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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12
    대통령과 '당'을 구하겠다고?
    키노

대통령과 '당'을 구하겠다고?

'여당 당사에 노란 풍선이 다시 걸렸다!'

오마이가 뽑은 기사제목이다.

좀 자극적으로 들리겠지만 그 기사와 중간중간에 걸린 사진들을 보며 드는 단상은 '쉰내 나는 노란단무지들의 함성'일 뿐이다.

좀 편한 글쓰기를 위해 화자를 '여전히 노무현지지자'들로 설정하고 이어가 보겠다.

물론 순수한 심정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자!'라거나 "기간당원제를 부활하라!"고 외치는 손톱만큼은 개혁정치를 원하는 이들의 면면에 대고 이런 말을 해야하는 것이 유쾌한 일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있다는 전제하에 당신들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당사에 모여 그런 외침에 동류의식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신뢰했던 노무현이란 인물이 어떤 국정운영철학으로 이 사회를 나락으로 몰아 넣었고 당신들을 대의해 개혁정치를 해줄 것으로 믿었던 인물들이 실은 아무것도 할 의지가 없었던 보수정치꾼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았다면 단호하게 떠나야 할 일이고 알면서도 아무런 의미없는 '소리'를 지르고 있다면 정치판단의 뇌구조를 의심해봐야 하는 것이다.

많은 노빠들은 여전히 한나라당을 위시로 한 보수기득권의 저항탓에 노무현이 개혁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 하고 다수의 열우당 기득권 세력들이 노무현의 뜻에 반하는 '배신행위'를 반복하거나 한나라당과 공조함으로써 창당초심을 잃고 있다고 강변한다.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여전히' 심정적노무현지지자인 이들의 속내는 노무현과 열우당의 예견된 몰락에 몹시도 불편해 하면서도 스스로의 선택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대상과 논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

당신들의 눈에는 현실의 한국사회가 '그럭저럭' 굴러가고 있으며 여전히 노무현식 철학과 열우당의 일부 개혁인자들에게 힘이 주어진다면 의미있는 변화로 진행할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거리와 현장에서, 또 노무현과 열우당의원들은 너무나 바빠서 포토행사할 때 말고는 만나기 힘든 서민들을 늘상 만나면서 내리는 결론은 이미 이 사회의 중층은 '회복불능의 구조'로 굴러 떨어지고 있음이다.

수치란게 가변적이겠으나 상위10%와 하위10%의 소득격차가 43배에 달한다는 통계는 차치하고라도 '희망의 의지'를 거세당한 웃음기 사라진 얼굴들을 보면서 당신들의 행태를 봄날 소풍쯤으로 이해해줄 여유조차 없어진지 오래되었다.



당신들은 배추밭을 갈아엎는 농부의 심정을 얼만큼이나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하는가!
10년 일한 비정규직이 갓 입사한 정규직 초봉의 60%밖에 되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여 노조를 만들었다고 집단해고해버린 기업에 얼만큼 분노를 느끼는가!
2년동안 거리를 헤매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삶에 눈꼽만큼이라도 관심을 가져본 일은 있는가?
굶는 아이들이 50만이고 해마다 노동자는 3천명이 일하다 죽고 전기요금이 없어 단전된 집에서 촛불켜고 자다 비명횡사한 장애인가족의 일이..., 전기장판조차 켜지 않고 자다 싸늘하게 동태처럼 죽어간 노인의 소식이...,
노무현정부와 열우당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는가!

노무현은 2002년 통키타를 치며 문성근의 지지연설에 눈물흘리던 '바보노무현'으로 여전히 당신들의 뇌리에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국정책임을 진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무능과 배신에 대해 단호하게 규탄할 수 없는, 아니 오히려 여전히 그들을 감싸고 도는 당신들이야 말로 '사회악'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볼까!

위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하이닉스매그나칩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집단해고된 이후 2년이 넘었다.
노동부에서는 '불법파견'을 결정하고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매일같이 그들을 만나고 부도덕한 사측에게 사회적책임을 주문하였다.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역의 열우당국회의원(충북은 8명 전원이 열우당의원이다.) 단 한명도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는 것은 고사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을 만나지조차 않았다.

이것이 열우당과 노무현의 모습이다.

아니라고?
아직 열우당에는 개혁진보적인 의원들이 많이 있다고?

당신들은 '또다른 노무현들'의 이미지에 세뇌되어 있을 뿐이다.

그토록 진보개혁을 외치던 열우당의원들 모두 '비정규직개악입법안'에 찬성표를 던졌으며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보수입법안들에 부화뇌동했던 인물들일 뿐이다.

대관절 지구상의 어떤 진보개혁정치인이 침략전쟁에 제나라 용병을 파병하는 일에 동의하며 사회양극화의 핵심인 비정규직확산법안에 찬성표를 던진단 말인가!

결국 당신들은 그토록 증오해마지 않는 한나라당이나 보수기득권세력들과 '전혀'다를 것이 없는 정치를 하고 있는 정당과 대통령을 "구해야 한다!"라고 외치고 있는 셈이다.

당신들의 무의미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늘상 당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굴러온 열우당은 또다른 이름의 자칭 '중도개혁 신자유주의 보수정당'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그러니 당신들과 당신들이 붙잡을 수 있다고 여기는 정치세력 모두가 이 땅의 개혁과 '제대로 된 사회구조'를 만들기 위한 여정에 장애일 뿐이다.


향후 전개될 대한민국 정치판은 몸과 마음 혼연일체의 수구보수꼴통들과 몸과 마음 중 유일하게 입만 '진보개혁적'인 인간들의 동거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모쪼록 이제 유통기한 한참 지나 아무도 찾지 않는 폐기용 노란 단무지 신세에서 조속히 탈피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당신들이 대한민국정치발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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