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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쪽방에서 살고 있어요!

가장 오래된 쪽방에서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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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가장 오래된 쪽방건물이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서울역에서 숙대입구역의 중간쯤에 갑을 빌딩이 있고 그 옆에 빨간색 벽돌의 쪽방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일제시대 때 지어지어 졌는데, 당시 일본인 소유의 고무공장 이었다가 6.25전쟁 이후 쪽방이 되어 지금까지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해방과 함께 일본 건물주인은 떠난 자리에 한국 사람이 들어와 관공소에 등기를 내었고, 전쟁이 끝난 후, 사람들이 조금씩 조금씩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 살 때는 80가구가 넘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다들 방세도 내지 않고 그냥 들어와 살았다고 한다.


그 후 관공소에서 화재위험이 있다며 시멘트로 벽 공사를 해서 살아라 하여 지금의 쪽방의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이 건물은 폭탄이 맞아 건물 중앙이 부서져 텅 비어 있었는데 시멘트 공사로 이곳도 벽을 만들어 쪽방이 되었다. 그리고 주민들은 건물이 오래 되다 보니 비가 많이 세서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여름에 비오면 힘들어서 다락에 박스 갔다 놓고. 냄새가 나가지고 말도 못혀. 방에서 막 세니까 물이 죽죽 흐르는데."  그런데 주민들의 얘기로는 지난해 이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때 지붕은 더욱 엉망이 되었다고 한다. "불이 나니까 소방관들이 지붕 위에 올라가서 팍팍 다 밟아서 해쳐 놓았어." 하지만 그 때 받은 보상금으로 지붕을  다시 이어 지금은 물이 세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이 건물은 E등급의 건물로 노후도가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그런데 구청에서는 주민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냥 이사 가기를 종용하고 만 있는 실정이었다. "가끔씩 구청에서 편지가 날라 와요. 여기가 위험한 지대니까 될 수 있으면 나가라 뜻으로 쓰여 있어요. 건물이 오래되었어도 사람이 살면 어그러지지 않아요. 사람이 없으면 다 어개지지만. 그리고 나가라면 나 잡아먹어라 그래야지. 돈도 없고 갈 때도 없는데." 그렇지만 여기 사시는 분들은 여기 삶에 정 들었기도 하지만 떠날 수조차 없는 형편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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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


60년 이상 거주하고 계신 할머니와 그 분의 따님을 만나다
 

이 건물에는 625전쟁 이후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살고 계신 할머니(92)와 그 분의 딸(72)이 아직도 살고 있다. 이 두 분을 만나 이 곳 쪽방에서 60년 이상 살아온 삶에 대해 들어 보았다.

 

어떻게 여기서 사시게 되었나요?
 

할머니_ 처음에는 가족들이랑 살았지. 이북에서 내려와서 거제도에 살다가 부산으로 가고 다시 서울로 왔지. 그 당시에는 여기가 비어 있으니 돈도 없었는데 방세도 안내고 무조건 들어와 살았지. 그래도 살만 했어. 그 때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돈 없이 살았다면 쫓아내려는 사람은 없었나요?

 

할머니_ 그 때 관공소에서 자꾸 나가라 나가라 하더라고. 그런데 나가면 갈 때가 없으니. 그러더니 다시 있어라 해서 지금까지 여기서 살고 있는 거야. 우리 딸은 이북에서 낳았고 손주들을 이 집에서 낳았지.

 

지금은 두 분이 사시는데, 예전에는 몇 분이 같이 사셨나요?

 

딸_ 과거에는 7식구가 여기에서 살았어요. 친정아버지 계실 때, 우리 애들까지 해서 7명이 살았어요.

애들은 다락에서도 자고 그랬지. 근데 그때는 힘든 것도 없었어요.

 

그 당시 무슨 일을 하셨나요?
 

할머니_ 무슨 일이든 돈이 나온다면 다 했었지. 집 짓는데 가서 일하기도 하고 국회의사당 지을 때 거기서도 일했어. 그래도 적은 돈으로 먹고 살고 애들 다 가르치고 그랬지. 고생은 끝나게 했어.
딸_ 아버님은 페인트 일을 하셨고 어머니는 후암 시장에서 야채장사도 하고 그랬어요.

 

여기서 오래 사신 만큼, 정도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요.

 

딸_ 멀리서 이 집을 보면서 생각한 게, 아이고 쓰러져 가는 집이라도 내가 잠자는 곳이 낫겠구나. 그렇게 생각이 든 적이 있어요. 아들네 집 가도 잠이 잘 안 와요. 여기 오면 잠이 잘 와요. 왜 그런 거죠? 흐흐흐. 교통도 좋고. 이제는 좋은 사람들도 많이 떠나갔지만.

 

이사하는 건 생각해 본적 없으세요.

 

딸_ 작년에 임대아파트 신청하라고 나와서 주민들과 함께 한 곳으로 갈려고. 독립문 쪽에 있는 (영구)임대아파트로 갈려고 신청을 했거든요. 한 동네 사람들이 다 가면 좋잖아요. 그리고 한 달 뒤에 전화 해 봤더니 하나도 안됐더라고요. 그래서 주민들끼리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정말 예전에는 불편한 것도 모르고 살았는데. 요 근래는 좀 따뜻하고 보일러도 잘 나오는 집에서 살았으면 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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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

 

20년동안 살아온 나의 쪽방

 

언제부터 여기에 사셨어요?

여기서 산지가 20년이 넘었어요. 여기가 옛날에는 다 판자촌에 달동네였어요.


장애를 입게 된 배경은?
2007년도에 걸음을 걸으면 꼐속 아파서 허리 수술을 했는데, 수술이 잘못되어 장애인이 되었어.

수술한 이후로 서지도 못해. 다치기 전에는 여기 살면서 일도 다니고 그랬지. 청소도 하고 노가다도 하고 별거 다했지.


쪽방에서 살기 힘들지 않으세요?
수급비로 생활을 하려니까 힘이 들어. 물가가 많이 올라서 . 하지만 여기는 월 15만 원 씩만 방세 주면 평생 살 수 있잖아. 그리고 쪽방이라고 쌀도 나오고 라면도 나오고 그러니까. 그런 거 받아서 먹고 사니까 어디라도 이사를 안 가지. 웬만한 사람들은 다 이사를 갔어. 과거에 임대아파트를 신청해서 나왔는데. 그때 마침 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게 된거지. 한 20일이면 나올 줄 알았지. 그런데 중환자실에서 2년 있다가 나오니까 그 곳에 들어 갈 수 있겠어?
 

쪽방에 살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해 건물 옆 모델하우스에서 불이 나가지고 죽는 줄 알았어. 걸음을 못 걸으니까. 사람들이 나를 엎으려고 했는데 엎질 못하는 거야. 그래서 계단으로 기어 내려가다가 다리에 피가 나가지고.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119가 와서 실어다줄 건데. 어서 나가라고 그러고 겁이 나니까 그렇게 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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