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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30

 

미국 무역촉진권한에 따른 한미FTA 협상 마감시한이 하루가 채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 밤 협상 타결을 발표하고 4월 1일 대통령이 나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이미 협상은 어제 마무리됐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옵니다.


그동안 정부는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을 ‘쌀과 같이 대우하겠다. 쌀과 같이 보호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제주도민의 생존이 걸려있는 이같은 약속을 주저없이 깨버렸습니다.


어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마치고 나온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오렌지 등 감귤류는 감귤수확기인 10월부터 2월까지는 현행관세를 유지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는 방식인 계절관세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였습니다. 사실상 관세철폐대상으로 개방을 확정한 것입니다.


이미 제주도용역결과를 통해 알려진 대로 감귤산업은 15년 장기철폐든, 계절관세든 협상에서 제외되지 않는 이상 붕괴는 막을 수 없습니다. 단지 붕괴속도의 작은 차이뿐입니다. 비가림, 만감류는 우선적으로 폐작을 면할 수 없으며 노지감귤과 타 작물까지 연쇄적인 도산을 막을 수 없습니다. 감귤을 포기한 농가는 폐원된 감귤원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게 될 것이고 결국 대체재배된 작물 역시 생산과잉과 가격하락으로 동반몰락이 불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감귤 다음에 조수입규모가 큰 돼지고기와 쇠고기 역시 즉시 또는 5년내 관세철폐 등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수입산에 비해 1/3가격 수준인 상황에서 관세철폐에 따른 개방은 이후 양돈과 한우산업 전반에 구조조정 즉, 가족 중심의 전업농가의 퇴출을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멕시코의 경우 미국과의 FTA체결 후 돼지 500두미만 소농과 3,000두 이상 기업농을 제외한 1,000-3,000두 규모의 가족 중심의 전업농이 집중적으로 퇴출되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제주지역 양돈농가의 대다수는 가족중심의 전업농인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오늘 한국은행 발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경기침체의 주된 원인이 임금노동자와 농업부분에서 이탈된 비자발적 실업자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자영업에 대거 진출하여, 결국 기반이 취약한 중소영세자영업자간 과당경쟁과 동반부실에 따른 소득감소라고 합니다.


한미FTA 체결이후 농업과 중소영세자영업자 중심의 제주경제는 파산을 피할 수 없으며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사회적 대재앙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과 내일 타결을 선언한다고 하더라도 모두 끝난 것이 아닙니다. 타결 선언은 말 그대로 선언적의미일뿐 협정체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법적구속력 역시 없습니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이 의회에 통보하면 30개 분야별로 자문위원회 의 검증과정을 거친 후 의회비준여부를 정하게 됩니다. 반면 한국은 어떠한 검증과정도 없이 협상결과 공개도 미국일정에 따라 5월 중순 이후에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과 내일 타결을 선언한다 하더라도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후 국정조사 등 공개적인 검증과정을 거칠 것과 협상내용 공개, 국회비준거부 등의 요구를 걸고 범도민적 저항을 통해 한미FTA 투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제 협상윤곽이 드러나고 최악의 협상결과가 농가와 도민사회 전체에 대재앙이 될 것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이제라도 너나 할 것없이 한미FTA 저지를 위한 투쟁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빈곤노동과 실업의 악순환이 고착된 사회를 그대로 물려줄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 저녁 7시 제주시청에서 어제와 마찬가지로 한미FTA 저지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개최됩니다. 그리고 앞서 5시에는 벚꽃잔치 행사장에서 한미FTA 중단촉구 캠페인이 진행됩니다. 또한 31일 오전 11시에는 현재 농성중인 제주도청앞에서 한미FTA 결과에 따른 입장발표와 새로운 투쟁을 선포하는 기자회견과 결의대회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같은날 오후 4시에는 노동자결의대회가 제주시청에서 진행됩니다.

절망의 벼랑끝에서 함께 힘을 모아 한미FTA를 막아냅시다. 도민여러분 함께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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