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정말 어려운 줄 알았습니다. 정말 어려워서 노동자 해고한다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기획파산"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쌍용차노동자들이 계속 죽고 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그 원인입니다. 그에 맞서 해고노동자들은 쌍용차의 비리를 고발하는 투쟁과 노동자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투쟁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들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더이상 노동자들이 죽지 않는 세상을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cham-sori.net/news/view.html?section=1&category=90&no=11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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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노동자, 사회적 타살에 맞서다
“희망을 되찾기 위해 투쟁을 이어간다”
2011.05.13 16:52 입력

쌍용차 희망퇴직노동자 고 강종완 조합원의 시신이 12일 오후 고향이 전주에 왔다. 고 강종완 조합원은 오랫동안 공장 복귀를 기다렸다. 그 희망을 품고 고향 땅을 밟았다면 좋았지만, 쌍용차에 의한 죽음으로 시신이 되어 고향 품에 안기고 말았다. 그래서 그의 빈소는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으로 채워졌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이 계속되면서 누구보다 가슴 아프게 빈소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투쟁 중인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다. 고 강종완 조합원의 장례식이 진행 중인 전주에서 그들을 만나보았다.

 

 

 

 

“해고 스트레스, 전쟁 겪은 군인과 같아”

 

“14번째 희생자인 고 임무창 조합원의 죽음을 지켜봤을 때, 더는 죽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3개월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죽음을 대하니까 너무 슬프다. 그런데 노제를 몇 번이나 지내니 눈물은 나지 않는다. 그냥 가슴이 먹먹하다.”

 

해고된 쌍용차 비정규직 노동자는 빈소를 지키면서 이와 같은 죽음이 계속되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자신의 일처럼 아파했다. 아니, 자신의 일이라 더욱 아팠을 것이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아웃소싱 파견업체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한다. 최저임금에 가까운 수준이지만 그래도 살기 위해 일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엄청난 모멸감과 자괴감을 견디며 일해야 한다. 아웃소싱으로 다니는 공장은 노조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노조가 예전에는 어느 정도 보호를 해주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다. 해고되었다는 자괴감과 배신감, 그리고 쌍용차 해고자라는 낙인이 찍혀 그 시선을 견디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쌍용차 노동자들이 자살과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다는 것은 그 스트레스가 도를 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는 전쟁을 겪은 군인들의 그것과 같다고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많은 사람은 2009년 공장 점거를 풀고 쌍용차 공장이 정상 가동되었을 때, 쌍용차 문제는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다. 언론도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쌍용차 노동자들은 봉합되지 않은 상처를 견디며 살아갔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살기 위해 싸울 때, 우리는 그들을 강성노조라고 비난했고, 그들이 상처를 메우기 위해 기나긴 시간을 견딜 때, 우리는 그들을 외면했다.

 

 

[출처= 쌍용차비정규직지회]

 

 

“쌍용차 정리해고, 먹튀 자본의 계획된 살인”

 

“쌍용차는 정상화되면 복직을 시키겠다는 약속을 깼다. 사측은 2,646명이라는 정리해고 숫자를 채우기 위해 악랄한 방법으로 노동자들을 쫓아냈다. 밤늦게까지 집 앞에서 기다려 희망퇴직서에 사인하라고 협박하고 쉬는 날에는 회사에 와서 사인하라고 계속 전화를 했다. 그리고 지금 안 쓰면 퇴직금도 못 받는다는 거짓말로 노동자들을 속였다. 사측은 회사가 어려워서 그런다고 국민을 속였지만, 그것은 거짓이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때 정리해고 2,646명이 어떤 근거로 정한 것인지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쌍용차는 회계법인을 고용해 정확한 근거로 정했다고 주장했지만, 회계법인은 자신들은 쌍용차에서 준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것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쌍차조합원은 결국 정리해고 숫자는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고 강종완 조합원처럼 희망퇴직노동자도 사측이 회사가 정상화되면 복직을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사인을 한 것이다.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썩은 동아줄인 것을 알면서도 노동자는 믿고 싶었다. 회사의 그 복직이라는 말을 믿고 싶은 거다. 그렇게 무급자들도 1년을 기다렸고, 당연히 복직될 거로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회사는 왜 못 시키는지 성의 있는 답변도 하지 않고 양해도 구하지 않는다. 당연히 희망퇴직자들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회사는 무급자 복직 문제도 커지니까 현장노동자들에게 절대 무급자, 해고자를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고 한다.”

 

쌍용차는 정규직, 비정규직 가리지 않고 해고를 하면서 정상화되면 다시 복직시키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1년이 넘겨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많은 노동자와 가족들이 생계의 벼랑 끝에서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또 죽어가고 있다.

 

그래서 쌍용차 노동자들은 분명히 말한다. “사회적 타살”이라고.

 

“사람들은 쌍용차의 정리해고가 회사가 어려워서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쌍용차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회계를 조작하고 자산가치를 깎아내려서 회사가 어렵다는 것을 꾸몄다. 회계부정과 장부조작, 그리고 파산을 기획해서 노동자들이 파업하게 유도했다. 그리고 노동조합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파업했고, 정부는 우리를 불법과 폭력노조로 몰아붙여 공권력을 동원해 전쟁터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여론을 통해 우리를 비난하게끔 하였다. 회사는 거기에 앞장섰고.”

 

 

[출처= 쌍용차비정규직지회]

 

 

“희망을 쟁취하는 투쟁으로 승리할 것”

 

해고된 노동자들은 쌍용차 공장 앞에서 매일 출근투쟁과 집회를 개최하고 전국을 돌면 선전전을 하며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1주일에 한 번씩 전국 동시다발 1인 시위, 쌍용자동차 영업소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오는 5월 25일에는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힘겹지만, 이들은 투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나는 비정규직이고 다시 회사에 들어간다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하게 될 거다. 그래도 이 투쟁을 하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고 명예회복을 위해서 투쟁을 하는 거다. 우리의 해고는 회사의 어려움이 아니라 기획된 파산과 상하이차와 같은 먹튀 자본의 만행 때문이다. 그 사실을 우리는 밝히려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기적이어서도 아니고, 우리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는 사실. 우리는 사형선고에 맞서 살기 위해 투쟁했다는 그 정당함을 인정받기 위해 투쟁한 것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싶다. 그것이 명예회복이고, 회사복직은 당연하다.”

 

희망.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그 희망을 생계를 위해 떠난 사람들과 복직을 기다리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공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 싸울 힘과 분위기, 응원이 필요하다. 우린 그 희망을 주기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다.”

 

고 강종완 조합원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친절하게 심정을 고백한 쌍용차 해고노동자는 77일을 옥쇄투쟁을 했던 그 공장 앞에 서는 것이 지금도 힘들다고 한다. 많은 조합원도 사실 공장을 다시 보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그 상처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공장 앞에서 자존심을 건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 투쟁을 멈출 수 없다.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그러나 노동자가 고통 없는 세상, 해고되지 않는 세상. 그리고 쌍용차 노동자들이 다시 웃으며 공장에 복귀하는 그 희망을 되찾지 않는다면 노동자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

 

고 강종완 조합원이 부디 노동자 해고 없는 행복한 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 그리고 투쟁하는 쌍용차 노동자들이 희망을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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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7 14:34 2011/05/1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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