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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학교는 아산시 탕정면에 있다.
처음 이곳에 올 때는 낭만과 기대가 있었다.
차가 겁나게 많고 사람도 엄청 많고 쓰레기 가득한 강남을 벗어나서
이제 나도 인간답게 자연을 벗삼아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겠거니 했다.
원체 시골태생이라 고향의 품에 안기는 아늑함같은 기분을 기대했었다.
처음 몇 달은 물론 그랬다.
과 동기들은 서울이 아님을, 고립된 시골(대중교통도 없고, 교통수단은 셔틀버스 아니면 콜벤일 뿐)에서 학교를 다녀야 함을 슬퍼했다.
난 드넓은 캠퍼스를 날짐승처럼 뛰어다니며 좋아했다.
조깅을 즐겼는데 달려라 하니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런데 즐길걸 다 즐기고 정신차려보니 교수들이 엉망이다.
수업에 그렇게 준비없이 들어와서 책임감 없이 하다가 나가는 교수는 여기와서 처음봤다.
그나마 수업도 안 들어오기 일쑤다.
시험날마저 연락두절되는 교수도 있다. OTL
난 원래 지방대에 대한 편견이 없었는데
그러니까 사람들이 기를 쓰고 서울로 들어가려고 하는구나
대학 갈 때 In 서울 고집하는게 이런 이유 때문이구나 싶었다.
한마디로 수업 이렇게 개판으로 하는 학교 처음봤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니기로 결심했다.
중요한 문제는 또 하나 있다.
바로 이런 식으로 단 하나의 체험으로 지방대와 서울에 있는 대학을 차별하고 소위 대학 네임벨류를 따지는 속물적 근성이 내 안에 생기기 시작할까봐 하는 두려움이다.
예전에 이 비슷한 문제로 고민한 적이 있다.
엄마가 가난한 남자는 만나지 말라고 했다.
나는 분해서 엄마는 속물이에요! 라고 외쳤다. (속으로;)
그런데 그러다가 진짜 가난한 남자 1인을 겪었는데
그는 피해의식이 있었고 남을 묘하게 비난하는 재주가 있었다.
비교적 유복하게 자라 밝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윤마담은
솔찍히 진짜 사실 정말 상처 받고 극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상처야 시간이 약이지만
나는 무엇보다 가난한 자에 대한 편견이 생길까봐 두려워졌다.
세상 모든 편견들로부터 자유롭게 살고자 했으나
살아가면서 겪는 경험들이 그런 숭고한 마음씨를 비웃는 듯하다.
두 번째로 경계하는 이 편견.
학교 순위를 의식하고 서울과 지방을 차별하는 고약한 마음씨가 뿌리를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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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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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가 수업을 대충해서 인서울 하려는 건 아닌 것 같아 대충 하든 잘 하든 인서울하려는 거지. 지방대 중에 수업의 질이 현격히 떨어지는 곳이 많겠지? 상대적이겠지만 일반적으로도 좀 떨어지지 않을까? 교수들이 지방 돌다가 인정받으면 서울로 올라가니까.너네 학교가 진짜 이상한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나저나 내 경험을 일반화하지 않기란 정말 힘든 일이야... 하지만 이겨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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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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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내자 이겨내자~ 우리나라 서울-지방 양극화 너무 심한 것 같아요. 교육 하나만 보더라도. 일단 양질의 수업을 받고 싶은 굴뚝같은 마음으로 나도 인서울을을..부가 정보
들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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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편견이나 통념이란 게 보면, 이주노동자에 대한 태도나 반응을 봐도 그렇지만, 결과를 원인으로 혼동하는 와중에 호두껍질 마냥 단단해지는 것 같더라구요. 결국 깨진다곤 해도, 이 혼동이 개인적으로 그리 쉽게 걷힐 수 있는 것 또한 아니긴 합니다마는..; 어디에 계시기로 하든, 적어도 그런 혼동만큼은 말끔히 걷힐 수 있길 바라며.부가 정보
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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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내 주위엔 가난한 사람들 뿐이지만, 다들 성격 오지게 좋은데 ㅋ부가 정보
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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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소위 서울에 있는 소위 네임벨류 좋은 대학에 다녀본 적이 있는데, 말씀하신 그런 교수 있었어요.. 그 중 어떤 교수가 한번은 골프치러 가서 수업에 안들어오더라는.. 그러면서, 완전 엉터리 강의도 하고..그리고, 유복하게 자란 사람들 중에는 남을 (묘한 정도가 아니라)비열하게 비난하는 재주를 가진 사람도 있었어요.. 때에 따라, 비난 수준에서 멈추지 않기도 하고..
가난하게 자란 사람 중에 피해의식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부유하게 자란 사람 중엔 비열한 의식을 가진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가난하냐, 서울에 있는 대학이냐 이런 것들이 근본적인 부분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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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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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전 소위 지방에 있는 대학에도 다녀본 적이 있는데, 제 기억으로는 그 때 교수들이 더 좋았던거 같다는.. 위에 앙겔부처님께서 교수들이 지방 돌다가 인정받으면 서울로 올라간다고 하셨는데, 그 말은 거꾸로 보면, 박사 마치고 한창 연구열, 교육열이 왕성할 시기에 지방을 돈다는 말이니, 그럴 때 오히려 강의가 더 좋을 수가 많죠.. 한국의 대학에서 나이들수록 연구와 강의의 수준이 높아지는 교수의 경우는 아주 드물다는..부가 정보
마담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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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사람/결과를 원인으로 혼동한다는 말 - 그러니까 지방대 교수지.. 하는 생각?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완전 엉터리 교수를 만나서 그런 말이 절로 나오기도 했는데요 몸소 체험하는 것과 이성적인 생각이 따로 놀아서 혼란스러웠어요. 말씀처럼 편견의 호두껍질이 생기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부가 정보
마담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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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 제 주변에도 가난하고 성격좋은 사람들도 많았겠지만 워낙 특정인물 몇이 제게 끼친 영향이 커서.. 세상을 경험으로만 보면 안될텐데요. 저도 제 경험으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려고요. ^^부가 정보
마담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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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미/가난하냐, 서울대냐가 인격 형성의 근본적인 부분은 아닌 거 맞는데요, 또 그렇게 생각하려고 하는데요, 제 개인적인 경험이 제 생각에 큰 영향을 끼치네요. 가난하지만 밝은 사람, 명문대 안나와도 똑똑한 사람 만나봤으면 좋겠어요.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