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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네트워크센터 논평]
인권침해 인터넷 행정심의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 국가인권위원회의 정보통신심의제도에 대한 개선권고를 환영하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인터넷 행정심의 제도의 인권침해성을 지적하며 이를 민간자율심의기구에 이양할 것을 지난 15일 방송통신위원장에게 권고하였음이 오늘 알려졌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현재 인터넷 심의 권한은 「방송통신위원회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에 의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에 부여되어 있다.
인권위가 우선 주목한 점은 현 심의제도를 공공기관이 국민의 비판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방통심의위는 줄곧 자신들이 독립적인 민간기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왔다. 그러나 최근 법원이 이 기구를 행정기관으로 인정하였고, 일선에서는 이 기구의 시정요구를 사실상 행정처분으로 받아들여 거의 수용하는 상황이다. 인권위 역시, 그 위원을 대통령이 위촉하고,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며, 필요한 운영경비를 국가로부터 보조를 받을 뿐 아니라, 그 심의 결과를 형사처벌로써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방통심의위를 행정기구라고 보았다.
따라서 그간 방통심의위가 행정기관이 아니라는 해괴한 핑계로 시정요구 대상 게시물의 작성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나 통지 없이 일방적으로 조치해온 것은 적법절차를 회피한 행위라는 것이다. 특히 인권위가 문제로 삼은 것은 '불법정보', 즉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제44조의7에 규정되어 있는 심의대상과 심의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행정기관이 적법절차의 원칙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통제하는 인터넷 심의는 비록 사후적으로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헌법에서 금지하는 검열로서 기능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이 인권위의 핵심적인 판단 내용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방통심의위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인터넷 심의가 표현의 자유 침해이며 검열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오랫동안 지적하여 왔다. 2MB라는 표현이 대통령의 인격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언어순화'하라는 요구를 받은 이들, 비무장 시민들에게 장봉을 휘두른 조OO 경감의 사진이 해당 경찰의 초상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삭제'하라는 요구를 받은 이들, 또한 '쓰레기시멘트'의 유해성을 지적한 글이 시멘트업체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삭제'하라는 요구를 받은 이를 생각해볼 때, 인권위의 이번 판단은 지극히 상식적이며 정당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즉각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여 방통심의위의 인터넷 행정심의 기능을 중단시키고 이를 민간자율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이며, 방통심의위의 검열에 대한 판단을 진행하고 있는 모든 법원 역시 인권위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더불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 명예훼손과 모욕 논란에 대하여 일각에서 제기하는대로 형사벌을 강화할 것이 아니라, 인권위의 지적대로 식물화되어 있는 명예훼손 분쟁조정 제도와 사법부의 신속 간이한 절차의 활용과 신설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010년 10월 18일
진보네트워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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