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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여름

이제는 긴팔  못 입겠다

 

오늘의 햇빛은 날아갈 듯 들떠 있었지만 나는 좀 늘어져 버릴 정도였으니  이제 여름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만 뚜렷할 뿐 계절이 넘어가는 구간은 어찌나 희미한지 알아차리기가 힘들다

 

2월부터 학교를 거니는 유령이 되어서 두어달이 지나고 

 

몇 번의 기억에 남는 볕을 쬐는 동안 봄이 지나가 버렸다

 

올 봄은 그다지 열정적이지 못했던 시기는 아니었다

 

그저 단조로와서 기억에 남지 못할 뻔 했을 따름이다

 

예상 밖으로 나는 봄과 여름의 경계를 분명히 나누었지만, 덕분에 많이 지치고 말았다

 

입에서 뱉은 나의 말은 봄볕처럼 따스할 줄 알았는데, 봄볕에 탄 내 얼굴처럼 가슴만 태웠다

 

그리고 입으로 뱉아내던 나는 돌처럼 심지가 굳었다

 

내 말은 굳어서 뱉아내는 게 아니라 뱉아낸 후 굳어진다는 게 봄의 교훈

 

봄밀알같은 귀한 충고를 안고 사고뭉치는 입을 닫는다

 

머리 전체로 귀는 열고, 입을 닫는다

 

 

旋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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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APR 07

요즘은 일기를 쓰는 데 너무 인색했다

고등학교 때도 시험기간의 절망감을 끄적거림으로 조금씩 해소시키곤 했는데,

대학교 다니는 지금도 비슷한 시기에 끄적이고 있다 

 

아직 조금도 변하지 않은 내 모습이 씁쓸하다가 웃긴다.

 

당췌 이경탁의 행보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얼마 전 내 24번째 진짜 생일을 맞이한 기념으로 그 좌표를 재확인하는 글을 써볼까하는 큰 꿈을 품기도 했었지만 피곤에 쩔은 내 손가락이 허락치 않았다.

 

아니, 그 좌표가 X축, Y축으로 이루어진 2차원 그래프의 어딘가에 희미하게, 그리고 성의없이 찍혀있을까봐 두려웠나보다. 스스로는 높은 산도 있고, 깊은 물도 흐르는 3차원의 지도의 한 가운데쯤 도달한 나를 기대하고 있지만, 실상은 경제학 교과서에나 나오는 심심한 그래프의 출발점에서 얼마 더 가지 못했음을 확인하고 싶지 않았나보다. 어차피 내 삶이기 때문에 이런 의문을 가져도 정말 아무 의미 없지만, 내 삶은 객관적으로 재미없을까? 혹은 너무 재미만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재미는 둘째치고 도대체 어디쯤에 있은 건가?

 

이제 세상에 온 지 8400일이 지났다. 내 의지와는 관계없어 보이는 많은 행운의 도움을 받아 큰 굴곡이 없는 군대 생활을 마친지 4개월이 지났고, 학교로 돌아왔다. 큰 맘 먹고 산 새옷을 올해 최고의 황사가 닥친 날 개시하면서 올해의 봄과 처음 만났고, 종합관을 내려오는 길에 오늘 따라 괜찮은 온도를 선사해준 봄볕에 잠깐의 환희를 느꼈다. 정말 가까워지고 싶은 내 전공, 숫자놀음에 잠깐을 신음하다가 가까운 이들과의 잠깐의 대화에 그 신음을 토하고 중앙도서관으로 돌아간다. 저녁엔 나의 부족한 가르침을 받는 운이 없는 아이들에게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가네시로 가즈키의 이야기와 타블로의 가사에 감탄한다. 상대 본관 앞에서 여자 교복을 입은 남자 신입생들의 객기어린 모습을 보고 혀를 끌끌 차며 부러워했다. 많은 이들의 날카로운 눈초리를 받았지만,  어리고 나름대로 생각이 많을 그들이 젊은 시절의 귀한 이야기 하나와 사진하나를 얻었음에 부러워했다. 영화가 보고 싶다. 매일 글을 쓰고 싶다. 그렇지만 잘 보지 못할까봐 두렵다. 잘 쓰지 못할까봐,,, 두렵다. 이도 저도 안 될까봐 두려워 하다가 나는 또 숫자놀음에 빠진다.

 

솔직하지 못한 이야기 일테지만 나는 그 정도에 있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생각이 그렇다.

 

지금 떠오르는 사진은 없다.

 

이렇듯 구체적이지 못하다. 총체적 문제에 허덕이는 나의 문장이 지금 나의 좌표인듯 하다.

 

 

 旋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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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영화를 오해하지 마세요 - '내 남자의 유통기한'

 

유럽 영화에 '악!'하지 말지어다,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될지니-

 

우연하게도 지금껏 내가 접한 독일 영화들은 다 잘 빠진 상업 영화들이었고, 코미디였다

 

굿바이 레닌, 파니 핑크(!), 그리고 내 남자의 유통기한

 

오히려 내가 차후에 소위 예술영화를 접한다면 당황스러워 할 정도로

 

다들 재밌는 부류에 속하는 영화들이다.

 

그 중 2개가 도리스 되리 감독 손에서 나왔다(파니 핑크, 내 남자의 유통기한)

 

한국, 미국  개그에 질린 사람이라면 그녀의 영화를 다 찾아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신선한 비유(해마와 잉어), 균형적인 이성관, 해피 엔딩?

 

무엇보다 나와 맞는 코드의 코미디 ㅋㅋㅋ

 

가죽 란제리를 입은 이다가 채찍질을 하며 사랑을 갈구하던 장면과

 

사과를 던지며 오토를 유혹하던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긴, 역시 대단한 건 아이러니의 이용이었을까?

 

일단 영화의 원제 부터가 'The fisher man and his wife(어부와 그의 아내)'

 

영화 속 오토와 이다의 관계를 비틀고 있다

 

그리고 이다의 유토피아(아기와 오토를 위한 큰 마당이 있는 집)가 실현되려는 순간,

 

오토는 그 유명한 3줄 문방구 쓰레빠를 이다의 등에 명중시킨다

 

감독의 의도가 어떻든 난 속물인가봐....

 

고양이 인형이 계속 커지는 걸 보면서 얼마나 흐뭇했다구-

 

Oh~ lord! show me the money...

 

 

旋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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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
시간은 자꾸 가고, 나는 머리가 아프며, 선율은 통통 내 머리 위를 흐른다...... 타르푸 쿠 샤우스... 타르푸 쿠 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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