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선조 25/05/04 (계해)條 2번> 기사
임진왜란 초기 조선군의 방어선이 경기도 일대까지 밀렸을 때 조정에서 평양으로 피난가는 절차를 의논하던 중에 선조가 대신들에게 물었다.
"적병이 얼마나 되던가? 절반은 우리 나라 사람이라고 하던데 사실인가?"
원문은 이렇다. "賊兵幾何? 半是我國人云, 然耶?" 여기서 '우리 나라 사람'의 원문이 我國人이란 것이다. 물론 國이란 것은 중국의 전통적인 '천하국가'관에서 천자가 다스리는 四海, 곧 天下 다음 가는 영역인 邦, 곧 諸侯國을 지칭하는 개념일 것이다. 그러니까 조선은 중국의 하나의 제후국으로서의 인식 속에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國의 관념이 결정적으로 해체되는 것은 물론 1894년의 청일전쟁과 그 무렵 동아시아가 겪은 '천지변동'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선조가 '我國人'에 대해 매우 섭섭해 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원형적인 民族으로서의 의식의 단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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