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떠도는 자료가 재밌어서 나도 한번.

생각나는 순서대로....

 

 

1. charlie haden & hank jones,  danny boy

 

맑스주의자이자 해방음악단(liberation music orchestra)의 리더, 프리재즈 뮤지션 찰리 헤이든도 좋지만,

울림이 풍부한 베이스로 소박한 연주를 하는 찰리 헤이든도 좋다.

건반 터치 하나에도 소울이 느껴지는 원로 피아니스트 행크 존스와 흑인 영가, 민요를 녹음한 앨범 중에서.

오래 불려진 노래가 가지는 작은 우물같이 마르지 않는 생명력. 

 

 

2. keith jarrett trio,  ballad of the sad young men

 

이 곡에서 게리 피콕의 솔로는 자코 파스토리우스가 a remark you made에서 들려준 연주와 함께 최고의 베이스 연주라고 생각한다.

 

 

3.  smashing pumpkins,  landslide

 

플리트우드맥의 원곡. 특히 가사를 좋아한다.

 시간과 나이듦에 대한 관조라고나...

 

 

4. bill evans & jim hall ,  my funny valentine

 

재즈를 듣는다는 말과 스콧 라파로가 있던 시절의 빌 에반스 트리오를 좋아한다는 말은 동어반복이라 생각하기에,

그밖에 각별히 생각하는 'undercurrent'  앨범 중에서 한 곡.

대화는 꼭 말로 해야하는 건 아니다.

 

 

5. pixies,  debaser

 

태초에 픽시즈가 있었다.

너바나와 펄잼이 대폭발하기 이전, 땅밑에 꿈틀대던 마그마 같은 곡.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자주 애용한다.

 

 

6. red house painters, all mixed up

 

아무리 발랄한 노래라도 우울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뮤지션, 마크 코즐렉이 이끌던 밴드.

원래 방정맞은 노래를 잘 하던 카스의 곡이지만,  세상 산 다 사람의  읊조림으로 재탄생했다.

찬 물 한 바가지를 껴얹은 듯한 느낌.

 

 

7. stan getz,  first song (for ruth)

 

찰리 헤이든이 아내 루스 헤이든을 위해 만든 노래.

스탄 게츠가 세상을 뜨기 직전에 가졌던 코펜하겐 공연 실황 앨범에 케니 베론과의 단촐한  2중주로 담겨 있다.

젊은 날의 산뜻한 보사노바풍 블로잉이 아니라 죽음을 앞 둔 대가의 처연함이 있다.

 

 

8. tuck and patti,  time after time

 

80년대 신디 로퍼의 명곡.

처절한 신디 로퍼, 상큼한 INOJ, 신나는 슈가레이, 관록의 마일즈 데이비스의 연주도 좋지만

기타 반주 하나에 단촐하게 노래한 이 곡이 최고.

 

 

9. the beatles,  eleanor rigby

 

점점 깊어져 가던 시절의 비틀즈.

 외로운 사람들, 정말 그들은 어디서 오는 걸까?

 

10. jimi hendrix,  little wing

 

작은 날개. 채 펴기도 전에 으스러지고 마는 작은 날개.

이 곡이 그렇다. 꿈틀꿈틀 하다 뭔가 시작하기 전에 끝난다. 

 

 

11. bob dylan,  you belong to me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 연인에게 "당신이 없는 동안 그리울 거예요, 돌아올 때까지 당신이 내 사람이란 걸 언제나 잊지 말아요" 라고 고백하는, 그냥그냥 심심한 사랑 노래.

 

 

12. goo goo dolls,  name

 

어릴 때 관심있게 보던 빌보드 락 차트 중에서 마음에 남아있는 곡.

꿈이 깨어지고 난 뒤에 남은 것에 관하여...

 

 

13. elvis costello and burt bacharach,  I still have that other girl

 

나이 먹은 펑크 락커와 전성기 20년 지난 작곡가의 회춘작 중에서 한 곡.

중산층스러운 팝의 대가 버트 바카락의 곡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곡이 수록된 앨범만은 아주 좋아한다.

'팝'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올 수 있는 음악의 최고 수준.

 

 

14. 천지인,  청계천 8가

 

대학 들어와서 처음 들었던 노래.

집에서 민중가요를 듣지는 않지만 이 곡만은 가끔 찾아듣는다.

 

 

15. miles davis,  springsville

 

봄이 오면 창문을 열고 오래 쌓인 먼지를 닦고

마일즈 데이비스의 springsville을 들어야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9/09 00:57 2007/09/09 00:57
http://blog.jinbo.net/postino00/trackback/11
  1. 2007년 9월 9일, 좋아하는 노래들

    FROM 2007/09/09 22:44  삭제

    고등룸펜님의 [내가 뽑은 열 다섯 곡] 에 관련된 글. 대중음악 평론가들이 자주 하는 일(짓) 중에는 "역사상 최고의 앨범, 노래, 뮤지션 순위"매기기가 있다. (국내에서든 외국에서든) 그들은 순위를 뽑으면서 대부분 이런 변명을 한다. 1) 음악에 순위가 있다는 생각은 용납할 수 없다. 2) 하지만 "우리"는 순위를 뽑아 보면서, 아직까지 인정받지 못했지만, 함께 이야기해볼 만한 음악을 &q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구멍 2007/09/09 0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ixies는 최근 라이브가 89-91년도 라이브보다 더 좋던데요. 이제 새 앨범을 내는 일만 남은 것 같네요. 당뇨가 걱정되는 프랭크 블랙의 장수를 빕니다^^;

  2. 고등룸펜 2007/09/09 0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새 앨범이 나오긴 나오나 보네요. 옛날처럼 노래부를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