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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마음이 무너지기도 한다. 마치 우주가 무너진 듯이.

그땐 어떤 생각도, 행동도 제 길을 찾아가지 못한다. 

 

마음이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알고 난 후엔,

타인의 전혀 앞뒤가 안맞는 행위나 이야기에도

전보다 쉬이 흥분하거나 실망하지 않곤 한다.

혹 불편한 마음이 들어라도, 나는 (또는 타인은) 왜 그렇게 되었을까 생각하곤 한다.

그에게는 지금이 폐허인 순간일 수도 있고,

또는 아직 남은 흉터를 나와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순간에는 흥분이나 실망보다, 열린 마음과 이야기가 필요하다.

아마도, 지나가는 행인1이 그런 행동이나 이야기를 던졌다면 마음이 잠깐 습해지는 걸로 그만일지 모르지만

지인1과의 사이에서 발생했다면 진짜 이야기가 필요한 때일지도 모른다.

지인에게도, 나에게도.

상대를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나를 잘 이해하기 위해, 상처로 인해 뒤틀어지는 마음을 잘 잡아가기 위해.

 

 '트라우마'에서 주디스 허먼은, 유사한 상황을 경험 한 사람들이더라도 모두에게 트라우마로 남지만은 않는다고 한다. 사람마다, 상황에 대한 사회적 인지 여부, 그리고 곁에 있는 이들의 신뢰와 애정이 트라우마를 회복해가는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오래전 읽은 책이지만, 기억에 의하면 그렇다)

자기 마음의 힘이 제일 중요하지만, 곁에 있는 이들의 현명한 에너지가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요즘 낯선 행동들을 많이 했다.

길에서 서럽게 울고 있는 아이를 보고는 덩달아 습해져서는 끌어안고 이야기를 해주고

친구사촌오빠 결혼식에 가서는 처음만난 혼자있는 외국인 신부 옆을 지키고 말 걸고..

예전이면 마음만 짠하고 말 상황들인데

왠 오지랖이냐 싶으면서도, 무슨 자석마냥 그들 곁에 더 있어주고 싶고 이야기를 더 듣고 싶고,  그런다.

왠 오지랖이냐 싶으면서도..

어쩌면 그게 나를 위한 치유의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근데. 그렇게라도 그가 힘을 받는다면

그리고 그로인해 그도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그러면 더 좋겠다고.

 

그리고 나는 오늘도 친구들에게 전화를 한다.

"나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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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5 15:35 2012/07/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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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부처 2012/07/25 16:14 URL EDIT REPLY
아.... 참 페이스북같은 조으다 버튼이 없어서 아쉬운 순간이 있네여.
무주 | 2012/07/25 16:45 URL EDIT
수정중이었는데 다녀가셨군요.
조으다 클릭 하나로 지나가시려고요?
댓글이 더 좋아용^^ 민망해도 댓글달아줘요 ㅋㅋ
앙겔부처 | 2012/07/25 17:12 URL EDIT
이 댓글에도 조으다가 필요한데? ㅋㅋ 저도 댓글달리는 게 백배 좋긴해여 ㅋㅋ
숲날 2012/07/25 17:07 URL EDIT REPLY
조으네요:D
무주 | 2012/07/27 16:34 URL EDIT
요것도 조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