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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할 수 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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쭌이의 평생을 같이 산 바둑이가 15년 수명을 다하고 죽은 후 쭌이는 늘 무언가를 기르고 싶어한다.

그러나 15년 동고동락하면서 생명가진 것을 기른것에 대한 책임을 호되게 치룬 어른들은 결코 다시는 강아지는 기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쭌이가 찾아낸 보완책은 소리내지 않고 귀찮게 하지 않는 것들이다.

첫번째 우리집에 입양된 것은 씨몽키라는 바다새우다.

모종의 처리를 거친 수정란상태로 봉투에 들어있는데 물속에 넣으면 부화한다.

그리고 다 자라면 1.5센티 정도가 된다는데 그걸 젤 먼저 손에 넣었다.

매일 공기주입해주고 사흘마다 먹이주고 때때로 비타민이란것도 넣어주어야 하는 아주 귀찮은 놈이다.

우리집 식탁위에 둥지를 틀었다.

 

것도 모자라는지 어제는 장수풍텡이 애벌레를 사들였다.

장수풍뎅이가 알상태에서 성충이 되는 건 1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대충 고치되기 직전의 것들을 판다.

어찌되었건 얘는 부식토만 넣어주고 물만 적셔 놓으면 지가 알아서 고치가 되고 성충이 된단다.

성충이 된 후에 먹이도 주고 하는데 성충이 된 후 삼개월 정도 생존한단다.

이건 어두운 곳에 두어야 한다고 해서 우리집 화장실에 자리를 잡았다.

 

간혹 집안을 기어다니는 개미도 잡아서는 관찰통에 넣어둔다.

 

이러다간 집이 조만간 동물의 왕국이 될 것같다.

 

물론 이 모든 즘생들은 시간이 좀 지나 쭌이의 흥미가 떨어지면 어른들의 수발을 받게 될거다.

이 예견된 결과를 두고도 나는 막지 못했다.

 

너 조금 기르다가 밥도 안주고 그럴거잖아. 그럼 어른들이 해야하잖아 . 난 귀찮아서 싫어.

라고 말하면 쭌이는 단호하게 지가 다 할꺼라고 한다.

그럼 난 뭐라고 해야하나.

지나번에도 어쩌구 저쩌구..전과를 들먹이며 왕무시를 할 수도 없고...

 

난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매우 싫다.

그건 눈으로 말하는 개나 꿈틀거리기만 하는 애벌레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그것들이 내 손에서 제대로 돌봄을 못받고 죽는 꼴을 봐야 하거나.

다행스럽게 지 수명을 다한다고 해도 나보다는 빨리 죽을것임으로 그 마지막을 봐야한다.

그과정을 굳이 곁에 두고 보겠다는 사람들은 용기가 있는건지 무심한건지..

 

또 얼마나 이상한 것들이 우리집에 오려는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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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2 03:02 2006/03/02 03:02

댓글1 Comments (+add yours?)

  1. pink 2006/03/03 16:35

    기억하실려나...다산인권센터의 그 여자임다. 알죠? ㅎㅎ 제가 트랙백 넘긴 적 있는데 ^ ^ 못보셨죠? 어쨋든 급하게 연락드릴일이있어요. 연락주실래요? 연락처 모르시나...삼실 번호는 031-213-2105예요. 보시면 연락주셈. 메일은 레프트진한메일점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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