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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16
    편견이 생기려고 한다(9)
    마담 윤

편견이 생기려고 한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아산시 탕정면에 있다.

 

처음 이곳에 올 때는 낭만과 기대가 있었다.

 

차가 겁나게 많고 사람도 엄청 많고 쓰레기 가득한 강남을 벗어나서

 

이제 나도 인간답게 자연을 벗삼아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겠거니 했다.

 

원체 시골태생이라 고향의 품에 안기는 아늑함같은 기분을 기대했었다.

 

처음 몇 달은 물론 그랬다.

 

과 동기들은 서울이 아님을, 고립된 시골(대중교통도 없고, 교통수단은 셔틀버스 아니면 콜벤일 뿐)에서 학교를 다녀야 함을 슬퍼했다.

 

난 드넓은 캠퍼스를 날짐승처럼 뛰어다니며 좋아했다.

조깅을 즐겼는데 달려라 하니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런데 즐길걸 다 즐기고 정신차려보니 교수들이 엉망이다.

 수업에 그렇게 준비없이 들어와서 책임감 없이 하다가 나가는 교수는 여기와서 처음봤다.

 그나마 수업도 안 들어오기 일쑤다.

 시험날마저 연락두절되는 교수도 있다. OTL

 

 난 원래 지방대에 대한 편견이 없었는데

 그러니까 사람들이 기를 쓰고 서울로 들어가려고 하는구나

대학 갈 때  In 서울  고집하는게 이런 이유 때문이구나 싶었다.

 

 한마디로 수업 이렇게 개판으로 하는 학교 처음봤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니기로 결심했다.

 

  중요한 문제는 또 하나 있다.

  바로 이런 식으로 단 하나의 체험으로 지방대와 서울에 있는 대학을 차별하고 소위 대학 네임벨류를 따지는 속물적 근성이 내 안에 생기기 시작할까봐 하는 두려움이다.

 

 예전에 이 비슷한 문제로 고민한 적이 있다.

 엄마가 가난한 남자는 만나지 말라고 했다.

 나는 분해서 엄마는 속물이에요! 라고 외쳤다. (속으로;)

 그런데 그러다가 진짜 가난한 남자 1인을 겪었는데

 그는 피해의식이 있었고 남을 묘하게 비난하는 재주가 있었다.

 비교적 유복하게 자라 밝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윤마담은

솔찍히 진짜 사실 정말 상처 받고 극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상처야 시간이 약이지만

나는 무엇보다 가난한 자에 대한 편견이 생길까봐 두려워졌다.

 

 세상 모든 편견들로부터 자유롭게 살고자 했으나

 살아가면서 겪는 경험들이 그런 숭고한 마음씨를 비웃는 듯하다.

 

 두 번째로 경계하는 이 편견.

학교 순위를 의식하고 서울과 지방을 차별하는 고약한 마음씨가 뿌리를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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