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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매력적이었다.

큰 키

잘 생긴 얼굴

부드러운 목소리

수줍게 걸어대는

스물아홉 남자의

작업

 

이사람 저사람 몰려든 술자리에

어느새 나타난 낯선 그와

같은 방향이라는 이유로 택시를 타고

집에 오는 길

따뜻한 온기를 안고 걸어오는 작업에

술취한 내 외로움이

위태로웠던 순간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포카라

그곳이 고향인 그는

아름다운 안나푸르나의 이미지 그대로 였다.

 

묻지도 않았는데

그가 얘기했다.

 

순대 알아요?

나 수원 남문에서 순대 만들어요.

같이 수원가요.

 

거칠게 느껴졌던 택시 기사의 운전이

고개를 돌려 창 밖을 응시하는 내 침묵이

한 통속이 된 듯한 시간.

 

그는

잘 생기고

작업에 능한

선수

단지 그뿐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지 그뿐인 것

그런 건 세상에 없다.

 

표현해서는 안 되는

그런 이유로

가슴이 저릿하다.

위태로웠던 순간의 내 단호함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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