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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변의 북한병사들

 

북핵 실험으로 뉴스나 인터넷 등에 압록강변의 중국 단둥과 북한의 신의주 모습이 자주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작년에 찍어 두었던 사진 파일을 한 번 열어 봤습니다.

중국과 북한은 똑같이 공산사회주의 노선을 걸으며, 조중안보조약을 체결하여 북한의 유사시에 중국군이 자동 개입한다는 조항도 있는 혈맹들입니다. 그러나 마오쩌둥 사후 중국의 실권을 잡은 덩샤오핑은 개방을 하여 정치적으로만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경제적으로는 거의 자본주의에 가까운 정책을 취해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김일성 사후 더욱 주체사상을 강조하며 고립을 자초하였고,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어려운 1990년대를 보냈습니다.

저는 이 사진들에서 같이 출발했지만, 중간에 서로 다른 정책을 취한 중국과 북한의 다른 모습과 북한군이 중국인과 한국인을 대하는 충격적인 상반된 모습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압록강변 단둥(丹東)과 신의주는 이런 모습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오른쪽의 끊어진 다리는 6.25때 미군의 폭격으로 끊어진 압록강 철교이며, 왼쪽 다리는 북한과 중국의 무역 대부분이 이루어진다는 '중조우호교' 입니다. 중국인들에게도 북한의 헐벗고 비참한 모습이 관광거리입니다. 중국인들은 유람선을 타고 북한 근처로 가서 북한인들이 사는 모습을 망원경으로 바라보며 신기해합니다.


▼한때는 좋았음직한 신의주의 압록강각. 그러나 이제는 오랜 세월 보수를 못했는지 곳곳에 칠이 벗겨진 을씨년스러운 모습입니다.


▼압록강각 바로 뒤에 보이는 놀이공원의 관람차입니다. 이용객이 전혀 없는듯 정지해 있고, 녹이 잔뜩 슬어 있었습니다.


▼압록강변에서 물장구 치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
중국인 모터보트 기사의 말에 의하면 과일 같은 먹을 것을 던져주면 그렇게 좋아한다고 합니다. 중국인의 그 말을 들으니 울컥하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또한 그 사실을 몰라 과일을 준비해 가지 않은 것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달러라도 던져 주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저 먼 곳까지 종이를 보낼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 했습니다.


▼압록강가의 폐선 같은 북한배들. 하지만 다 사용하는 배들이랍니다.



▼AK소총을 메고 한가롭게 있는 북한군들의 모습. 외국인들이 보는데도 군기잡힌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뭔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뒤에 보이는 건물의 상태를 보면 재정 상태를 한눈에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조우호교 위로 북한에서 중국쪽으로 트럭들이 가끔 건너가고 있습니다.


▼초고속 군용보트로 보입니다. 그 위에 한가로이 앉아 있는 북한군들.


▼'21세기의 태양 김정일…'이라는 구호가 붙은 건물. 북한인들의 피폐한 모습과 너무 대비되는 구호입니다.


▼중조우호교 밑에서 그물로 고기잡이를 하고 있는 북한인들. '많이 잡아야 될텐데…'라는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군인들이 와서 무슨 간섭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모터보트를 타고 혼자 구경을 했습니다. 저의 옷차림이 중국인들과는 조금 달라보였을 것입니다. 누가 봐도 한국인 같아 보였을 것입니다. 모터보트 투어를 마칠 무렵 북한군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자 북한군들이 저를 보고 뭐라고 합니다. "사진 찍지 말라우!"


▼모터보트 기사가 황급히 속도를 냅니다. 옆에서 담배를 물고 책을 보던 군인도 손가락질을 하고 뭐라고 합니다. 모터보트는 급가속을 하여 중국쪽으로 달려 갑니다.


▼책 보던 군인이 인상을 쓰며 총에 손을 댑니다. 쏘려 했을까요? 사진 찍을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굉장히 위험한 순간이었군요. 아마 사진 찍을때 저 모습을 알았다면 모터보트 바닥에 엎드렸을 것입니다.


▼저는 그 북한군을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타는 느린 유람선을 다시 탔습니다. 손님은 모두 중국인들이었으며 한국인은 저 뿐이었습니다. 제 카메라를 본 중국인 유람선 안내 아줌마는 군인들이 굉장히 무서우니 선실 안에 잘 안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으라고 주의를 주고는 저를 데리고 선실로 들어 갑니다.

중국인들은 북한인들의 모습을 보며 신기해 하고, 불쌍하다는 말들도 합니다. 중국인들이 배에 많이 보이고 중국말로 소리를 지르자, 아까 저에게 화를 냈던 그 군인이 박수를 치며 휘파람을 붑니다.



▼아까는 그렇게 무서운 얼굴을 하였었지만, 중국인들에게는 이렇게 편안한 얼굴로 손을 흔들어 줍니다. 너무나 슬펐습니다.


▼이 순간 압록강 위를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저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갈매기는 가고 싶으면 북한도 마음대로 가고, 북한에 가도 누가 뭐라하는 사람도 없겠지요. 하지만 저는 신의주를 절대 갈 수 없고, 같은 민족이지만, 중국인보다 더 못한 존재인 것입니다.


▼덩샤오핑이 개혁정책을 실시한지 불과 10여년만에 이렇게 변모한 중국 단둥.


▼똑같은 각도로 북한쪽을 봅니다. 김정일 집권 이후 오히려 선군정치라는 구호아래 10여년을 살아온 북한의 모습입니다.


▼지도자가 누구냐. 지도자가 어떤 정치를 하느냐에 따라 같은 출발선에서도 이렇게 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압록강 중간에서 북쪽을 바라봅니다. 단둥의 모습. 이 단둥의 모습을 보고 북한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요?


▼똑같은 자리에서 남쪽을 봅니다. 북한인들에게는 이 모습이 지상의 낙원으로 느껴 질까요?

도깨비뉴스 국방전문 리포터 신인균 dkbnews@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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