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두 교통빈관 인터넷 룸에서 올리는 것임

 

1.

7시에 눈이 떠졌다. 오늘 오전에는 블로거에 여행일기를 올려야지. 그동안 매일 받은 입장표 기차표 영수증 등을 스캔해서 올리면 좋을텐데 여기는 없다. 7시 40분에 시작하여 12시까지 여행 일기를 올렸다. 일기도 그날그날 써야하는데 내가 그렇지가 못해 한 2 3일치를 몰아서 쓰기도 한다. 언제 꾸준히 일기로 써 봤어야지.

 

2.

어제 한 빨래는 생각보다 더디 마른다. 대부분의 옷을 다 빨았다. 오리털파카와 솜바지에서 냄새가 났었다. 한 시간 쯤 낮잠을 자고 가을 점퍼에 스웨터를 입고 거리로 나왔다. 바나나팬케잌이 유명하다는 카페에서 한 사람이 나를 보며 들어오라한다. 어제 저녁부터 먹지를 않았다. 주인 동생이란 사람은 나보다 영어를 좀 더 잘한다. 5년동안 이 유스호스텔 앞에서 카페를 했으니 많은 외국인을 만났을 것이다. 야채셀러드와 쇠고기 복음밥을 시켰다.겨울에는 손님이 별로 없단다. 여름엔 한국인 여학생들도 많이 왔다는데, 코리안 걸 뷰티풀 이란다. 나에게 한국말로 뷰티풀이 머냐고 묻는다. 한 다섯번 같이 따라했다. 예쁘다, 예뻐, 아름다워. 아이러브유도 해달란다.

이 카페는 작은 여행사 기능도 하는데 티벳가는데 비행기로 3000달러가 든단다. 육로로 가는 건 안된단다. 비공식적으로 육로로 간다고들하는데 내가 갈 루트가 아니라서 더 묻지는 않았다.

 

3.

숙소 입구 차길로 나오니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모르겠다. 일단 오른쪽으로 걸었다. 이곳이 도심에서 한 4키로 떨어진곳이라 풋풋한 맛이 느껴진다. 가다보니 큰 길은 안나오고 길이 좁아진다. 이 쪽은 아니군. 땅콩에 버물린 쌀 튀기 한 봉지를 샀다. 무척 달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난다. 종가집 맏며느리로 10대때 들어와 온갖 고생 다하고 한갑을 못넘기고 돌아가셨다. 방학때 강원도 철원으로 가면 외손주 왔다고 좋아하시며 큰 솥에 조청기름 넣고 불을 때어 약과, 땅콩 엿, 튀긴쌀에 땅콩과 엿기름을 버믈린 박상을 만들어 주셨다. 작은 체구지만 손도 크셔서 한 가마니씩해서 동네 사람들과 나누고 서울로 한아름 싸둘려 보내 주시곤 했다. 왠만큼 좋은 일을 한다. 의미있게 산다 하는 사람도 내면에 자기연민이 있기 마련이다. 이따금 그 연민이 스며나오기도 하는데. 외할머니는 이타적인것과 자기애가 일치하셨던 그런 분으로 기억에 남는다. 하여튼 이 박상은 너무달다.

 

4.

반대편으로 가니 큰 길이 나온다. 한 아저씨에게 기차역을 물으니 친절히 가르쳐 준다. 이제 지도의 방위가 눈에 들어온다. 내 위치는 여기고 어느 나라 동네든 지도만 볼 줄 알고 내 위치만 확인된다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남쪽으로 죽 걸어내려가다 한번 꺽으니 재래 시장 분위기의 골목이 시작된다. 시장은 여행의 1순위 장소다. 남아있는 옛 건물, 서민들의 음식, 사람들의 표정을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머리에 흰 터번을 쓴 사람들이 많이 눈에 뜨인다. 여기가 서안의 무슬림 거리인가 보다.

 

5.

서안은 실크로드의 관문이고, 그러다보니 실크로드에 주로 사는 중국 소수민족인 위그르족의 지역이다. 이 이슬람 위그르족은 중국정부와 한족이 동화시키려고 중국은 수십년간 한족 이주정책을 써왔다. 이제는 실크로드 지역의 한족과 위그르족 비율이 일대일로 같아졌다한다. 최근까지도 실크로드지역은 심심치 않게 폭탄테러가 발생한다고 한다. 한 두달전쯤 해외토픽뉴스에서 한 중국지역에서 택시에 아이가 치어죽은 사건이 발단이되어 한족과 회족사이에 폭동이 일어나 중국당국 공식집게로만 십수명이 죽었다고 한다. 외신은 100명이 넘는다는 보도를 했었다. 이슬람거리는 좁은 골목이었다. 승용차가 통과하는데 만만치가 않다. 한 이슬람사원 앞에서 흰 터번쓴 아저씨에게 여기 들어가도 되냐고 손짓했는데 된단다. 이슬람사원의 독특한 지붕모양이 눈에 들어왔다. 정원을 한바퀴돌고 나왔다. 시장거리는 개보수가 안되어 낡고 누추해 보였다. 서안은 지금 지하철 공사가 한 창이다. 이 이슬람 길과 사람들은 점점 고립되어가는 듯 보였다.

 

6.

무슬림 지역을 거쳐서 서안의 가장 중심적인 종루 앞 공원까지 걸었다. 공원에선 꼬리를 무는 연들이 여기저기 날리고 있었다. 중국은 이렇게 도심 한 폭판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사람들은 공원에 아침 저녁으로 체조를 하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공원에 앉아 연의 추임새를 쳐다보는데 갑자기 외로움 같은게 밀려왔다. 종루옆 시장으로 들어갔다 서안 전통 떡 같은 동드란 떡에 고물을 뭍혀서 파는걸 사먹고 걸었다. 숙소까지 그냥 걸어갔다. 이제는 하도 걸으니 다리는 근육질로 바뀌었는데 작년 여름 부터 조금 망가진 상체는 언제나 왕년의 모습을 되찾을까. 이 기름진 음식 덩어리인 중국땅에서... .

 

041209 여행14일차

(잠) 5850원(45원) 오늘도 4인실 방에서 혼자 잔다.

(식사) 점심 2340원(18원)

          저녁 1040원(8원) 고기꼬치 5원어치 시켰는데 25개의 작은 꼬치가 나온다. 소스가 매        우       강하다. 맥주 한병과 같이 먹다먹다 10개 남겼다.

(간식) 엿에 버물린 쌀튀기 260원(2원)

         빵 520원(4원)

         사과3개 200원(1.5원)

         전통서안떡 70원(0.5원)

(기타) 인터넷 오전 4시간20분 3380원(26원)

                    저녁 1시간 780원(6원)

........................................................총 14,4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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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5 19:42 2004/12/1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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