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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취향

언어와 육체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내 오랜 연애관은

얼마나 우스운 표현인지,

정작 그 깊은 공감과 전율의 순간들을 위해

상대방이 갖춰야 할 덕목들이란 건 다분히 물질적인 것이었다.

 

어떤 종류의 언어를 구사하기 위한 조건

어떤 취향을 향유하기 위한 기본적인 삶의 조건

어떤 판타지를 충족 시켜줄 수 있는 매력적인 조건

사람들은 그것을 학력과 경제력과 외모 등등의 단어로 표현한다.

 

단지

특정 시간과 특정 장소의 맥락에서

앞뒤 볼것 없이 상대방에 몰입하는 내 감정과

관계에 대한 지극히도 위험하고 유연한 해석력은

통속적이라 칭해지는 기준들을 무시한 듯

끊임없이 오랜시간을 떠 다녔지만

결국 수많은 좌절은 물질성에 기반한 내 취향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Romance on a global stage (세계무대에서의 연애?)라는

이번학기 리포트를 위한 책을 읽으면서

저개발국 여성과 '선진국' 남성 사이의 연애와 결혼 사이에 놓여진

경제력, 환타지,자본, 육체 등등의 조건이

내 연애 취향의 물질적 조건과 그렇게도 다른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개인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자본'의 상호교환은

가시적으로 혹은 비가시적으로 어떤 연애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물론 구조 속에서 결정되는 사적 영역에서의 자본의 교환방식과 유통과정은

그/녀들이 놓여있는 구조적 맥락에 따라 소유한 자본에 대한 해석, 교환방식 그리고 발생하는 온갖 '문제'들이 다른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국제결혼 주선회사인 '세계로 국제결혼' 그리고 나의 '물질적 취향'은 근본적으로 아주 다른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누군가는 돈에 팔려온 것이고, 누군가는 '순수한' 연애와 결혼을 한 것이라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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