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넌 돌아갈 곳이 있어서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 돌아갈 곳을 바라는 건 삶을 유예하고 싶은 심정과 통하는 지도 모른다. 돌아가다, 돌아서 가다. 사람들이 어디론가 떠나지 못해 안달하는 것은 그저 돌아갈 곳을 갖기 위해서일까. 여기가 내가 돌아갈 곳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어쨌든 돌아왔다. 자, 그럼 이제는 어디로 돌아가야 하지?
같은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의미는 휘발해 버리곤 한다.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게 된 언어를 마주할 때면, 낯선 짐승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심경처럼 두려워져 도망치고 싶어진다. 그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 이들이 시인이려나. 돌아가다 돌아가다 돌아가다… 돌아버리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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