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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02
    진중권의 논리, 그리고 날로 먹는 인터넷
    하민혁
  2. 2008/04/02
    진중권의 싸가지, 그리고 그 논리에 대하여
    하민혁

진중권의 논리, 그리고 날로 먹는 인터넷

<부제> 진중권은 전설이다

며칠 전 진중권의 싸가지와 논리에 대해 살짝 씹었다. '놀고 있는 양'이 하 한심해보여서다.

예상하지 않은 바는 아니지만, 비난들(걔 중에는 눈에 익은 이도 더러 있다)이 쏟아졌다. 똑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되뇌며 일일이 댓거리하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후속 글을 하나 쓰마"고 해두었다. 하고싶은 얘기야 이미 댓글에서 대개 다 한 터라 그 댓글들 모아서 걍 '날로 먹는 포스팅' 하나 하면 되겠거니 여겨서였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데가 어디 그렇게 만만한 곳이던가? 그랬다간 필시 '날로 먹으려 든다'고 설래발 치며 달겨들 이가 없지 않을 듯싶고(그렇게 되면 괜히 또 피곤하겠다싶고), 게다가 날로 먹는 게 예도 아니겠다싶어 검색어에 '진중권'을 넣고 잠시 웹서핑에 나섰다.

진중권은 그 자체가 인터넷 토론의 역사다?

그랬더니, 웬걸.. 인터넷을 아주 통째로 날로 드시는 분들이 없지않아 보인다. 인터넷을 날로 먹는 글 하나를 옮겨보자. 노정태님이 쓴 "우리에게 진중권은 무엇인가" 중 일부다(밑줄은 내가 그은 것이다).


우리가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한윤형이 "지존키워 진중권의 전투일지"에서 연대기순으로 정리해놓은 바와 같이, 진중권은 한국의 인터넷 토론의 역사 그 자체라고 불리워도 무방한 인물이다. 레닌을 빼놓고 러시아 혁명을 논할 수 없듯, 진중권을 빼놓고 인터넷 말싸움을 논할 수도 없다. (중략)

진중권이 이루어놓은 업적을 보라. 그는 '디 워'를 두 눈으로 똑똑히 (두 번이나) 보았고, 그 속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초보적인 미학 이론의 결여를 발견해내어, 그것을 대중에게 가르쳤다.


헐~ (여기서 약 5초 정도 말문 막힌다 -_ ) 세상에.. (또 3초 정도 말문 막힌다. -_ ) 대단하다! 

솔직히 나는.. 노정태님이 '진중권이 이루어놓은 업적을 보라'며 강조해마지않는, 진중권이 '대중에게 가르쳤다'는 저 미학이론에 대해 잘 모른다. 영화 '디-워'에 대해서는 나도 한마디 한 게 있기는 하지만("디워 - 심형래는 위대했다"), 그래서 그냥 '아~ 저기서 진중권이 뭔가 대단한 업적을 남기셨나보다' 하고 넘어갈 따름이다.

내가 말문이 살짝 막힌 건 진중권이라는 인물이 '한국의 인터넷 토론의 역사 그 자체'라 불릴만 하다는 대목에서다. 비유 또한 기가 막히다. '레닌을 빼놓고 러시아 혁명을 논할 수 없듯, 진중권을 빼놓고 인터넷 말싸움을 논할 수도' 없단다.

진중권은 싸가지는 없지만 논리적이다?

사람들이 진중권을 언급할 때마다 거의 매번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말이 있다. "진중권은 논리적이다. 다만 살짝 싸가지가 없을 뿐이다." 진중권의 업적을 기리는 저 글에서도 예외없이 등장하는 말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사람들이 으레 말하는 것처럼 진중권은 정말로 그렇게 논리적인가?

아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진중권은 도대체 논리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같은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10여년 전, 그와 처음으로 글을 섞은 것도 저 논리에 대해서였다. 진중권이 쓴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라는 책을 두고서였다. 엄밀하게는 거기에 수도없이 나오는 '논리'라는 말에 대해서였다. 그는 '논리'를 말하고 있지만, 내한테는 그게 도무지 '논리'라기보다는 '궤변'에 더 가까워보여서였다.

하도 오래 전 일이고 내 기억력 또한 별로인 터라 그 내용을 지금 여기서 다시 복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설사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굳이 예전의 저 사례를 빌어 얘기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똑같은 상황, 즉 '진중권은 논리적이다'는 저 담론은 지금 이 시각에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왜 '똘아이'가 되어야 하는가

최근 인터넷서 화제가 되고 있는 '진중권의 대운하 비판 동영상'의 경우를 한번 보자. 5년 동안 독일에 있으면서 익히 운하를 봐왔다며 진중권은 운하 건설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독일서 운하 그거 존재감 전혀 없다. 석탄 실어나르고 하는 게 일인데, 우리가 석탄 실어나를 일 있는가? 관광하겠다고 하지만, 독일서도 관광이라고 해봐야 기껏 '여기는 초등학교입니다' '여기는 유리공장입니다' 이런 건데.. 한번 타고 다시 타는 것 못 봤다. 그런 거 관광할 똘아이가 어디 있겠나? 계산 자체가 안 되는 사람들이다.

운하보다 땅 팠다가 묻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이명박은 정부와 기업이 다르다는 생각을 못 한다. 정부는 공익을 추구하지만, 기업은 사익을 추구한다. 원리 자체가 다르다. 그런데 이명박은 이같은 조직의 목적 자체에 대한 오해가 있기 때문에 통할 수 없다. 그러니까 기껏 한다는 게 박정희 흉내 내는 거다. 미래를 보지 못 하니까 과거로 돌아가는 거다.

청와대 해프닝은 이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15일 동안 청와대 컴퓨터의 전원도 켜지 않고, 비번을 몰라 로그인을 못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런 마인드 삽질 코드이기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려는 거다. 이명박은 공무원 조직을 모른다. 기업과 차이가 있다는 것도 모른다. 그래서 자기 혼자 다 하려고 한다. 맨날 하는 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교시정책이다. 이명박은 그걸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안 됐다.

이명박 정부 머리가 없다. 딱 2개월만 지나면 지지율 바닥 간다. 이명박 정부 내각은 2메가바이트 용량의 머리다. 내각의 머리 속에 든 거를 다 합쳐도 USB 메모리 카드 하나면 다 집어넣고도 남는다.


문제의 동영상을 들으며 키보드로 간추린 내용이다.

실시간으로 쳐내려가면서 다시 들었다. 그러나 논리적이라는 진중권의 저 동영상에서 나는 논리의 논자도 찾지 못 했다. 도대체 저기 어디에 무슨 논리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또 모르겠다. 저기서 논리 보이는 분이 있을지도.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제멋대로의 일반화 또는 허장성세의 논리 말고 저 동영상서 논리 찾은 사람 혹 있거든 연락 주시길 바란다. 후사하겠다.

다시 말하지만, 진중권은 논리적인 인물 아니다. 논리로 승부하는 사람은 더욱 아니다. 진중권은 두드러지는 대목은 그가 논리적이어서가 아니다. 그의 타고난 포지셔닝 능력 때문이고 이를 전달하는 그만의 특별한 화법 때문이다.

위의 동영상에서도 운하 관광이 어쩌고 하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5년 동안 본 바에 의하면'이 그 논거의 전부다. 이명박이 정부와 기업이 다르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인물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명박은 이미 기업과 공직을 거친 바 있다. 이명박 내각이 컴퓨터 전원 켤 줄도 모르고 비번 넣을 줄도 몰랐다더라고 설래발을 치고 있지만, 그거 오보라는 거 드러난 지 오래다.

진중권에게는 3가지 특별한 재능이 있다

그렇다면 저 동영상은 왜 화제인가? 진중권의 두 가지 특출한 재능이 그 빛을 제대로 발하고 있어서다. 저 동영상이 '이명박 싫어'를 외치고 있는 사회적 현상에 정확히 포지셔닝하고 있어서고, 특유의 싸가지 화법으로 이명박 혐오 코드를 가진 이들에게 션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 두 가지 재능을 가졌다고 해서 모두 진중권처럼 반짝일 수 있는 건 아니다. 두 가지를 모두 갖추고서도 버벅거리는 이가 있다. 서영석 같은 친구가 그렇다. 암튼, 화룡점정이라고나 할까? 진중권은 저 두 가지 재능에 더 하여, 복잡한 사태를 일반화하는 탁월한 재능이 있다. 아무리 복잡다기한 문제라 해도 진중권에 걸리는 순간 그것은 이내 초딩도 알 수 있을 정도의 문제로 단순화된다.

이같은 재능은 위의 동영상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지나다니는 유람선 몇 번 본 걸로 '관광 썰렁해~'라는 결론을 만들고, 오보를 근거로 대통령은 컴퓨터 전원도 넣을 줄 모르는 무뇌아로 만들어버린다. 도대체 몸 담아본 적이 없을 성부른 '정부와 기업'에 대해 실제로 경험한 이들보다 더 명확하게(?) 그 차이를 설명하고 나아가 훈계까지 한다. 그것도 모자라 그들의 두뇌 용량까지 USB 메모리카드에 담을 수준으로 정리해버린다.

앞서 노정태님이 '진중권이 이루어놓은 업적을 보라'며 높이 평가하고 있는 영화 '디-워' 논란에서 가장 빛을 발한 것도 역시 진중권의 저 일반화 능력이었다(그런 의미에서 진중권의 '디-워 논쟁'은 확실히 그의 최대 업적으로 꼽힐만한 것이다. 아울러 만일 진중권에게 '논리적'이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다면 그건 역설적이게도 바로 '일반화의 오류'라는 이 부분에서일 것이다).

'디-워 논란'의 재구성

'디-워' 논란에서 진중권은 느닷없이, 도대체 어느 네티즌도 동의한 적 없고, 동의하기도 쉽지 않을 성부른 '진중권 대 네티즌'의 구도로 전장을 세팅해버린다. 동물적인 수준의 포지셔닝 감각과 대담한 일반화 능력이 어우러져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이 느닷없는 도발에 네티즌은 순간적으로 황당해할 밖에는. 이 당혹스러운 상태를 어떻게든 바로잡아보려고 몇몇이 나서 '이거 전장 세팅이 뭔가 잘못된 거 같다'며 주섬주섬 한마디씩 이의를 제기해보지만, 상황은 이미 다음 수순으로 넘어간 뒤다. 그들에게 돌아오는 건 진중권의 싸가지 밥 말아먹은 조롱과 독설 뿐이다.

흡사 로시난테를 타고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마냥 진중권은 그렇게 앞으로 내닫는다. 거대 악 네티즌에 홀로 맞서 싸우는 의로운 기사가 되어. '네티즌, 니네 다 뎀벼~!!' 하면서. 그 특유의 조롱섞인 비수를 표표히 흩날리면서.

속수무책으로 악의 한 축이 되어버린 네티즌에게 다른 선택지란 없다. 오직 하나, 진중권과 맞서 싸우거나 진빠가 되거나의 외통수 뿐이다. 네티즌으로서는 이같은 상황 자체가 엿같고, 그래서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 씨바, 이건 아니지 않느냐"는 울분이 터져나오고, 진중권에 대한 성토가 쏟아진다.

네티즌, 졸지에 '맹목적 애국주의자'가 되다

이때를 놓칠 진중권이 아니다. 신문 잡지 방송을 넘나들며 "네티즌이 진중권 잡는다"고 동네방네 외치고 다닌다. 다른 한편으로는 '용용~ 죽겠지~" 하는 진중권 특유의 비아냥으로 네티즌의 부아를 부채질 한다. 갖고 논다는 표현 딱 그대로다. 그렇잖아도 울분을 삼키던 네티즌의 염장이 뒤집어진다. 분통을 터뜨리고 급기야는 욕설까지 튀어나온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면, 전열 정비는 고사하고, 왜 욕을 하느냐는 둥, 그건 진중권이 먼저 염장을 질렀기 때문이라는 둥.. 적전에서 중구난방의 자중지란이 시끌벅적 벌어진다. 게다가 이쯤 되면 이제 하나 둘 이탈자가 발생한다. 욕 하지 말자거니, 듣고보니 우리가 넘한 부분도 있다거니, 진중권이 맞는 것도 같다거니.. 하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두 개의 세력이 슬그머니 이 싸움에 끼어든다. 하나는 지금까지 싸움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도 모르고 있다 뒤늦게 싸움판을 구경하게 된, 듣본 거라고는 네티즌의 격앙된 목소리와 진중권의 외로운 싸움 뿐인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진중권 빠돌이임을 자처하는 이른바 진빠들이다. 이미 지칠대로 지쳐 있는 네티즌을 향해 이들이 점잖게 한마디씩 거들고 나선다.

"보아하니.. 네티즌, 니네 잘못했네 뭐" "토론을 신사적으로 해야지 왜 욕설들이야" "왜 떼거지로 나서 진중권 한 사람을 다구리 하고 그래?" 또는 "논리가 딸리는 애들이 꼭 욕설 하고 떼거리로 다구리하고 그러더라" "진중권이 말은 살짝 싸가지가 없다 해도 월매나 논리적인데" "진중권은 책까지 쓰고 독일 유학까지 갔다온 사람인데 무식한 애들이 쪽수만 믿고 설치네" "야, 니네,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이런 초보적인 미학 이론이라도 알어?" "무식한 것들이 어디서..."

싸움이 왜 시작되었는지, 이 싸움의 목적과 의의가 어디에 있는지를 살필 겨를도 없이, 네티즌 일반은 졸지에 떼거리만 믿고 무식하게 덤비는 '맹목적 애국주의자' 집단으로 낙인 찍히고 만다. 더 볼 것도 없다. 이 게임은 이걸로 오버다. 

싸움의 승자는 진중권이고 패자는 네티즌이다. 그것도 진중권의 퍼펙트한 승리다.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이 싸움에 숨어 있는 의미다. 이 게임은 출발부터 네티즌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진중권이 세팅하고 도발한 싸움인 때문이다. 졸지에 '맹목적 애국주의자'가 되어버린 네티즌이 이길 수 있는 길이란 처음부터 없었다는 얘기다.

이제 진중권은 전설이 되는가

이것이 이른바 '진중권 대첩'이라 불리는 '디-워 논란'의 또다른 일면이다. 더 하여 '진중권이 논리적이다'는 말이 만들어지고 유포되는 방식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앞서 언급한 진중권의 세 가지 재능이 그대로 드러난다. 첫째는 탁월한 포지셔닝 능력이다. 영화 '디-워'에 대한 '디까'로서의 스탠스 포착이 그것이다. 두번째는 익히 알고 있고, 많은 네티즌이 수도 없이 지적한 바 있는, 네티즌을 향한 조롱과 비아냥이다. 세번째는 네티즌 일반을 '맹목적 애국주의자'로 몰아간 일반화 능력이다. 논리? 그런 건 이 싸움에 애시당초 없었다.

늘 그렇듯이, 얘기가 살짝 왔다갔다 했다. 어쨌거나 이게 '진중권이 싸가지는 없지만 논리적이다'며 쌍나발을 불어대는 이들에게 내가 해주고싶은 얘기의 대강이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진중권을 논리적이라 말하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틀렸고 진중권의 전설은 어쩌면 이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진중권은 한국의 인터넷 토론의 역사 그 자체라고 불리워도 무방한 인물이다. 레닌을 빼놓고 러시아 혁명을 논할 수 없듯, 진중권을 빼놓고 인터넷 말싸움을 논할 수도 없다" 하니.. 해서 하는 말이다. 

노정태님의 저 말이, 진중권의 제멋대로식 일반화 만큼이나 제멋대로인 일반화가 아니라면, 다시말해 저 언명이 타당한 것이라면, 진중권은 확실히 레닌에 걸맞는 걸출한 인물임에 틀림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까는 소리 말라.. 하고싶지만.. 모를 일이다.

다만 지금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 하나는, 진중권과 그 빠돌이들이 한갓된 말장난을 논리라고 우기며 계속 설래발을 쳐댄다면, 그걸로 이룰 수 있는 일이란 세상에 없으리라는 사실이다. 남의 뒷다리나 붙잡고 희덕거리는 원맨쇼는 이제껏 봐온 걸로도 이미 충분히 족하다. 제흥에 겨워 디비지는 마스터베이션은 더욱 그렇다.




<덧붙이는글>1. 웹서핑을 하던 중에 뉴스를 보니, 진중권이 진보신당에 입당했다는 소식이다. 이번에는 '진중권 승'보다는 '진보신당 승'의 승전보가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전투에서는 지더라도 전쟁에서 승리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2. 솔직히 이 글쓰기가 쉽지 않았다. 온건한 글(?)을 통해 겨우 관계가 정상화되는 듯싶은 몇몇 웹프렌즈와 이 글 때문에 다시 척을 지고싶지 않아서다. 그래서 말인데, 감정 싣지 말고 글은 그냥 글 그대로만 읽어주시길 바란다. 사람을 대입하지 말고, 흔히 하는 말대로 논리로만 봐달라는 뜻이다. 말이 안 되는 소리 같으면 건 사정없이 깨고 들와도 상관없지만, 인간적인 관계까지 깨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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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싸가지, 그리고 그 논리에 대하여

진중권은 역시 파워맨이다. '진중권' 이름 석 자 들어간 포스팅만으로 블로고스피어에서 '날로 먹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내가 쓴 글에 줄줄이 달린, 내용없이 아름다운 댓글들이 그걸 말해주고, 내 글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적은(내용은 별로 없는 ^^) 글이 어제와 오늘, 이틀 연속으로 올블로그의 '가장 많이 추천받은 글'에 올라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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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진중권 이름을 팔아 '날로 먹는 포스팅' 하나 더 해보기로 한다. 아래에 달린 댓글들 가운데 한번쯤은 다시 읽어도 좋은 글들을 몇 개 모아봤다. 물론 무조건은 아니다. '진중권의 싸가지와 그 논리'에 대한 얘기의 연장선에 있는 글들이다. (주 : 몇몇 글을 넣었다가 일단 뺐다. 너무 정황하게 길어져서다. 그러다보니, 타이틀이 좀 이상해졌다. 암튼, 뺀 글들은 다른 기회를 통해 소개하련다.)

의미있는 대화의 상대가 되어주신 borongs 님께 감사드린다.
 

borongs 2008/03/15 10:43

진중권이 싸가지가 없게 말하는게 거슬린다는 것을 굳이 논리를 붙이시려다 보니까 좀 무리가 있으셨던 것 같은데...

뭐 저는 개인적으로 간만에 속시원해서 좋았습니다. 미친 넘들을 미쳤다고 제대로 말해주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는게 좋은 것 같아서요. 워낙 정신분열적 수준의 꼴통들이 넘쳐나서 '합리적 의사소통의 부재'가 우리나라의 핵심적인 문제라는 진중권의 지적이 많이 공감이 가더라고요.

영국에서 오래 있다보니 BBC, 채널4, 가디언, 타임즈 같은 고급 언론 공간이 따로 있어서, 선이나 데일리 메일 같은 황색지들이 아무리 별 이상한 꼴통짓을 해도 전체 사회의 합리적 의사소통이 막히지는 않는 것이 좀 부럽게 보이더군요. 보수나 진보를 떠나서 말입니다. 정치인들도 그런 고급 언론 공간에서 끊임없이 검증이 되니 정신병자같은 넘들이 권력잡는 일도 없고 말이죠. (여기도 영국민족당이라고 거의 우리나라 꼴통 정치인에 가까운 인간들이 있는데 지방선거에나 몇석 내느게 고작이죠. 그정도도 우리사회가 어떻게 되는거냐 난리가 났었드랬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스포츠 황색지와 시사 황색지로만 구분이되니 상식이하의 인간들이 도대체 걸러지질 않고 결국 자리까지 꿰차고 않으니 그런 미친넘들을 미쳤다고 말해주는 사람이라도 하나라도 없으면 어디 복창터져서 살겠습니까?


하민혁 2008/03/15 17:25

그렇지요. 미친 넘을 미쳤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겠지요. 마찬가지로 그게 영 싸가지 없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어야 하겠구요. 그런 측면에서 읽어주시면 글을 읽는 데 큰 무리는 없어보일 듯싶습니다만.

언론의 문제는.. 얘기를 하려면 아주 긴데요. 그래서 몇마디로 정리하기 힘든 측면이 있는데.. 그건 꼭 언론 탓만을 할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막말로, 그게 황색지가 되었건 꼴통지가 되었건, 밥줄 끊겠다고 덤비면 거기에는 누구라도 반발하기 마련입니다. 밥줄 끊겼다는데, 죽이겠다고 나서는데 어느 누가 날 잡아잡수 하고 칼날에 모가지 갖다 바칠 사람/언론이 있겠어요? 님 같으면 그러겠어요? 죽을 죄 지었으니, 날 죽여주슈~ 하겠어요? 그럴 사람들이라면 아예 그런 일 자체를 만들지 않았겠지요.

그렇다면 문제는 방법론으로 모아집니다. 그리고 그 최상단에 능력의 문제가 존재합니다. 상대를 죽이려면 죽이겠다며 주디로만 설래발칠 게 아니라, 전략이 있어야 하고 죽일 힘을 먼저 길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보세요. 죽이겠다고 나섰다가 죽이기는 커녕 되레 기만 더 살려주고 오히려는 죽이겠다고 주디로 설래발치던 지가 나가떨어져서 뒈지고 말았잖아요. 이게 저들의 캐퍼시티입니다. 한마디로 역량이 한참을 모자란, 함량 미달의 애들이 죽이겠다는 의욕만 앞섰던 결과입니다.

게다가 바른 언론이 그렇게 부럽다면, 그걸 왜 못 만들까요? 맨날 지금 진중권이 같은, 우선 듣기에 카타르시 느껴 좋다는 이런 지달들만 떨어서인 겁니다. 거기에 그 짓으로 호구지책을 삼는 기생층들이 득세하고 있는 탓이구요. 정리합니다. 복장 터지지 않으려면 먼저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할 줄 아는 건 쥐뿔도 없이, 진중권같이 이런 개같은 짓만 골라 해서는 우선은 션할 지 몰라도 복장 터질 일은 앞으로도 계속 될 수밖에 없습니다. 쭈욱~~

이렇게 가서 안 된다 여긴다면, 그건 이런 더티한 플레이에 앞서 그 아래 또아리를 틀고 있는 '기생층' 프레임부터 먼저 깨야 합니다.



borongs
2008/03/16 02:37

"게다가 바른 언론이 그렇게 부럽다면, 그걸 왜 못 만들까요? 맨날 지금 진중권이 같은, 우선 듣기에 카타르시 느껴 좋다는 이런 지달들만 떨어서인 겁니다." 라굽쇼?

글쎄요. 저는 진중권같은 존재가 넥타이 메고 앉아서 또박또박 원고만 잘 읽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언론인 보다 훨씬 바른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것 같은데요.

영국 언론을 얘기하자면 뭐 상당히 살벌합니다. 장관이건 총리건 야당 대표건 간에 말이 안되거나 말을 뒤집는 발언을 하면 메인 뉴스 생방송 인터뷰에서 바로 '거짓말 아니냐', '왜 말이 다르냐' 며 집요하게 따져듭니다. 글자 그대로 욕만 안먹었다 뿐이지 거의 '봉변' 수준이지요. 그래서 그런만큼 권력의 핵심에 있을 수록 정치인은 바짝 정신을 차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년 내내 '코드인사'에 맹비난을 퍼붇다가 자기 정권 잡으니까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임기제로 임명된 기관장들까지 '코드가 안맞으니 나가라'고 으름장 놓으면서 '낙하산 인사' 하겠다고 대놓고 떠들어도 언론은 중계보도만 하고 따져묻지들을 않으니 그런 꼴통들이 마음놓고 활개칠 수가 있지요.

아마 존 스노우나 제레미 팍스만 같은 영국의 쟁쟁한 언론인들이 한국와서 일한다면 '싸가지가 없다' '편파적이다'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을 것입니다. 아마 버텨도 너무 말이 안되는 인간들이 권력에 넘쳐나니 차라리 독설가로 전향을 할지도 모르죠. 그들의 살벌한 인터뷰들을 보면 그럴 것도 같습니다.

진중권이야 객관성을 지켜야하는 언론인도 아니고 자기 주장을 하는 비평가인데 정신 분열적 수준의 인간들을 보고 미친놈이라고 이야기 하는 게 예의 바르게 자란 분들에게 거슬릴 수는 있지만서도 '네가 미친놈이다'란 식으로 별 논리도 없어보이는 감정적 비난을 하는 것이 별로 적합해 보이진 않습니다.

정말 문제는 미친넘을 미친넘 취급해주기는 커녕 자기 체면만 차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지 미친넘을 미친넘이라고 말할 줄 아는 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죠.

특히 진중권의 경우 황우석 논란때 같이 머리 깨나 들었다는 수많은 인간들이 다 헤메고 있을때 융단 폭격에도 끄떡없이 직설적으로 돌파했던 것을 보면 독설가로서의 자격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쥐뿔도 없이 말만 험하게 하는 것들과는 좀 다르다는 것이지요.



하민혁
2008/03/16 11:59

님이 떼오신 글을 제가 다시한번 떼어서 옮겨보지요.

"게다가 바른 언론이 그렇게 부럽다면, 그걸 왜 못 만들까요? 맨날 지금 진중권이 같은, 우선 듣기에 카타르시 느껴 좋다는 이런 지달들만 떨어서인 겁니다. 거기에 그 짓으로 호구지책을 삼는 기생층들이 득세하고 있는 탓이구요. 정리합니다. 복장 터지지 않으려면 먼저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할 줄 아는 건 쥐뿔도 없이, 진중권같이 이런 개같은 짓만 골라 해서는 우선은 션할 지 몰라도 복장 터질 일은 앞으로도 계속 될 수밖에 없습니다. 쭈욱~~
이렇게 가서 안 된다 여긴다면, 그건 이런 더티한 플레이에 앞서 그 아래 또아리를 틀고 있는 '기생층' 프레임부터 먼저 깨야 합니다."

'게다가'로 시작합니다. 부언해서 하는 얘기라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앞에서는 무슨 얘기가 있었을까요? '캐퍼시티'에 관한 얘기입니다. 주디를 뒷받침하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지요. 주디가 필요없다는 얘기가 아니라(이건 필요한 겁니다. 일을 시작하는 데 있어 선전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그래서 전 인민을 하나로 아우르는 북조선의 파워부처 가운데 하나가 '선전부'일 터입니다. 자본주의 나라인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이건 정부이건 홍보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겠구요), 주디만 갖고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나서 님이 옮기신 저 멘트를 시작하지요. 좋은 언론 그깟 거 하나 왜 못 만드느냐고. 맨날 주디로만 지달들 떨어서인 것 아니겠느냐고. 왜 그런지에 대한 얘기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어지지요. 주디로 먹고 사는 짓으로 호구지책 삼는 기생층들이 득세하는 탓이라고. 그런 다음 정리를 합니다.

우선 션하다고 주디로 적을 만드는,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이런 개같은 짓 그만 하고 그런 짓 할 시간에 힘을 키워가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이같은 상황을 고착화하고 있는 '기생층 프레임'을 깨야 하는 거라고.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요. 님의 글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말이었습니다. 님은 외국의 몇몇 언론인을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거기서 보는 것은 그들 각자의 캐퍼시티고, 그 캐퍼시티가 발휘될 수 있는 건전한 프레임입니다. 나는 지금 그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구요.

제가 언론과 관련한 얘기를 하면서 토를 하나 분명하게 달아둡니다.

"언론의 문제는.. 얘기를 하려면 아주 길고. 그래서 몇마디로 정리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구요. 그런 다음 입장을 밝힙니다. "(님이 비판하고 있는) 그건 꼭 언론 탓만을 할 건 아니라는 입장"이라구요. 그러니까 위의 댓글은 이 전제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얘기였던 겁니다. 그것도 수십 개나 달린 댓글 가운데 하나로 쓰인 글이었지요.

지금 나는 님이 하고 있는 말이 맞지 않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향점은 같은 데 있는 것으로 보이니까요. "미친 넘을 미쳤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겠지요. 마찬가지로 그게 영 싸가지 없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어야 하겠구요." 이게 내가 님께 드린 첫 댓글의 허두에 있는 말입니다. 님의 얘기를 부정하는 내용이 아니었지요. "그런 측면에서 읽어주시면" 좋겠다는 부탁도 드렸댔구요.

그렇다면 얘기가 좀더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도 있는 건데.. 제자리를 맴들고 있기에 그게 안타깝다는 애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다른 자리를 통해서는 모쪼록 한발 나아간 얘기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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