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고성. 중국발음으로 다리구청이다

 

1.

오늘도 새벽에 사람들 들어오는 꿍꽝소리에 잠을 깼다. 역시 오래 묵을 곳은 못된다. 오늘 다른 곳을 알아보리라. 좀 더 자고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보다 비가 더 온다. 가이드들도 조금 당황한다. 오늘마저도 방에 쳐박혀 있을 수는 없다. 우산도 안가지고 모자만 쓰고 밖으로 나갔다. 우선 멀좀 먹어야 겠다. 죽 내려가서 사람이 많은 국수집으로 들어갔다. 옆테이블에서 먹고있는 걸 달라했다. 국수가 나온다. 면발이 환상이다. 쌀떡볶이 같이 아주 찐득하지도 않고 밀가루 떡볶이 같이 미끈하지도 않은 절묘한 중간 맛이다.  

 

2.

조금 힘이 난다. 조금더 밑으로 내려가니 즉석 만두노점이 있다. 밀가루를 둥그렇게 숫불에 부치고 양념과 파오차이를 넣어 말아준다. 기름이 안 들어가 좋다. 계속 먹어야 겠다. 나온김에 걸어서 얼하이호수까지 가보자. 고성을 빠져나갔다. 차길을 넘어 논길을 걸었다. 바람이 세고 비가 내린다. 하지만 얼하이호수 위 하늘은 맑다. 호수 앞 동네 골목으로 들어갔다. 한 집에 상을 당했는지 잔치를 하는 지 사람들이 모여있다. 들어가 구경하고 싶었지만 안좋은 일일 경우 좀 그래서 지나쳤다. 저기 호수가로 가는 조금 큰 길이 보인다. 호수가에 다다르는데 한 중국 사람이 헬로우한다. 자기 배를 타란다. 한시간에 30원이란다.

 

3.

배를 탔다. 배는 수풀을 헤치고 호수가로 나갔다. 이 배 주인 이름은 뚜레첸이란다. 나이는 44살이고 두 딸이 있단다. 어제는 여섯명의 서양인을 태우고 맞은 편 섬 사원까지 갔단다. 동력없이 손으로 노를 저으며 6명을 나르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얼하이호수는 그 넓이가 250제곱킬로미터란다. 하여튼 넓다. 1미터가 넘는 물고기도 잡힌단다. 섬 쪽의 맑은 하늘을 쳐다보며 가는데 먹구름이 점점 세력을 확장한다. 비가 세차고 물결이 거칠어진다. 원래 코스는 좀 더 가서 돌아오는데 바로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갈때는 좀 더 호수 중간으로 가자고 했다. 마치 물결이 파도처럼 넘실댄다. 이 배에는 아무런 안전장비가 없기에 노를 조심스럽게 저으며 물결을 탄다. 중간의 깊이는 한 20미터 정도란다.

 

4.

배를 탔던 곳에 도착했다. 그의 딸이 나와서 뭐라고 한다. 돈을 지불하고 인사를 하고 다시 고성쪽으로 걸었다. 내가 걸어가는 지점이 먹구름과 맑은 하늘이 대결하는 그 위치다. 맑은 하늘쪽이 힘이 강해보이다가도 어느덧 구름이 세력을 넓힌다. 비가 그칠 상황이 아니다. 고성으로 들어와서 다리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작고 아담한 박물관이다. 특히 2층이 연작인형시리즈가 눈에 들어온다. 15세기경에 만들었는데 인형 하나하나의 손놀림 몸놀림이 아주 생동적이다.

 

5.

다른 숙소를 찾아갔다. 고성 바로 밖에 있는 MCA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갔다. 시설이 괜찮다. 영어를 잘 쓰는 중국인 직원이 안내를 한다. 싱글룸을 보여달라 했더니 2층으로 안내하는데 100원인데 60원에 해주겠단다. 60원은 너무 비싸다. 도미토리룸을 보여달랬더니 이 친구 별로 좋아하는 눈치가 아니다. 하여튼 도미토리룸을 보았는데 그동안 묵었던 도미토리 중 최고의 시설이다. 퀸사이즈 매트가 7개가 놓여있는 넓은 방이다. 오늘은 체크아웃시간이 지나버려 NO3에서 묵고 내일 여기오리라.

 

6.

비가 그치지 않는다. 라운지에서 조금 있다가 길을 나섰다. 또 다른 즉석 만두 집이다. 여긴 재료는 비슷한데 초승달 모양의 만두를 빚어 굽는 방식이다. 구워진 안의 소스맛이 더 살아있다. 크기는 저집보다 좀 작지만 이집이 맛은 더 있다. 지나갈때마다 사먹어야 겠다. 숙소에 돌아오니 페키지 여행객들이 들어와있다. 다들 비를 맞았나 보다. 오늘 밤 쿤밍행 기차를 탄단다. 가이드가 기차 좌석표를 미리 배정하고 있다. 이쪽 4자리는 선생님 네 분... . 다시 나와서 중국 식당에 3일째 갔다. 야체탕을 시켜 밥과 먹었는데 밍밍한 맛이다. 식당을 나와 거리를 걸었다. 한 왕빠에 들어갔는데 윈도우 XP컴이 한대있다. 제어판을 암호처리해서 그냥 한글 읽기만 했다.

 

7.

숙소에 돌아오니 가이드들 출발했나보다. 오늘밤은 4인실에서 혼자자게 되었다. 내일은 날이 맑아야 할텐데... .

 

 

 

* 050120 (목) 여행56일차

 

(잠) NO3 2600원 (20원)

(식사) 아침 원난식쌀국수 260원 (2원)

          저녁 야체탕 2080원 (16원)

(이동)  얼하이우 배 3900원 (30원)

(입장)  다리박물관 650원 (5원)

(간식)  즉석군만두 2개 260원 (2원)

           빵 160원 (1.2원)

(기타) 왕빠 330원 (2.5원)

 

...................................... 총 10,2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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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4 15:13 2005/01/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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