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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이미지-뿌리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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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

그림엔 취미도, 관심도, 솜씨도 없는 우리 쭌이 스케치북에서 오래묵은 듯한 그림 한장을 발견했다.

꽃 한송이를 피워내기 위해 아래로 아래로 뿌리내린 거대한 뿌리들이 매우 이상적이고 근사했다.

 

일 없이 앉아 발견한 그림에 색칠을 하고 있으려니

쭌 슬그머니 다가와서 "음..내꺼지만 엄마도 칠하세요.." 하며 옆에서 같이 색을 칠한다.

"쳇. 허락도 없이 내 그림에 왜 손대냐는 이야기를 이렇게 우아하게 하다니"

 

다 그린 그림에 제목을 붙여보라고 했더니 "뿌리들의 합창" 이라고 했다.

제목까지 인상적이군.... 맘에 들어. 

 



그림을 들여다 보고 있으려니..

그렇지 오늘이 그옛날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기대해 마지않았던 지방자치단체 선거일이었지..

 

아침일찍 유치원 과제인 선거참관경험을 해결하기위해 쭌이랑 투표소에 다녀왔었다.

자원봉사하는 두명의 중학생형아들의 안내를 받으며 자못 진지하게 전 과정을 치루고,

"비밀투표니까 넌 기표소 밖에서 기다려.."하고는 투표도 했었다.

 

난 투표준비를 위해 선관위에서  보내온 선전물을 보고 수많은 인물들을 네구룹으로 나누고

경력과 정책을 살펴봤었다.

결국. 고민 끝에 6개 중에 네개만 찍고 나왔다.

 

저녁무렵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에서 쭌이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몇번찍었어요?"

"왜? 비밀선거야 안말해줄래"

"2번이 됐어요. 2번찍었어요?"

"아니"

"에이..알았어요"

그리곤 전화를 끊는다.

 

위기탈출넘버원 '지워야 산다'의 애청자인 쭌이는 그 프로의 정답을 맞추기를 즐기는데

마치나 투표가 그것과 같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난. 내가 선택한 번호와 정답이 다른 것에 대해 쭌이처럼 실망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건 정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수가 정답일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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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1 01:02 2006/06/0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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