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단숨에 건넜다는 호도협 입장권

 

1.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났다. 세면을 하고 8시경 주인방 앞으로 갔다. 콜랙트 콜을 해주겠다던 주인은 겨우 일어난다. 한국에서 가져온 노가다용 목장갑 두개를 주었다. 그리고 다시 만나자고 했다. 1번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갔다. 후타오샤가는 버스는 리장 버스 중간에 내리면 된다. 올라가서 아무자리나 앉았다. 나중에 서양인과 중국인으로 이루어진 3명의 여행객이 올라와 자기 자리란다. 자기들끼리만 앉으면 어디 여행인가? 좀 중국인들하고도 껴서 안고 몸짓으로 대화도 하고 해야 맛이지. 여행은 우연이다. 내 좌석번호인 10번에 앉았다. 30인승 이베코 버스라 간격이 좁아서 다리가 들어가지 않는다. 다리를 대각선으로 내놓다가 겨우 끼어서 넣다가를 반복했다.

 

2.

내려가는 버스에서 바라보는 설산들의 풍경은 또 근사하다. 상그릴라는 꼭 다시 와보고 싶은 곳이다. 상그릴라에서 티벳으로... . 버스는 호도협(후타오샤)에 도착했다. 자기차를 타라고 여러명이 따라 붙는다. 호도협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10원짜리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보이지가 않는다. 버스가 없단다. 봉고차 가격을 물으니 80원을 부른다. 일단 주변을 돌아보자. 한 젊은 친구가 영어를 쓰며 계속 따라온다. 60원이란다.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밥을 먹기로 했다. 그 젊은 중국인 차가 주차해있는 바로 옆 식당이다.

 

3.

식당에서 차오판(볶음밥)을 주문했다. 냉장고 쪽으로 와보란다. 볶음밥 종류도 가지가지다. 계란을 가리킨다. 싫다고 했다. 고기를 가리킨다. 싫다고 했다. 야채들을 가리켰다. 저거. 야체볶음밥 먹을 만 했다. 중국을 보통 음식에 기름이 떡이다. 조금 덜 넣으면 좋으련만. 운전사에게 50원에 가자고 했다. 그가 60원에는 입장료 30원이 포함되어있다고 버틴다. 몇번 실강이 끝에 내가 55원을 불렀다. 그가 오케이한다. 12시가 다 되어 봉고차에 탔다.

 

4.

가는데 30분, 전망대에서 한시간, 오는데 30분 총 2시간 코스란다. 이 코스에서는 5500미터 대의 위룽설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친구 나이가 21살이다. 독학으로 영어를 배웠단다. 이곳에서 태어나 살아왔단다. 차에서 바라본 위룽설산의 모습은 정말 웅장하다. 저길 한 번 올라가 주어야 하는데... . 앞으로 북부인도의 히말라야, 네팔도 내 코스에 있다.  

 

5.

타이거 무슨 포인트에 도착했다. 이 계곡을 호랑이가 단숨에 뛰어넘었단다. 그래서 이름이 호도협이다. 티벳 서쪽 곤륜산맥의 빙하가 언 물이 티벳을 거쳐 이곳에서 자기 이름을 얻었다. 이곳이 내가 3일동안 배를 탔던 장강삼협의 시작 부분이다. 길고긴 장강의 시작이다. 이 물이 상하이로 해서 바다로 빠져나간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계곡이라고 이름을 갖다 붙이는 곳이 바로 이곳 후타오샤이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운전사 친구 계단을 내려가 계곡물을 감상하고 오란다.  

 

6.

계단을 내려갔다. 서서히 물결이 보이기 시작한다. 계곡이 깊기는 깊다. 난 아래쪽 차길로 왔는데 높은 도보로 걸으면서 보면 더 깊어보이기는 할 거 같다. 유명한 이곳의 트랙킹 코스는 1박 2일이나 2박 3일을 잡아야 한다. 거의 내려가는 데 안장이 있는 소 한마리가 보이고 꼬마 남녀아이가 있다. 날 보더니 바삐 소를 계곡쪽으로 끌어온다. 계곡 난간에 도착했다. 계곡물을 보고 있는데 전통복장을 차려입은 한 7살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와서 슬픈표정을 지으며 머라한다. 남자아이도 와서 있는데로 미소를 지으며 소를 타라한다. 얼마냐 물으니 5원이란다. 하오하니 내 손을 잡고 나를 소 있는데로 끌고 간다. 소는 뿔이 그대로 나있지만 아주 순한 눈이다.

 

7.

소에 올라탔다. 생각보다 안정감이 있다. 아이는 소 고삐를 잡고 두 세 바뀌 돌더니 저 계단으로 올라갈까 하고 묻는다. 가자고 하니 소를 끌고 계단을 올라가 전망 난간 끝까지 소를 끈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오고 내렸다. 5원을 주려고 하자 10원이란다. 내가 아까 5원이라고 하지 않았니라 하자 저기까지 갔다 왔기 때문에 10원이란다. 이 아이의 돈 버는 방법같다. 아이하고 계속 실강이 할 수 없어 10원을 주고 나왔다. 물결이 가장 쎈 전망대로 왔다. 여기가 타이거 포인트인가 보다. 겨울이어서 물이 많이 줄었음에도 물결은 포효하듯하다. 이물이 충칭에서 다른 강줄기와 만나 커져 삼협을 굽이치고 상해로 빠져나간다. 한참을 쳐다보고 다시 계단을 올라갔다. 멀리있는 그 소모는 아이들과 손을 흔들었다.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조금 올라가니 깐 호두를 팔고 있다. 한 봉지에 10원인데 난 5원어치 달라고 말했는데 이 아줌마 깎는 줄 알았나 보다. 그냥 5원에 가져가란다.

 

8.

계단을 올라오니 운전사 볼 만큼 보았냐고 묻는다. 내가 위룽설산 잘 보이는 곳에 잠깐 서자고 하나 알았단다. 가까이서 보는 5천미터대의 산이다. 겨울에는 한 둘 태우기 힘들단다. 하여튼 버스 내린 곳으로 와서 돈을 주었다. 약간 아쉬워하는 눈치인데 나도 줄만큼 준거다. 볶음밥 먹었던 곳에 앉아 다리가는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맥주를 한 병 시켰는데 슈퍼에 사러가나보다. 그런데 버스가 왔다. 다리의 신도시인 사관으로 바로 가는 버스다. 언제 또 올지몰라 배낭을 매고 맥주 한 박스 들고 오는 식당종업원에게 미안하다하고 버스를 탔다.

 

9.

다리에 거의 도착해가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기분도 따라서 축축해진다. 터미널에 내려 다리고성가는 4번 버스를 탔다. 차는 다시 오던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한 그리스 학생이 같이 탔다. 같이 고성에 내려 몇마디 나누고 헤어졌다. 이 곳 다리에는 MO3라는 유명한 한국인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마당이 이쁘다는데 한 번 묵어보자. 물어물어 NO3를 찾아갔다. 문을 여니 한 열대여섯명의 한국 대학생들이 앉아있다. 여행중 이렇게 많이 한국사람을 만나기도 처음이다. 아주 쑥쓰럽다. 도미토리 방을 달라해서 방에 들어갔다. 완전한 집이 아니라 임시 가옥인 느낌이다. 원래 그런지 이날 따라 그런지 한국 대학생 팀들이 여렀이다.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10.

이곳 다리는 동양의 스위스라는 이름이 붙어있단다. 뒤의 높은 산과 앞의 시원한 얼하이 호수를 끼고 있다. 날씨도 아주 좋다는데 오늘은 아니다. 한 중국식당에 들어갔다. 주인 인상이 마음에 든다. 형은 바로 붙어있는 여행사를 하고 동생이 음식 주방장이다. 마파두부와 콩볶음을 먹었다. 형이 담근 매실주 한잔도 사서 마셨다. 내일 다시 오기로 했다.

 

11.

숙소에 돌아와서 앉아 있는데 4인실 도미토리의 세명이 들어온다. 중국어를 배우는 건지 영어를 배우는 건지 중국 청두 대학생 둘과 체코여자가 들어온다. 체코여자는 요피라느 체코이름의 강아지를 데리고 다닌다. 중국 대학생 영어를 곧잘한다. 나에게 중국어를 배우지 않겠냐고 묻는다. 이 중국학생의 영어발음은 너무나 듣기 어렵다. 체코 여자가 다시 말해준다. 중국대학생 한국인 학생을 만나나 보다. 나에게 계속 이 말의 한국 발음은 무었인지 물어본다. 한 12시까지 한시간동안 중국어 영어 한국어 기본 문장 배우기를 서로 했다. 아주 재미있어 하는 눈치다. 아마 임시가옥이라서 우리의 공부가 전 객실에 퍼져 소음이 되었을 것이다.

 

 

 

* 050118 (화) 여행54일차

 

(잠) 다리 한국인 여관 NO3  1950원 (15원)

(식사) 점심 야체볶음밥 650원 (5원)

         저녁 마파두부 콩볶음 1300원 (10원)

(이동 입장) 시내버스 2번 260원 (2원)

                중덴-후타오샤 버스 1950원 (15원)

                후타오샤 유람 봉고차(입장료 30원포함) 7150원 (55원)

               소 타기 1300원 (10원)

                후타오샤-다리 4550원 (35원)

(간식) 깐 호두 한봉지 650원 (5원)

         매실주 한잔 650원 (5원)

 

........................................... 총 20,41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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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4 10:40 2005/01/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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