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날카롭게 번쩍이는 침을
망설이지 않고 쑥, 쑥 꽂는다.
침 끝에는
잘 훈련된 눈이 달려 있어
얽혔거나 막힌 곳을 찾아낸다.
소리의 서식지는 다르다.
마음으로 앓는 소리는
아프지만 외면하기 쉬운 것이어서
흩어진 뒤에야 자취를 찾듯
안개 자욱한
늪 주변을 뒤적거릴 수밖에 없다.
그는 오늘도
주파수 맞춰가며
침 대신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