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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1/30
    나른
  2. 2008/01/30
    장학금 받다
    나른
  3. 2008/01/27
    잘 다녀와.(1)
    나른
  4. 2008/01/14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쓸 수 있을까
    나른

담 걸린지 3일째. 증세가 호전되고 있다.

 

사실 담이 있다고 해서 미치도록 아픈 것은 아니지만, 큰 숨을 들이쉴 때마다 담 걸린 곳과 폐가 동시에 아파 불편하고 찌르르 하는 느낌이 기분 나쁘다.

 

요 며칠 한 사람에 대해서 무진장 나쁘게 이야기하고 돌아다녔다.

그치만 곰곰 생각해보면 그 아이의 행동도 문제가 있지만, 결국 내 담의 원인은 그 아이가 아니라 그 아이에게 화를 내는 나 자신이다.

 

사람에게 기라는 것이 있는 걸까. 역시.

현대식 병원에서 척추를 수술받아 나은 나로서는 한의원이라는 곳을 가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감기에 걸리거나 장이 꼬이면 내과에 가고, 이가 아프면 치과에, 눈이 아프면 안과에 간다.

 

담이 걸리고 나서 당황했던 것은 '으. 이건 어디로 가야돼?였다. 딱히 갈 병원이 있는게 아니더라.

그리고 지인을 만났는데, 기에 대해서 들었다.

 

음, 사람의 몸에 기라는 것과 혈이라는 게 있다는 걸 생각해 본 적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기라는 것은 에너지처럼 먹는 것이나 운동으로 채워넣어지는 것이 아니라하니 수련하고 단련하고 심신을 좋게 하면 좋은 기도 함께 생기는 건가보다.

 

어쩌면 상황이 스트레스적이라기보다 내가 상황을 대하는 자세가 스트레스적일지도

그리고 역시 대상에게 제대로 확실히 이야기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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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받다

저소득 가정을 위한 학과추천 장학금.

받게 됐다.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은데, 왠지 모르게 떨떠름한 이 기분은 도대체 먼가. 쩝

 

모든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상하려고 한다. 등록금이 천만원인 시대라네.

내가 다니는 학교도 작년에 거의 10%가까이 올라 300을 육박하고, 이제 또 10%오른다고 가정하고, 학자금 대출이 7.65%니, 반액을 받아도 보증액까지 합하면 200가까이 든다. 게다가 이자만 한달에 6만원씩 내고 있는데 제길 또 오른다니 낭패다. 이제 거의 8만원정도를 매달 이자로 내야 한다는 이야기.

역시 2008년도 알바와 함께 한 해를 보내겠구나.

 

등록금 좀 그만들 올려라. 허리휜다 허리 휘어. 4학기 다녔는데, 벌써 빚이 천만원이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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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와.

12월말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부재중 전화가 있어 통화를 했었다.

몇개월 만에 대뜸 한다는 소리가 "나 1월말에 프랑스로 유학가."였다.

 

7년이나 지낸 친구로 원래 성실한 타입인데다가 공부에서 그림으로 급전환하고서도 서울의 좋은 4년제를 포기하고 전문대 애니메이션과에 입학해서 3년이라는 시간을 꾸준히 실력을 늘려온 아이. 하루종일 12시간을 야근을 밥 먹듯 해가면서 돈도 거의 받지 않고 선배들 졸업작품에다, 교수님 디자인회사를 돕는데다 자기 작품을 만드는 터라 몇 달만에 한번씩 보면 삐쩍삐쩍 마르고 해골처럼 변하면서도 힘들다는 소리 한번 안 하는 친구.

 

캐릭터업계가 자리를 잡아가고 상품화되고 있는 반면에 애니메이션은 노가다에다 저임금이며 여성애니메이션 작업자가 되기는 힘들기에 진로를 놓고 고민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애니메이션으로 유학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하니 반갑기도 하고 친구답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복잡하다. 그래도 담당 교수님의 캐릭터회사에 취직을 마다하고 다시 공부하러 떠난다니 기쁘다.

 

일때문에 1월이되서야 친구를 만났고, 9개월정도는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이후에는 대학에 들어가 애니메이션공부를 계속하겠다는 것과 4,5년 후에나 돌아올 수 있으며 일이 잘 풀리면 현지나 외국에서 작업을 하고 싶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집안이 그닥 좋은 형편은 아니기에 거기 가서도 또 지금처럼 고생할 친구를 생각하니 선물이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보고싶다고 해서 빌려준 '페미니즘의 도전'을 선물로 가지라고 했고, 가방이나 여권케이스를 만들어주마하고 헤어졌다.

 

맘먹고 쉬는 날 눈맞으며 동대문가서 융천을 떼왔다.

대안생리대도 더 만들고 친구에게도 이것저것 만들어서 보내야지 했었는데 일한답시고 뜸들이는 사이 친구가 바빠서 서울로 오지 못하고 바로 프랑스로 떠난다는 연락을 받았다.

 

울컥.

보고싶었다. 한번이라도 더.

 

프랑스가 일본처럼 가까운 데라 맘 먹으면 갈수 있는 곳도 아니고 더군다나 요 몇년 내에 학생신분을 졸업할 생각이 아니니 돈을 모아 여행을 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너도 돈이 많아 1년에 한번씩이라도 들어올 처지가 아닌 걸 생각하니 아쉽다.

아쉬워서 눈물난다.

너도나도 꿈을 버리고 공무원준비생 대열에 합류하는 친구들 속에서 꿈을 향해 나가는 너를 보내자니 기뻐서 또 눈물이 난다.  

 

가서도 서울에 혼자 올라와 고생했던 것처럼 고생하겠지

그리고 또 몇 년을 그랬던 것처럼 그걸 삭히고 삭혀서 작업하겠지.

 

잘 다녀와.

명박이 집권할 때 가서 좋겠다. 나도 니 가방에 데려가라 깔깔깔. 그러게나 말이야. 5년후에나 돌아오겠지. 우리 언제보냐 또. 우리 다시 만나면 몇살이냐. 나 그때도 백수면 조수로 써줘 히히. 그래 미술배우고 싶다며.공부하면 생각해보께.

너 프랑스어스터디 가야되고 내가 그 전에 친구 만나는 거랑 겹쳐서 우리 세시간도 얘기 못 했구나. 아쉽다. 이렇게 바로 가버릴 줄 몰랐어. 며칠 뒤면 출국이구나.  

 

잘 다녀와.

잘 다녀와.

잘 다녀와.

 

5년뒤에 꼭 여성 애니메이션 디렉터가 되어서 짠하고 나타나지 않아도

니가 돌아오면 난 분명히 기뻐하며 맨발로 배웅하러 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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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쓸 수 있을까

기말고사를 이틀만에 치루고 다음날부터 계속 일만 했다

중간에 부득부득 주말에 쉬겠다 우겨 태안에 한번 다녀온 걸 제외하면

아.무.것.도.안.했.다.

 

더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주말에만 알바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오늘부터 백수로 전환했다

 

개강하기 전까지 죽어라 일만 하면-달리 딱히 할 일도 없고-

200여만원을 손에 쥘 수 있지만

백만번 곱씹어도 날 좀먹는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11일 월급을 받았고, 지금 그 돈으로 산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어도

정승처럼 쓰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통장에 찍힌 숫자와 잔고를 보고 나니 기쁘지도 보람되지도 않고

그저 허망하다

허망하다

허무하다

 

고작 이 숫자를 위해서 하루 12,13시간씩 서서 일했었나

된장남 된장녀 복부인들에게 왜 그렇게 굽신댔었나

가게 마초들의 비위 상하는 발언에도 그렇게 자신없게 저항했었나

씨발

 

일하면서 는 거라고는 지랄같은 성격과 이중인격과 욕뿐인 것 같네

 

결론은 개처럼 벌면서 살 수 없다는 거다

 

 

*

12일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작년에 오래 일했던 매장 직원의 부고를 받았다

연락을 받고 5초동안 멍 하다가 2명에게 전화를 했고

부고 사실을 확인하고 고인을 떠올리다가 우울했다가

 

다음날 평소처럼 출근해서 가게 사람들과 웃고 떠들었다

 

젊음이 안타깝고 사람이 아쉽다

친한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저 좋은 사람이었으니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라 믿는 게 내가 취한 유일한 액션

 

 


**

역시 돈에 내 인생을 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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