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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05
    이런 집회 분위기(4)
    누운 풀

이런 집회 분위기

11월 22일. 민중총궐기 집회.

서울과 지방은 '늦가을 날씨처럼' 엄청난 온도 차이를 보였다. 

난 서울에서 집회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 분위기에 대해 생각해봤다.

전교조 연가투쟁에서부터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그리고 이어지는 민중총궐기 집회.

앞에서 극을 하든. 율동을 하든, 노래를 하든 별 반응이 없다.

그나마 전교조 선생님들은 학생들 율동도 좀 따라하고, 종이비행기도 접어 날리고...

그러나, 전반적으로... 흥이 날 리 없다.

매번 똑같은 집회 방식, 똑같은 순서로 배치되는 연사.... 심지어 한 말씀 하러 단상에 오르는 분들은 밑에서 듣고 있는 사람들 고려도 하지 않고, 이 말 저 말, 했던 말 또 반복....

하루종일 앉아 있는 사람 입장에선, 나도 바쁜데 서울까지 왔는데 말야, 맨날 참석해서 고맙다고 이름 부르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사진파일을 정리하다가 빨려들어갈 것 같은 장면이 담긴 걸 하나 발견했다.

 

 


 

1988년 4월 30일

세계노동절 100주년 기념 한국노동자대회

 

뒷모습이 담긴 사진이지만 그날의 열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87년 노동자대투쟁의 승리감으로, 전노협 건설을 향한 열망으로 달려온 노동자들이라 분위기가 오를대로 올랐다.

그때는 형식보다 내용에 공감해서 집회에 참여했다.

지금은? 다 아는 내용에 똑같은 형식.... 뻔한 전개 과정.... 지금 당장, 그때같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고민을 해봐야 한다.

 

29일 명동입구에 꽤 많은 대오가 모였다. 방송차가 없으면 이젠 구호도 못 외치는 대오가 되어 버린 거 같아 너무 씁쓸했다. 그때, 금속노조 한 동지가 '동'을 떴다. 구호도 선창하고, 노래도 같이 부르자고 하고...

그래! 기억난다. 예전엔 가두에 나가서 시민들을 향해 인간마이크도 만들어서 우리 요구를 전달했고, 곳곳에서 정치토론도 벌였다. 80년대 방식이라고? 옛것에서 찾아야 할 게 있지 않을까....   

 

위 사진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건 무대다. 무대는 높지 않다. 무대 주변에는 밤새 학생회관에서 썼을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무대를 높이 쌓고 우러러 보게 하지 말고,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배치를 고민해봐야겠다. 물론 내용이 중요하다. 그러나 형식도 중요하다.

 

'세계노동절 100주년 기념 한국노동자대회' 포스터

* 당시 포스터는 두 종으로 만들어졌다. 다른 하나는 좀 작은 사이즈다.

* 100주년 기념이라고 대회를 치렀으나, 실은 100회가 맞다. 4-5년 후 이를 알고 그때부터 바로 세기 시작했다.   

 

 


 

에고~ 사진찍는 것 공부좀 해야겠다. 카메라도 하나 장만하고.... 일단 이렇게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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