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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은 신영식 하면 소년신문에 연재되었던 네컷만화 똘배를 떠올린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뜻이리라. 하긴 언제부터인가 똘배가 신영식 선생의 대표캐릭터가 되어 이런저런 여러 만화에 등장하기도 했었으니까.
그러나 나의 경우 신영식 하면 똘배보다도 액션만화작가로서 먼저 기억한다. 이근철 선생이 어느새 만화방에서 보이지 않게 되어 버린 이후, 한국액션만화의 정통을 이었던 작가로서. 치밀한 상황설정, 박진감넘치는 연출, 그리고 디테일하면서도 스케일 큰 스토리까지. 아직도 그 뒤를 잇는 작가가 나오지 않았다 할 정도로 그의 액션만화는 그야말로 독보적이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그 만화 상당수가 반공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다는 것. 하지만 그조차도 그 시대 상황을 고려한다면 그리 흠잡힐 일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액션만화 작가로서 아주 훌륭한 소재인 반공과 냉전이라고 하는 현실을 만화로서 잘 구현해냈다고 하는 데에서 진정한 액션만화의 대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감히 그 뒤를 이을만한 작가가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1950년생. 올해 나이 우리 나이로 57살이다. 만으로는 56살. 환갑을 넘기는 것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되어 버린 요즘 너무나도 이른 나이다. 하는 일 없이 밥이나 축내는 어떤 이들에 비해서 너무나도 너무나도 이른 이른 나이다. 하늘이 그의 재능을 시기한 것일까? 아니면 더 이상 그의 자리가 없음을 안타까워한 것일까? 그 재주와 그 작품에 어울리지 않게 소리없이 어느 한 순간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싶더니, 이렇게 너무도 일찍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아직도 그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는데. 그 흥분과 그 전율을 아직도 또렷이 떠올릴 수 있는데. 제목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그 많았던 만화 가운데에서 오로지 그만의 치밀하고 박력있는 장면 장면을 아직도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는데.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아직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 이제 추억만이 그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고우영... 박봉성... 이제는 신영식까지... 어린시절 나를 울고 웃게 만들던 그 대단하던 만화가 선생님들도 이렇게 세월속에 하나둘 사라져 가는 것일까? 이제 또 누가 다시 그들의 뒤를 이을까? 세월의 무상함이 몸서리쳐지도록 시린 밤이다.
시간은 너무도 무정하고 무심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부디 극락왕생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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