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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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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 아침 출근을 안해도 된다는 느긋함이 이밤을 여기서 계~속 놀도록 만드네.

 

오늘 낮에 사무실에서

보수도 한달에 100만원 이하로 받는,

게다가 하루 노동시간도 어마 어마 긴,

더군다나 그 노동의 성격이라는 것도 육체+지적+정서를 동반해야 하는

심지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이라 대접도 못받는

보육교사의 일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일테면.

아이들이 좋아서.

여자에게 적당한 직업인것 같아서.

그저 할게 별로 없어서.기타등등..

 

그러나 그녀(그)들이 이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고 몇년을 지내다 보면

아주 관성적으로 변하게 된다.

아이들 똥닦아주고, 밥먹이고. 짧은 시간이지만 뭔가 교육적일것 같은 프로그램도 해야하고

청소도 해야하고, 빨래도 해야하고, 부모상담에 온갖 서류까지...

이런 일들속에서 그녀(그)들은 서서히 지쳐간다.

 

그러다가는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이 돈으로 언제까지 먹고 살수 있을까?

뭐 그런 걱정이 든다.

 

그리고 열심히 무언가를 배우러 다닌다.

전문성(?)을 쌓기위해

색종이접기도 배우고

새로운 경향의 유아교육이론도 배우고

재롱잔치 준비용 무용도 배우고

이도 성에 안차면 대학원에 진학할 것을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다양한 노력을 통해서도 

자신이 선택한 그 일에서 어떤 지점에서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나중엔 직업이 그저 호구의 수단이 된다.

호사스럽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적당히 살아보기엔 충분하지도 않은 호구지책.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면,

보육교사나, 변호사나, 의사나, 청소부나 몇가지 항목에서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 만찬가지인것 같다.

 

예전에 아주 오래전에 북한소설이 한참 유행처럼 나오던 때가 있었다.

그때 읽은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책이었는데,줄거리도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어떤 한 지점에서 내가 받은 감동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하게 남아있다.

 

한 노동자가. 기계를 다루는 노동자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일에서 끊임없는 개선의 방향을 찾고 확산시키려고 한다.

결국 그는 그로 인해 당으로 부터 인정을 받는 해피앤딩이다.

 

그때 내가 받은 막연한 감동은

일은 하고 산다는 것이 단지 생계가 아닌 무엇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어야 하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직업과 여가를 분리해서,

일하는 시간은 일하고, 그 나머지 시간은 나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 보낸다.

주5일 근무도 된 마당에...그렇게 사는 사람이 많은것 같다.

 

그런데,

그게 잘 분리가 되려나. 사는데 그 큰 한부분을 완존히 포기하고 살아가는게 즐거울까?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 도사..에 대해 이야기한 장면이 있었던거 같은데..

뭐 배달의 달인...뭐 그런 자신의 일에 전문가가 된 그런 사람이 도사라고 했던거 같던데.

도사 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선택한 일에서 나의 의미를 찾는것이 내 인생의 죽어버린 시간을 되살리는데 필요한거 같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내가 내 노동의 내용과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가능할까?

 

보육교사로 돌아와서.

월간유아 프로그램집을 배껴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아동관이 반영된 보육과정을 기획하고.

그 과정이 진행되고.

나와 아이들 사이의 교감이 생겨나고.

또 성인 누군가로 부터 내 노력을 지지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가능할까?

 

모든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해 낼 수 있다면 좀 더 행복하지 않을까?

 

근데 그게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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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5 03:36 2004/11/05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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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행복한 청소부 Tracked from 2004/11/05 04:25

    * 이 글은 쭌모님의 [직업에 대해]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이 그림책 보면서두 비슷한 감동을 느꼈었는데.. 왜 덧글에는 그림이 안들어가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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