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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자전거에는 '계급'이 없다.

자전거 정책이

사람과 마을과 도시와 자연과 세상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려면

아래 기사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방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차도에 나란히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우선 신호

자전거 횡단 보도

자전거 속도에 맞춰져 있는 신호체계, 그린웨이브

비싼 차량 취득세와 주차료

이산화탄소의 획기적 감축

육아, 물류, 쇼핑에 활용되는 수레형 자전거

 

모두 자동차 운전자를 최대한 불편하게, 자전거를 최대한 편안하게 하는 정책들이다.

자동차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한, 자전거는 편안해질 수 없다.

자동차를 억제하겠다는, 자동차 운전자를 괴롭히겠다는 명확한 방향 없이,

생태적인 이미지로서만 자전거를 차용하는 정책은,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도 결국 자전거에게도 해가 될 뿐이다.

 

자전거 라이더의 54%가 편하고 빠르기 때문에 자전거를 이용한다는 것...

이것이 핵심이다.

 

 

<코펜하겐 자전거에는 '계급'이 없다> 부분 발췌, 김당, 오마이뉴스, 09.12.17

 

코펜하겐이 자전거 왕국이 된 것은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교통환경을 꾸준히 개선해온 덕분이다. 특히 70년대 2차에 걸친 오일 쇼크를 계기로 덴마크 정부와 코펜하겐시는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자전거를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한 교통수단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시민들은 자전거로 차나 버스보다 더 빠르게 도심에 접근할 수 있고, 실제로 라이더의 54%가 편하고 빠르기 때문에 자전거를 이용한다고 한다. 이 통계는 코펜하겐의 자전거 도로연결망이 얼료나 잘 갖추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이러한 노력의 당연한 결과로, 자전거의 도시 코펜하겐에서는 자동차보다 자전거의 힘이 더 세다. 강력한 자전거 우선 정책 때문이다. 코펜하겐에서 대부분의 차도는 자전거 전용도로와 나란히 있는데, 자전거 통행을 위한 신호등이 있어 자전거는 자동차보다 먼저 신호를 받는다. 또 교차로에는 싸이클러들의 안전한 통행을 위한 자전거 횡단보도가 있다.

자전거도로는 코펜하겐시의 광역권까지 이어져 있다. 시당국은 출퇴근 시간대에 자전거 도로의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해 '그린 웨이브(Green wave)'라는 교통신호 정책을 도입했다. 그린 웨이브가 적용되는 시간에는 녹색신호를 한번 받으면 연속적으로 신호등이 바뀌면서 정차 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다. 그린 웨이브 신호등은 평균속도 20km/h에 맞추어 신호가 바뀌도록 시스템화 되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자동차는 뒷전이고 싸이클러들의 천국인 셈이다.

네덜란드의 그로닝겐, 독일의 뮌스터와 함께 세계적인 자전거 도시로 손꼽히는 코펜하겐의 또 다른 자부심은 '시티 바이크는 코펜하겐이다!'(The city bikes are Copenhagen!)는 광고문구에서 엿볼 수 있다. 코펜하겐시는 해마다 4월부터 11월까지 시민과 관광객들이 누구나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시티 바이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코펜하겐시는 자전거 우선 정책과 함께 180%나 되는 차량 취득세, 비싼 주차료 같은 자동차 억제책을 통해 자전거 인구를 크게 늘렸다. 한 통계에 의하면 코펜하겐에서는 35% 이상이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장관이나 시장 같은 고위 공직자들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데, 이들이 선거 때마다 자전거 통근율을 높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것은 생활정치의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환경 문제가 이제 더는 선택적으로 고려해 볼 사항이 아닌 이 시점에, 자전거는 도시를 더욱 쾌적하게 만들어 주는 핵심 요소다. 코펜하겐시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2015년까지 현재의 20%까지 줄인다는 야심찬 목표를 위한 미션 중의 하나는 현재 35% 정도의 자전거 통근율을 50%까지 높이는 것이다.

코펜하겐에서 가장 부러운 것은 앞쪽에 아기나 짐을 실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수레형 자전거였다. 젊은 엄마들은 자신만의 맞춤형 자전거에 쌍둥이를 태우고 쇼핑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들을 태운 채 시위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아이들의 눈높이로 세상을 보게 하는 미래를 위한 그들의 선택이 부러웠다.

이처럼 자전거의 매력은 자동차처럼 위험하게 빠르지도 두 발로 걷는 것처럼 더디지도 않은 중간적 실용에 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상징하는 자동차와 달리, 코펜하겐의 자전거 도로는 남녀와 노소는 물론, 가난한 사람과 부자가 나뉘지 않는 평등한 공간이다.

그에 따르면 자전거는 '저탄소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고, 코펜하겐은 세계의 자전거도시를 선도하는 도시이다. 덴마크가 국민 소득 세계 7위이면서도 국민 행복지수는 세계 1위인 까닭을 환경 친화적이고, 속도로 다른 사람을 위협하지 않고, 부자와 가난한 자를 차별하지 않는 교통수단인 자전거 문화에 대한 자부심에서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인류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회의(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UNFCCC COP15)가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이유이기도 하다(이에 견주면, 온실가스 배출 세계 9위 국가이면서도 COP15에서 개발도상국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내세운 한국이 2012년 제18차 총회를 유치하겠다는 것은 염치없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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