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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이 사랑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실제 모델, 앨리스 리델.

 

-

"어느쪽으로 가도 상관없어. 어차피 양쪽 모두 미친것들이니까."고양이가 말했다.

"하지만 난 미친 사람들 사이에 있고 싶지 않아." 앨리스가 도리질을 하며 말했다.

"아, 그건 어쩔수가 없어." 고양이는 여전히 빙글거리며 말했다. "여기있는 우리는 모두 미쳤거든. 나도 미쳤고, 너도 미쳤어."

"내가 미쳤는지 네가 어떻게 알지?"

앨리스는 화가 났지만 눌러 참으며 물었다.

"넌 틀림없이 미쳤어." 고양이가 자신있게 말했다. "안그러면 이런 덴 오지 않았을테니까."

뭐라고 반박할 말이 없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6.돼지와 후춧가루. 중에서

 

 



Cheshire Cat's Psycho Boots_7th sauce

-여왕의 오럴섹스 취미

 

 

1

 

나는 나의 백성들을 밑으로 데려갔다

 

절망과 불만을 구별하는 것이 오리앵무새의 과제였다

한 번도 단어 카드를 제대로 물어오는 법이 없었다

헤맸다, 왜일까

 

여왕은 안심이 되었다

 

태엽장치 돼지들은 성문앞을 오가며 쓰다 달다 말이 많았고

뒤죽박죽이 좀 심한 녀석들은 단칼에 혀가 짤렸다

그러나 대부분은 밤이 되면

여왕의 숲에 쓰러져 얌전히 코를 고는 것이었다

 

(허공에서 장미를 따고

품속에서 비둘기를 데려오는 시간......)

 

이쪽으로 가면 석 달 열흘 춤만 추는 광대 원숭이가 나오고

저쪽으로 가면 밤낮 겨울 봄 슬픔을 길어올리는 울보토끼가 살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면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없어

나뭇등걸에 서서 체셔 고양이가 커다란 엉덩이를 흔들었다

 

 

2

 

나는 너무 강해서 백성들의 혀가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 리차드! 이 매정한 사람....

소설광인 앨리스 부인은 탁 소리나게 책장을 덮었다

 

여왕이 보내온 수백 장의 카드 앞에서 오리 앵무새는 골머리를 앓았고

 

태옆장치 돼지들은 성안으로 들여보내달라고 고함을 질렀다

목소리가 큰 녀석들은 변을 당했고 대부분은

배가 고프면 고픈 대로 괴로우면 괴로운 대로

여왕의 숲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허공에서 장미를 따고

품속에서 죽은 비둘기를 확인하는 시간.......)

 

누군들 소리치고 싶지 않을까, 그런 순간이 오면

이빨을 부딪혀 박자를 만들어봐요

으들들 으들들들 자신을 좀 곱씹어봐요

궁정의 개구리 악사들이 숲 주위를 돌며 도토리를 두드렸다

 

한편, 앨리스 부인은 마부를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지난밤에 읽었던 본격 러브로망 제24탄이 그녀의 마음을 괴롭혔으므로

크로켓 경기에 참석하라는 여왕의 전갈이 묵살했다

여왕은 앨리스 부인의 목을 치는 대신

숲 중앙에 펼쳐진 눈물 호수에 검은색을 엎질렀고

 

겨울이 왔다

 

 

3

 

결국 모든 것은 진력이 나게 마련이다 크로켓이든 카드놀이든

 

앨리스 부인은 창밖으로 펼쳐진 눈세계를 바라보다, 소설책을 내려놓았다

십 년 만의 외출, 그녀는 스케이트를 어깨에 메고

생쥐들과 함께 눈물 호수 쪽으로 걸었다

 

혹한이 휩쓸고 간 숲 속의 고요한 아침

 

태협장치 돼지들의 함성도 오리앵무새의 구슬픈 노랫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텅 빈 허공에 대고 입술을 맞춰보는 시간)

 

이것 봐, 올겨울엔 아무도 스케이트를 타지 않았어

눈물 호수 앞에서 앨리스부인이 소리쳤다

칼자국 하나 없는 이 빙판 좀 봐!

 

그녀는 생쥐들과 함께 빙판을 내달렸다

 

언제나 그렇듯, 왼편은 원숭이 오른편은 토끼

이쪽은 춤추고 저쪽은 눈물바다지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없어 어차피 양쪽 모두 미친 것들이니까

구름을 흔드는 웃음소리,

하늘에 걸린 체셔 고양이의 얼굴

 

스케이트 날이 지나간 자리마다 검은물이 얇게 배어나왔고

나쁜 냄새가 났다

 

 

* 이탤릭체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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