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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태양은 건물 뒷편으로 떳다 사라진다.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오긴 하지만 인간의 눈으로 보이는 면적과 시간은
발끝에 스며드는 얄미운 바람처럼 추위만을 상징한다.
어른 손가락만한 열무배추가 한낮 잠깐의 빛에 떨고 있다.
여인의 손을 거친 열무김치는 이빨이 성치 않은 늙은 세차원의 검은 입 속으로 들어간다.
모든 생명들에게 겨울은 ㄷㄷㄷ 떨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변화를 담기 위해선 선택이 필요하다.
검은 빌딩과 햇무린진 빛이 뿜어내는 시린 파란과..
스스로 태우는 필름과 강제로 찍어내는 비디오의 차이 속에
무엇을 담을지 고민해야 한다.
단, 긴장을 놓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시간은 남고 기다림의 결과는 만족스러울 것이다.
기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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