 있음을 시사한다.

Ti amo : 지나치게 아페리티프같이 상큼한 소리이지만, amo라는 한 단어에 주어와 동사, 행위자와 행위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서 구조적 확신이 충만하다.
--------------------------------------------------------

사랑은 난해한 영역이다. 우리는 정확해야 하고, 감상적이어서는 안된다. 만약 우리가 사랑을 권력, 돈, 역사, 죽음같은 교활하고, 완력적인 개념과 대항시키고자 하면, 우리는 자화자찬이나 속물적인 모호성에 빠져서는 안된다. 사랑의 적들은 사랑의 모호한 주장, 사랑의 숭도한 고립주의적 태도에서 이득을 취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사랑은 행복을 생산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있다. 행복을 생산하건 안하건 간에 사랑의 으뜸가는 효능은 활기를 주는 것이다.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그렇게 말을 잘하고, 그렇게 잠을 덜 자고, 그렇게 열심히 섹스를 다시 즐길 수 있는가? 정상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빈혈증 환자도 볼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랑은 척추를 쭉 펴는 자신감을 준다. 평생 처음으로 꼿꼿이 서 있다는 느낌을 주며, 이런 느낌이 지속되는 한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세계를 획득할 수 있다. ( 사랑은 자신감을 고양시키지만, 성적 정복은 자만심만 높일 뿐이라는 구분은 해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또, 사랑은 투명한 비전을 제공한다. 사랑은 눈알을 보호하는 바람막이 유리의 와이퍼 역할을 한다. 첫사랑을 할 때처럼 그렇게 맑게 사물을 본 적이 있는가?

-줄리언 반즈 <10과 2분의 1장으로 쓴 세계역사>동연, p286,292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