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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앞에 한없이 부끄러운... 정규직..

나는 지방도시의 자그만한 금융점포에서 일한다.

노조도 있다. 난 노조지부장이지만 전임은 아니다.

딱 절반 반전임이다. 오전은 일하고, 오후는 노조전임 이런식이지만 대중 없다.

본점은 인사권자들이 싫은지 지점으로 발령내 지점에서 일한다.

 

지점은 나를 포함해 9명, 지점장, 과장, 나, 대부계 직원을 빼면 4명의 여직원이 있다.

4명의 여직원은 공과금수납부터, 예금 입출금, 보험, 카드까지 영업시간 중에는 정말 바쁘다.

 

그 중에 가장 어린 그녀는 비정규직이다. 2년차 비정규직...

어린 그녀는 정규직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출근도 퇴근도 업무도 다를바 없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것은 없다.

 

막내라 아침 화장실청소도 그녀의 몫이다.

영업시간 전 자동입출금기(ATM, CD기)에 현금을 담고 관리하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비정규직이라고 열외는 없다.

회식도 가야한다. 본점에서 소집하는 맵시(친절)교육도 빠짐없이 참석해야 한다.

간접투자상품자격시헙도 치뤄야 한다.

뭘 하나 잘못하면 욕도 꼭같이 먹는다.

 

그러나.....

월급날 그녀는 다르다. 열외다.

그녀의 월급명세표에 찍힌 실수령액 115만원....

그녀보다 1년차 빠른 정규직 언니의 실수령액은 250만원....

 

그러나  우리는 모두 놀라지 않는다. 익숙해진 현실... 너무나 당연스러운....

회사는 비정규직차별시정이라는 우수한 제도에 발맞추어  인사문서를 통해 업무를 정규직과 확실히 구분해놨다. 딱 '문서'로만...

 

그녀가 주문해주는 도시락을 까먹는 노조지부장인 난 오늘..

그녀앞에 한없이 부끄럽다.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지금도 그녀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다른 3명의 정규직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고객이 건네준 통장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는다.

 

정규직과 자본간의 비우호적 카르텔...

우리는 2008. 12. 31. 그렇게 살아간다.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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