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쨋든 잠이 들어서 아침 일찍 깼다. 좀 있다가 시계를 꺼내보니 7시다. 열차는 계속 가고 있다. 언제나 델리에 도착하는 건가. 8시에 침대에서 내려와 사람들에게 물으니 두시간 반은 더 가야 한단다. 이 기차는 완행열차이다. 이렇게까지 힘을 뺄 생각은 없었는데... . 다시 배낭과 함께 좁은 상층침대로 올라갔다.

 

2.

인도 아이스크림과 주스를 사먹었다. 결국 12시가 되어 델리에 도착했다. 5시간을 연착했다. 보통 12시간 가는 거리를 22시간이나 갔다. 역을 나와 여행자거리인 빠하르간지를 죽 걸었다. 생오랜지주스 한잔 사먹고 인터넷에서 맛있다는 한 한국식당을 찾기 시작했다. 물어물어 거의 다 찾아가는데 한 한국인 남자가 온다. 인사를 하고 물으니 자기도 지금 다녀오는 길인데 식사안한단다. 실망이다.

 

3.

그 친구와 같이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인도식당인데 한국매뉴도 있는 집으로 갔다. 김치찌게를 시켰는데 김치는 없고 무만 끓여서 나온다. 맛이 없다. 겨우 먹고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이곳은 전망을 기대할 수 없다. 그냥 깨끗하고 눅눅하지만 않으면 된다.  한국인이 소개한 이집이 가장 괜찮다. 티비있고 핫샤워되고 쿨러있고 시트갈아주고 벽도 깨끗하고 하루에 4375원(175루피)이다. 계단을 올라가기 싫어서 1층으로 선택했다.

 

4.

짐을 풀고 아까 만난 한국친구 숙소로 갔다. 여긴 하루에 100루피인데 좀 허름하기는 하다. 같이 나와 시원한 에어컨햄버거식당으로 갔다.  이 친구 20대 후반인데 일본에서 일한단다. 피혁제품을 사러왔단다. 중계상과 같은 일이다. 치즈 셀러드 콜라 라시를 먹고 나와서 그 친구와 같이 큰 원형 쇼핑상가인 코넷플레이스로 걸어갔다. KFC 피자헛도 보이고 극장도 있다.

 

5.

다시 걸어서 돌아오면서 한 운동장 잔디에 앉았다. 바라나시보다 더위 강도가 덜하고 있을 만하다. 한국식당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한국어로 된 인도 가이드북을 보았다. 가이드북에 의존하면 안되지만 필요하긴 하다. 바라나시에서 고생 좀 했다. 또 다른 한국식당에서 김치찌게와 된장찌게 캔 맥주 하나를 같이 마셨다. 이 찌게들 맛이없다. 김치는 배추가아니라 양배추다. 더위를 이해한다 쳐도 그렇다. 그냥 찰진 밥 먹었다는데 만족했다.

 

6.

먹고 빠하르간지 매인로드로 나오는데 지나치는 릭샤에서 누가 부른다. 네팔 카트만두 숙소에서 같이 묵었던 여성이다. 배낭을 매고 오는 길이란다. 그때는 별 예기도 못나누었는데 이렇게 우연히 길다가 만나면 반갑다. 여행하다 보면 이렇게 우연히 만날확률이 의외로 높은 편이다. 이 더운 인도 여름 날씨에 다들 북쪽으로 올라갈 생각을 할테고 그러면 보통 델리를 거치고 델리에서는 이 좁고 지저분한 파하르간지로 오기 때문이다. 나도 그중의 한명이다. 내가 스카이뷰 얘기했더니 아는 눈치다.  한번 보기로 했다.

 

7.

음료수를 사서 숙소로 들어갔다. 이 중계상 친구 대학 졸업하고 일본어 자격증을 땄단다.  자격증은 한 1년 공부하면 딴다는데 우연히 뭐 번역해주다 일본인이 같이 일하자고 해서 일본에 살고 있단다. 잘 진출한 케이스인가?  베트남이 너무 좋았단다. 이렇게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해변가도 안가고 지나쳐왔는데... . 티비를 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가 그 친구는 자기 숙소로 돌아갔다. 인도의 수도 델리에 왔다.

 

 

050523 (월) 여행 179일차

 

(잠) 델리 파하르간지 욕실있는 더블 4375원 (175루피)

(식사) 점심 김치찌게 콜라 1625원 (65루피)

            저녁 김치찌게 맥주 4250원 (170루피)

(간식) 아이스크림 주스 375원 (15루피)

            음료 1000원 (40루피)

            셀러드 콜라 라시 2000원 (80루피)

 

....................................................총 13,635원

 

 

다음날 아침 침대 상층에서 여전히 몸을 굽히다

한국친구 숙소화장실에 난 구멍. 교도소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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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3 16:53 2005/06/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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