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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22
    서울 지하철에서 석면 검출
    삐딱이
  2. 2006/12/23
    SERI 보고서 목차
    삐딱이

서울 지하철에서 석면 검출

서울 지하철에서 석면 검출

 

출근 길 시민들로 혼잡한 승장장 앞으로 전동차가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달려와 멈춘다. 전동차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시민들 머리 위 천장에는 갖가지 설비와 배관들이 어지럽게 붙어 있다. 곳곳에 낡은 흔적이 역력하다.

뿜칠로 마감된 표면엔 어디선가 새어든 물기에 들뜬 부분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달려드는 전동차가 일으키는 진동과 바람에 부딪힐 때마다 금방이라도 부스러져 내릴 듯 위태롭다.


 

 

 
뿜칠된 표면이 조금씩 떨어져 나가 아예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난 곳을 찾아내기도 어렵지 않다.

아래에 오가는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부스러져 내렸을 이 천장 표면에는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먼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트레모라이트가 최대 15%나 섞여 있다. 석면먼지에 ‘소리없는 살인자’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극미량만 호흡을 통해 사람의 폐 속에 들어와 박혀도 수십년 뒤 폐암과 악성중피종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방배역에서 잠실 방향으로 다섯 정거장 떨어진 선릉역과 삼성역.

2호선 역 가운데 여섯번째와 세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이들 역 승강장 위 쪽은 매끈하게 단장돼 있다. 2003년 냉방설비 공사를 하면서 아래 쪽에 새로 천장을 덧대 어지러운 배관과 설비들을 모두 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승강장 천장 위쪽 표면에 20여년 전 뿜칠된 마감재에도 석면이 함유돼 있다. 이티에스컨설팅의 분석 결과 선릉역 승강장 천장 뿜칠 마감재에서는 2%의 백석면 뿐 아니라 백석면 보다 발암 위험성이 높은 갈석면과 청석면까지 미량 검출됐다. 삼성역 승강장 뿜칠 마감재에는 트레모라이트가 5%나 함유돼 있었다.

방배역 가장 위험…이용객 많은 선릉·삼성역도 심각
냉방공사 때 ‘석면철거 허가제’ 불구 비용없어 눈가림


석면이 함유된 천장에서 벌어지는 냉방공사 과정에서는 석면먼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천장에 설비를 달아매려면 표면 곳곳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3년 이뤄진 삼성역과 선릉역 냉방공사는 승강장 천장에서 날리는 석면먼지는 고려조차 않고 진행됐다. 공사중 발생한 석면먼지 일부가 작업자와 지하철 이용객의 폐 속에 들어가 박혀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당시 이 두 역의 이용객은 하루 20만명이 넘었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석면먼지에 노출됐을 법한 사람들은 두 역에서 냉방공사를 한 작업자나 공사가 진행될 당시 두 역을 이용했던 시민들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 이뤄진 서울지하철공사 노·사 공동 지하철 석면실태 조사에서 승강장 천장이나 벽 등의 뿜칠된 표면에 석면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진 역은 모두 14개나 된다.

이번에 석면이 검출된 승강장 천장과 벽 등에서는 1984년 2호선이 개통된 이후 지금까지 냉방설비 공사 이외에도 엘리베이터 설치는 물론 전기, 통신, 소방 등 각종 시설물을 설치·교체하는 소규모 공사가 수시로 진행됐다. 이런 모든 공사과정에서 석면먼지 유발 가능성은 고려되지 않았다.

박동필 서울지하철공사 환경관리팀장은 “천정의 텍스타일이나 바닥 냉방장치 연결부 등에만 석면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 승강장 천정에 석면이 들어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동부가 석면자재를 다루는 작업자와 주변 환경을 보호하려고, 석면먼지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공사는 지방노동사무소의 허가를 받아 하게 한 것은 2003년 7월부터다. 따라서 서울지하철공사가 냉방공사를 하면서 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그 뒤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냉방공사 9건은 석면철거 허가를 받아 시행했다.

하지만 이것은 면피용 눈가림에 불과하다는 것이 노조 쪽 주장이다. 허철행 서울지하철노조 산업안전부장은 “그나마 석면작업 허가를 받아서 한 냉방공사마저도 발주처인 지하철공사 쪽에서 석면작업 비용을 감안해주지 않는 바람에 시공업체가 제대로 시행한 것은 연결부 가스켓 해체작업 정도가 전부”라고 주장했다. 위영오 노조 추천 환경감독관은 “석면 철거를 제대로 하려면 공사비에 맞먹는 비용이 추가로 소요될 수도 있다”며 “이런 비용을 고려해주지 않은 것은 석면제거를 제대로 시킬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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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느님의 [SERI 전망 2007] 에 관련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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