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벽에 그나마 돌던 온풍기가 꺼졌나 보다. 낮에는 더워 거추장스러운 오리털 파카가 밤에는 위력을 발휘한다. 모자부분만 따로떼어 눈 코만 내놓고 머리를 다 가리고 잤다. 일어나 간단한 세면만하고 짐을 꾸리고 내려왔다. 어제 점심먹었던 곳에서 면하나 먹자고 나오는데 저녁먹었던 집 주방장이 나와서 인사를 한다. 나도 인사를 하고 이제 뤄양으로 간다고 했다. 바로 위에 점심먹었던 주방장이 나온다. 작별인사를 했다. 으리상 둘 중의 어느 한 군데로 들어갈 수는 없는 일, 그냥 가자.

 

2.

소림사 앞에서 뤄양(낙양)가는 버스가 선다 하지만 죽 걸어 입구로 나왔다. 한 아저씨에게 뤄양(낙양)-공공치춰(버스)하며 물어보니 저쪽으로 가란다. 한 아줌마가 다가온다. 뤄양? 그렇다고 하니 15원이라며 따라오란다. 따라가다 또 한 소형버스 안내원이 뤄양 한다. 이차는 이제 나만 타면 바로 출발할 테세다. 저번 만리장성에서 기다렸던 기억이 있어 이 차에 올랐다. 먼저 나를 데려가려 했던 아줌마와 안내원이 뭐라고 싸운다. 좀 난처한느낌. 차는 바로 출발한다. 아침 숭산의 자태도 볼 만하다. 늘어서 있는 쿵푸학원들, 크고 작은 각 운동장에나와 훈련에 열중이다. 수천규모부터 십여명까지, 한 대여섯살로 되어보니는 꼬마아이도...  이곳의 규모는 어림잡아 수만명 규모이다. 이렇게 훈련생으로 있다가 경연대회에서 튀어 스타가 되는 경우가 있다 한다. 마치 미 흑인들이 NBA농구선수의 꿈을 가지듯 말이다. 스타가 안 되는 대부분의 사람은 뭘 하며 살까? 자기 직업선택은 얼마나 자율적인가? 어찌되었든 열심이다. 좀 더 지켜볼 일이다.

 

3.

이번의 차타기 선택은 그야말로 약삭빠른 선택이었다. 안내원은 10분정도가다 다른 차에게 나를 인도한다. 이 차는 내가 오던 소림사쪽으로 다시 간다. 소림사앞 공안들이 입구를 막고있다. 차는 뤄양으로 출발한다. 이 버스는 완행버스다. 여행자들에게 완행버스는 마치 여행을 위한 버스와 같다. 여기도 뤄양으로 바로 직행하는 버스들이 있다. 이 버스는 모든 정류장에 다서고 심지어는 한 1분이상도 기다려준다. 아저씨가 먼저타고 막 손짓하니 아줌마와 딸이 집에서 뛰어나온다. 사람들이 자신의 목적지 만이 아니라 그 목적지 까지의 길과 그 속의 사람들이 중요하다면 완행도 살아남을 틈새가 있을 것이다. 식당이 사랑방과 같은 소통의 공간이듯이 이 완행버스에서도 사람들은 안부를 묻고 소식을 나누는 장소이다. 여행객들은  그 공간에 함께하고 한마디 거들기도 하고 묻기도 하고... . 다시 여행에 대해 생각해본다.

 

4.

버스는 뤄양 터미널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꼭 지도를 보고 숙소를 찾아가자. 천향빈관을 찾았다. 겉보기는 깔끔한 호텔이었다. 이틀을 묵기로 했다. 가격은 욕실없는 1인실이 90원이었다. 그런데 이 방이 난방이 안되는 방이란 사실은 밤 늦게 까지는 몰랐다. 모래인 12월 8일에는 서안가는 기차를 타야한다. 뤄양 기차역으로 갔다. 뤄양가는 2층 관광기차그림을 그리고 2층자리를 1순위로 동그라미치고 해서 창구에 줄을 서고 노트를 내밀었다. 메이요우 없단다. 다시 열차시간표를 보고 경우의 수를 둘로 나누어 다른 창구에 노트를 내미니 침대칸은 없고 부드러운 좌석칸이 있단다. 좋다고 하고 돈을 지불했다. 훨씬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5.

오늘은 뤄양시내를 걷기로 했다. 지도로 숙소위치도 확인했고 기차역 반대편으로 죽 걷기로 했다. 한 작은시장이 보여 한바퀴 돌아보는데 속에 든것없는 호떡을 바로 구워낸다. 량거 두개를 달라하고 한 2원쯤을 내미니 8개를 싸주려 한다. 고개를 저어 1원을 주니 호떡 4개를 준다. 걸어가며 두개를 먹었다. 좀 싱거운데 보통 면이나 반찬 국등과 함께 먹는 거 같다. 로타리 공원이 나오고 우회전했다. 가다보면 뤄양박물관과 황성공원이 나올거야. 이 곳은 낙양의 신시가지인가 보다. 아디다스 등등의 매장과 옷 부띠크등의 상점들이 죽 늘어서 있다. 한 40분걸으니 박물관이 나온다. 뤄양은 2세기부터 6세기경까지 삼국시대와 북위의 수도였던 곳이었다. 현대에 들어 인구 3만으로 황폐해졌다가 최근 다시 300만이 넘는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도시들은 그 팽창을 멈추지 않는다. 전시는 출토된 연도를 기준으로 되고 있었다. 80년대초부터 올해 출토된것까지 계속 발굴작업이 진행중이었다. 고고학자들이 실제 할 일이 많은 나라가 중국이거 같다. 당시의 앙증맞은 인형 도기들이 눈길을 끌었다.

 

6.

황성공원은 유원지로 공원만은 2원, 동물원 놀이공원까지는 15원 받고 있었다. 공원만 둘러 보기로 했다. 한 4-5미터 되는 석고 여인상이 중심이었다. 한 여성이 같은 우아한 포즈를 지으며 사진을 찍는다. 공원을 나와 낙양 옛시가지 쪽으로 가기로 했다. 오던길을 다시가서 로타리 반대방향이다. 낙양에서 꼭 먹어봐야 할 요리가 수석요리란다. 풀코스는 24가지 요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탕이 주요리란다. 한 시간 넘어 걸어가는데 위치를 잘 모르겠다. 큰 시장 골목이 나온다. 죽 들어가니 여기가 낙양의 옛 시장이다. 아마 시장이 가장 변하지 않은 곳인거 같다. 어머니와 한 6살 7살때쯤 찹살순대 먹었던 종로 4가 광장시장의 그 순대집들의 모양세, 하늘이 중간에 뚫린 구조는

얼마전 가도 그대로다. 옛 낙양의 2층 목조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 만두집에 들어가 만두한판시켰는데 먹다가 3개를 남겼다. 길거리 음식은 거의 밀가루 음식이다. 제대로 된 걸 먹자. 이집저집고르다 한 식당에 들어갔다. 소고기 철판요리와 오이무침과 밥을 시켰다. 중국에 와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요리였다. 가격도 적당하고... .

 

7.

시장에서 나와 돌아가는 큰 길로 나섰다. 대형 할인점이 있다. 도난때문일까? 샴푸 작은거하나 샀는데 계산을 코너별로 해서 비닐 봉지에 밀봉한다. 나갈 때는 꼭 영수증을 반쯤 찟는다. 처음에는 몰라 입구 직원의 눈총을 샀다. 다시 걸어서 로타리에 도착했다. 시간은 저녁 8시 30분이 넘어가고 있다. 한쪽에는 중국 전통 무용체조하는 50여명의 아줌마들, 한쪽은 태극권하는 몇 명, 칼 춤 추는 사람, 북춤 추는 사람등 다양하다. 남녀비율은 1대9혹은 2대8 여성이 압도적이다. 남자들은 어디로 갔나. 실제 중국 가정에서 남성들이 저녁식사를 담당하고 있다 한다. 구 시장 반찬가게에 반찬사러오는 사람은 다 남자였다.

 

8.

오늘 한 7시간정도 좀 걸은거 같다. 무단횡단도 한 십여차례. 중국엔 신호등 그냥 기다리는 차와 사람이 없다. 열에 한둘정도. 티비에선 신호를 지키자는 공익광고를 내보낸다. 하지만 사람들은 차와 그렇게 어루어지는 거 같다.

 

 

041206 여행11일차

(잠) 11700원(100원)

(식사) 점심 빵 130원(1원)

         저녁 소고기철판 3380원(26원)

(간식) 물 200원 (1.5원)

          귤 260원 (2원)

(입장) 뤄양박물관 1300원(10원)

          황성공원 260원(2원)

(기타) 샴푸 2210원(17원)

          노트 570원(4.5원)

.........................................총 20,010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2/09 10:55 2004/12/09 10:55

Trackback URL : https://blog.jinbo.net/aibi/trackback/14

« Previous : 1 : ... 689 : 690 : 691 : 692 : 693 : 694 : 695 : 696 : 697 : ... 706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