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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25
    배설과 상담
    나른

배설과 상담

상담을 해왔던 친구에게 나도 모르게 휩쓸려 버린 때가 있었는데, 울면서 전화 한 이후 내가 여성상담센터등을 권고하고나서 연락이 두절되었다. 실수한 게 아닌가 싶어 걱정했었는데 미니홈피를 보니 매우 건강하게 살고 있는 듯 해 기운 빠졌었다. 물론 당시에는 힘들었겠지만, 근본적으로 극복이나 치유가 목적이 아닌 해소를 위한 배설이었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하고 난 후, 그 친구의 얘기를 반복적으로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

 

올 여름 도보여행을 다녀오면서 6년지기와 조금더 소소한 것들을 공유하게 되었는데, 어제 시험과 남자에 대한 눈물나는 것에 대해 듣게 되었을 때, '배설과 상담을 구분해다오'라는 문자를 보냈다. 친구는 알았다고 답했고, 너무 매몰차게 말했나 걱정하고 연락이 두절됐을 때 더더욱 걱정됐고 새벽에 연락이 닿았을 때 지금 괜찮다 니 말대로 아까 순간적 해소를 위해 널 찾은 거 같다, 미안하다 라고 전해들었다.

 

휴대폰이 있음으로해서 많은 부분을 일상에서 혼자 생각하거나 해소해내지 못하고 타인에게 배설하게 된다.

 

짜증나 힘들어 외로워 도와줘

 

순간적인 해소는 순간의 기분을 낫게 할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이 안으로 풀어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게 된다. 말 그대로 배설이다. 배설을 당한 사람은 감정 이입하거나 생각하거나 고민하거나 감정을 전달받고, 배설하는 사람은 기분은 괜찮을 지 몰라도 공허하다. 뭐 깨닫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 패턴은 반복되고 이 반복되는 패턴으로 인해 결국 관계는 깨지는 거 같다.

 

내가 지금까지 무수하게 반복해오던 많은 관계의 깨짐은 바로 순간적으로 해소하려는 나의 패턴때문이었고 이것이 다시금 관계를 파토내는 요소로 작용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결국 극복도 치유도 해소도 자신이 할 수 밖에 없으며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배설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배설을 차단해야겠다는 것이 2시간의 자전거 라이딩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누군가에게 나에게 배설한 친구에 대해 상담한 적이 있는데 배설은 당하고 나면 기분이 더럽다 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최근들어 그런 것에 대해 감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구에게 미리 말해두고 선을 그어야 관계가 유지될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친구는 다른 친구에게 이야기했다지만 어쨌든.

 

그래도 배설하지 말아달라 말한 거 정말 잘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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