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셧다운제

from 잡기장 2011/03/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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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게임 셧다운제에 찬성하는 쪽이다. 비록 경험적으로 그것이 게임 중독 문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적어도 충분한 수면을 지키기 위해 인류가 노력했다는 흔적 하나를 남기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다만 그것에는 하나의 조건이 붙어있는데 오후 3시 정도에 학업 셧다운제가 걸려있다는 전제이다. 솔까 0교시부터 한밤중까지 학교니 학원이니 뺑뺑이 돌려놓고 집에 와서 좀 쉬어보려는데 수면이 중요하니 내일 정상적인 학업에 지장이 있니 개소리를 듣는 것은 건강에 좋을리가 없잖아.

 

  여가, 수면, 학습. 어른의 경우라면 여가, 수면, 노동의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 하지만 높으신 분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황금비란 항상 여가를 최대한 단조롭고 짧게 만들자는 거라 맞춰주기 괴로운 구석이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높으신 분들의 이 괴로운 구상이 게임 중독을 막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람들이 게임 외에 다른 다양한 여가를 갖는 것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도시에서 지하철 끊길때쯤 중고삐리가 즐길만한 여가 중 그나마 건전한게 게임이나 만화책 같은 거 아니냐는 거. 우리집 주위 학생들이 오토바이 절도 및 폭주나 수퍼 유리창 깨고 술담배 도적질을 하지 않고 얌전히 게임을 하며 밤을 지샌다는 것은 주민 한 사람으로서 다행한 일 아니냐는 거지. 반면 학업 셔터제, 즉 학교 3시 반에 영업 끝내고 학원들을 모두 폐쇄시켜버리면 애들이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여가의 폭은 상당히 넓어지게 된다. 여행이라던가 자전거를 탄다던가 알바를 한다거나 오토바이 면허를 딴다거나 ...

 

  사실 게임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에게 셧다운제 따위가 큰 골치가 아닐 것이다. 뭐 문제에 대한 여러가지 합법 혹은 비합법 솔루션들이 있으니까. 이 친구들의 혹은 우리들의 진정한 골치는 어른이 되어서도 게임이나 술먹는거 외에 즐길만한 취미가 별로 없다는 것이고 혹 있더라도 즐길 시간 혹은 즐길 돈이 참 애매하다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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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3 17:26 2011/03/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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