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이라크에 있는 이동화씨와 함께 해 주세요~

 운영자를 하고 있는 까페의 회원들에게 보낸 메일이다. 나라면? 나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난 못할거 같아. 무서워. 헬기소리, 총소리를 들으며 어떻게 날마다 잠을 자고 밥을 먹고... 곁에 있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자신없다. 무섭다. 이동화씨가 이라크로 간지 두달이 되었는데, 난 별로 한게 없다.

 

------------------------------------------------------------------------

 

안녕하세요. 바끼통 운영자 아멜리입니다. 

 

잘 지내시죠? 벌써 가을이네요. 

바끼통은 무더웠던 여름보다 더 뜨겁고 분주하게 가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 동안 바끼통을 잊고 지내셨다면 까페에 한번 들러주세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이라크 소식을 듣고 계신가요?

폭격으로 인해 폐허가 된 그 곳에서 몇 명이 죽었다, 다쳤다하는 이야기들이 날마다 들려옵니다. 전기도 물도 없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을까요.

  

 바끼통 회원인 이동화님이 지금 이라크에 있는 거 아시죠?

 

  이동화님이 살고 있는 곳에서도 날마다 폭격이 있고 ,계속되는 교전속에서 몇십명 죽고 다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나자프에서, 팔루자에서 미군은 일반주택가를 폭격하고 있어요.

 

 

 얼마나 많은 폭격이 이 곳에 있는지 이제는 저도 모르겠어요. 매일 밤 들리는 헬기 소리에 '! 쟤네들이 또 어디를 폭격하러 가는 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안정될 거라는 이야기는 미군과 이라크 임시정부의 브리핑 안에서 만 이고 이를 그대로 받아 적는 외신들의 자기희망뿐이겠지요. 밖으로 보여 지는 것이 사실은 아닌 듯 합니다

                                                        [이동화의 이라크통신] 8월 29일 일지

                               - 계속되는 교전(交戰)/계속되는 납치와 살해 위협 중에서

(사진은 8월 1일 이동화님이 거주하던 집근처에서 일어난 폭발현장을 이동화님이 찍은 것입니다)

 

불안하기만 한 그곳에서 이동화님은 이라크사람들과 함께 평화를 일구어가고 있습니다.   


2003년 반전평화팀으로 이라크에 갔던 이동화님은

2003년 겨울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6개월만에 다시 이라크로 간 것이지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이라크라는 듯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또 다시 이라크로 갈 준비를 했습니다.

이라크로 가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새벽부터 하루종일 공사장에서 날품을 팔기도 했구요.


바끼통은 이동화님과 함께 하고 있어요. 몸은 떨어져 있지만 평화를 위한 길을 함께 가고 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려고 합니다. 이동화님과 소식을 주고 받으며 이라크 상황을 전하고, 이동화님과 살람아저씨에게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살람 아저씨는 이동화님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 분이세요. 이동화님과 함께 국경없는 어린이들(CWB, childrens without border)이라는 단체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 살람..아는 분도 많이 계시죠. 나름대로 한국에서 유명한 이라크인이지요.덩치가 더 커졌어요. 완전히 코끼리 아저씨     ©이동화
 

 

이동화님의 활동기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재정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이동화씨가 이라크에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재정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바끼통뿐 아니라 이동화씨 주변의 많은 분들이 힘써 주시기는 하지만 재정상황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라크에서 활동하려면 상당한 재정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지금 거처를 구하는 문제와 생활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6월 초 이라크에 들어갈 때 가늠했던 예산이 대략 월 100만원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들어갈 것 같아서요. 물가가 2-3배 정도 올라있기도 했고, 활동하면서 들어가는 비용도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집 대여가 곤란해져서 있던 집에서 나왔고, 집을 다시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컴퓨터 등도 망가져 수리하고 각종 장비 문제가 겹쳐 갑갑한 형편이구요. 이동화씨 활동 전반에 대한 지원을 맡아 하고 있는 평화바닥에서는 100만원씩 2년간 모으는 일은 어쨌든 해보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려움이 있어 막막해하고 있습니다. 또 생각보다 후원금이 많이 모이지도 않고 있구요.



(다음은 평화바닥에서 예상했던 예상지출금액입니다)

이동화 1인의 현지 활동의 월 예상 재정 지출(재조정해보면)은,

- 집세(숙박) : 200불 -> 600~900불

- 통역, 차량, 가이드비 : 350불  -> 200불

- 활동비(통신 등) : 200불 -> 100불

- 생활비 : 150불 -> 300~400불


원래 계획했던 게 앞에 거고, 재조정하고 있는 게 뒤에 것입니다.

그래서 초기에 월 900불(약 100만원) 정도로 생각했는데,

물가가 2-3배로 올랐고, 숙박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호텔숙박 최소 900불, 집대여 약 600불)다른 것을 최소로 조정해도 월 1200~1600불(150~19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최소한 움직임을 줄이고 노출을 피하기로 했기 때문에 교통비는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하네요.)



(2004년 6월 5일 이라크로 떠나던 인천 공항에서, 이동화씨)

 

여러가지로 힘든 조건에서 활동을 할 수 밖에 없기에 무엇보다 재정지원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바끼통에서도 바끼통차원으로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이동화씨가 활동을 무리없이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세요. 

이동화님 활동기금마련 후원

농협 755018-51-092845 박기범(바끼통)



이동화씨는 이라크에서 2년동안 있을 계획입니다.  2년을 바라보는 장기적인 준비와 지원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러려면 후원인들이 정기적인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위의 계좌로 자동이체를 신청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자동이체는 통장,신분증,도장을 들고 은행에 가셔서 신청하셔야 합니다)


또한 지금 평화바닥과 이동화님의 학교(성공회대NGO 대학원)친구들이 함께 후원주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정확한 날짜와 장소가 나오지는 않았는데, 정기적으로 후원행사를 해서 재정을 메워가려고 합니다. 바끼통도 그때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할 것이구요. 정확한 날짜와 장소가 나오면 다시 말씀드릴께요. 


이동화님은 이라크에서의 생활과 소식을 꾸준히 보내주고 계세요.

바끼통의 '이라크통신' 게시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약간 건방진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들과 동일한 삶의 조건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삶을 공유할 때 같은 시각과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고통받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한국에 전하고 싶다면 그들의 시각과 생각을 가져야 하니깐요. 하지만 잘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살아온 만큼이나 다른 조건에서 살았던 저이고 그만큼의 다름이 저에게 존재할텐데. 끝내는 흉내내기일지도 모르겠어요.

  - 이라크로 떠나기전 이동화님이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중에서 2004. 5. 17 -

 

보다 많은 아이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어요. 거의 60도에 육박하는 고온 속에서 아이들은 한통의 석유통을 옆에 세워두고 손에는 피티병을 절반 자르고 끝 부분에 고무호스를 연결해서 자동차 기름을 주입하기 위한 깔대기 용도로  사용할 것을 들고 도로 옆에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고, 바나나도 팔려고 하고, 화장지, 껌, 신문등을 팔려고 거리로 나오고 있어요. 그나마 무언가를 팔려고 나온 아이들은 나아요. 그러지 못한 아이들은 그냥 사람들에게 손을 벌려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돈을 요구하지요. 이게 잘 안되면 범죄행위를 시도하지요.

.

.
앞서 밝힌 것은 실업율과 연관된 이라크 어린이들의 현실을 거칠게 요약한 것이고 그것보다 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오랜 전쟁으로 인하여 전쟁의 문화 - 죽고 죽이는, 가슴속의 분노를 총으로, 칼로, 폭탄으로 분출시키는 - 가 계속 확산되고 고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회내의 혼란과 갈등, 폭력상황, 전쟁 상황을 양산하는 요소를 생산하는 기재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심성에까지 파고들어서 폭력을 가장 손쉬운 해결방안으로 대체시키는 지독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물론 이런 상황을 몰고 가는 외부적원인(전쟁 상황, 점령군의 주둔, 계속되는 생활고)이야 이해가 되지만 동의할 수는 없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싸늘하고 공격적인 시선을 지니고 있는 이라크 아이들을 접할 때 이는 저 아이들의 책임이 아니라 전쟁을 기획하고 진행시키고 동조하는 어른들의 책임임을 통감하면서 가슴 한편이 아파옵니다. 그리고 그 책임의 안에 저도 있음을 느낍니다. 그들이 단지 이라크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누리고 있는 것들을 박탈당한 이유는 없습니다.


전쟁이 있기 전,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이라크 아이의 편지 문구가 생각이 납니다.

'저희들을 죽이지 마세요. 저희는 평화를 원합니다.'

        [이동화의 이라크통신] 8월 22일 일지 - '이라크 어린이들에 대한 소고'중에서

 

 

 바끼통은 늘 이동화님, 그리고 이라크 사람들과 함께 합니다. 총을 들고 간 한국군이 돌아오게 하고 이 잔혹한 전쟁을 멈추게 하는 싸움을 그들과 함께 할 거에요.  오늘 9월 1일로 바끼통 운영자 회의중님은 단식23일째구요, 김재복 수사님은 38일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철군과 종전을 위한 단식순례'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또 바끼통 회원분들이 함께 이어굶기를 하며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저 아멜리는 오늘 하루 단식을 하거든요. 벌써 배고파요. 꼬르륵~ ^^* 하지만 이라크에서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씩씩해져야죠. (겨우 하루하면서 민망민망-.-) 

 

우리 모두의 평화를 나누어 이동화님과 함께 해요~

 

 살람 알라이꿈, 알라이꿈 살람(평화가 그대에게, 그대에게 평화가)

                        (이동화님이 편지 말머리에 항상 쓰는 말인데 따라해봤어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펌]EBS 국제 다큐멘터리 페스티발

 
EBS에서 8월30일부터 9월5일까지 일주일동안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다큐멘터리를 하루종일 방영한다고 함.
 
Challenging ASIA, Documentaries 2004
일주일간 EBS가 전개할 다큐멘터리 대향연, '변혁의 아시아'


제1회 EBS 국제 다큐멘터리 페스티벌
'다큐 프로그램 2배로 즐기기'


관심분야 따라 주제와 소재, 역사적 배경별 시청, 흥미 유발

담당 : 김이기 EBS 국제다큐사무국장 (526-2670 / 011-493-0442)

형 건 EBS 국제다큐사무국 PD (526-2680 / 011-325-8900)




오는 8월 30일(월) 개막하는 「제1회 EBS 국제 다큐멘터리 페스티벌」은 총 12개의 섹션, 무려 130여 편의 다큐멘터리를 온/오프라인에서 상영한다. '변혁의 아시아'라는 주제 아래 아시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담은 많은 작품들이 공개된다.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1주일동안 펼쳐질 국제 다큐페스티벌은 EBS-TV를 통해 하루 17시간동안 다큐멘터리만을 방송하는 획기적인 편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다큐멘터리 거장에서부터 신인 감독들의 다양한 작품뿐만 아니라 이색적인 소재의 작품들이 대거 소개된다. 아시아의 어린이를 소재로 한 작품, 종교와 민족 분쟁 등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중동 등 분쟁지역과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과 일본에 대해 다룬 작품들이 상영작으로 선정돼 관심을 끌고 있다.

- 다큐멘터리 속 아시아 어린이
어린이를 소재로 한 다큐 작품을 골라보는 것도 하나의 관람 포인트이다. 분쟁지역에서 전쟁에 직접 참여하는 소년 병사들의 현실을 취재한 ‘소년병사 Child Soldiers’몽골의 살인적 추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도 울란바토르를 떠나는 ‘울란바토르의 가출소년들 The Lost Children of Ulan Bator', 섹스산업으로 팔려가는 소수민족 소녀들의 매매현장을 추적한 ‘팔려가는 소녀들 Trading Women', 등은 아시아 각국의 어린이들이 처한 냉혹한 상황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프랑스의 한 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1년간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기록한 ‘마지막 수업 To Be and To Have' 은 TV 속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매몰돼 있는 어린이들에게 부모와 함께 의견을 나누며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전쟁으로 얼룩진 중동
상영작 중에는 전쟁으로 대표되는 아시아의 고통스런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작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라크, 아프카니스탄과 캄보디아 등 전쟁 치렀거나 그 후유증을 앓고 있는 분쟁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전 이라크 대통령 사담 후세인이 화생방 무기를 통해 쿠르드족을 학살했던 만행을 기록한 ‘사담의 대학살 Saddam's Mass Grave’,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던 날 저녁의 알 자지라 방송 뉴스룸의 분위기를 담은 ‘알 자지라 뉴스룸 Control Room’, 전쟁의 상흔으로 부모를 잃고 거지로 생활하는 아프간 소녀의 이야기 ‘마리나 Marina’, 팔레스타인 자살특공대의 솔직한 내면세계를 인터뷰로 구성한 ‘자살특공대원의 진실 Inside the Mind of the Suicide Bomber’, 그 외에도 팔레스타인 남편을 둔 이스라엘 여성 아나, 그녀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팔레스타인 해방 전사로 목숨을 일어가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아나의 아이들 Arna's Children’,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수반을 이야기를 다룬 ‘한손엔 올리브가지, 한 손엔 총 Olive Branch and the Gun’, ‘분노의 비둘기 Raging Dove' 등의 작품이 방영된다.

-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 중국
일본과 중국은 한국과는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우리에게 적대감을 갖게 하는 먼 나라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과 관련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과 정치와 역사, 이 외에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다수 소개된다. 중국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평범한 중국의 네 가족을 밀착 취재한 ‘차이나21 China21’, 핵가족화가 가속되는 오늘날 중국 가정의 일상사를 그린 ‘즐거운 나의 집 A Place Called Home’, 중국 문화혁명 시대 내부역사를 보여주는 ‘모닝 선 Morning Sun’, 그 외에도 ‘1421년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 1421: The Year China Discovered America’, ‘안녕 나의 집 Last House Standing’ 등이 있다.

일본을 소재로 한 작품은 경쟁부문의 국내 감독인 이정화의 ‘왠지 작은 찻잔과 밥그릇’, 왕따(이지메)로 대표되는 일본의 왜곡된 교육현실을 바로잡아가는 한 교장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 ‘오세이 선생님의 교육혁명 Ultimate Lesson’, 정.관.업계(기업)로 얽혀진 일본의 사회구조를 서양인의 시각에서 신랄하게 비판한 ‘알렉스 의 일본 리포트 : 개와 귀신 Alex Kerr's Japanese Report : Dog and Ghost’ 그리고 ‘고령화 사회, 일본 Japan's Aging Population' 등이 있다. 특히 EBS의 김동관PD가 제작한 한중일 역사왜곡을 다룬 ‘진실을 말하지 않는 역사’는 시기적으로 화제가 될 작품으로,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 피해자인 우리에게도 가해의 역사가 있음을 보여주며 동아시아 지역 국가의 역사논쟁을 들여다본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작품들도 흥미를 끈다. 티벳 최초 축구팀을 소재로 한 ‘금지된 축구단 The Forbidden Team'은 중국의 집요한 방해공작을 무릅쓰고 국제 대회에 최초로 참가하기까지 과정을 통해 티벳과 중국과의 관계를, ‘분노의 비둘기 Raging Dove’는 팔레스타인 계 이스라엘 권투선수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이 밖에 100세의 나이로 직접 바다에 잠수해 제작한 ‘신비로운 바다여행Impressions of the Deep’과 네팔, 말레시아, 인도, 중국, 일본과 한국의 이색 축제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ebs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파병반대하지 말고 살이나 빼라’

 

‘파병반대하지 말고 살이나 빼라’


파병반대집회에서 무리지어 있던 전경 중 한 명이 나에게 내뱉은 말이다. 정리집회를 하기 위해 열린시민공원으로 이동하던 중 대오 끝머리에 가던 나는 먼저 간 사람들과 멀어지게 되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전경들 앞을 지나갈 때는 혼자였고, 전경 한명이 나와 그들만 들을 정도의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 옆의 누군가가 키득대는 웃음도 들렸다. 순간 나는 흠짓 놀랐고 공포스러웠지만, 그들을 쳐다보지 않고 앞만 보고 계속 걸었다. 다섯 발자국 정도 더 걷는 몇 초 동안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다. “어떻게 하지? 그냥 갈까? 가서 따질까?” 몇 초간 고민끝에 결국 나는 몸을 돌려 그들 앞으로 가서 거세게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무슨일이냐며 모여 들었고 나는 전경들이 나에게 한 그 말 ‘파병반대하지 말고 살이나 빼라’는 말을 몇 번씩이나 반복하며 내가 싸우고 있는 이유를 말해야 했다. 사람들이 함께 사과를 요구했고 그 부대의 책임자인 듯한 사람까지 와서 더욱 소란스러워졌을 때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결국 사과를 받고 돌아섰다.


도대체 내가 ‘파병을 반대하는 것’과 ‘살을 빼는 것’이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전혀 관계없을 듯한 두가지. 하지만,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느끼는 수치심과 모멸감이 나를 매우 무기력하게 만들 것이고, 그런 내가 다시 파병반대집회에 나오고 싶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 이런 일은 집회에서 자주 일어난다. 전경들 앞을 여성이 혼자 지나갈 때 모멸감을 주기위한 말 한마디 던지는 건 예사로운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 자리에서 제대로 대처할 어떠한 방법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저 모른척하고 지나 가는 것, 그리고 혼자서 끙끙 앓으며 분노하는 것 뿐이다. 분노가 좌절이 되기도 하고, 몸을 향한 폭력은 치유되지 않는 정신의 상처로 오랫동안 남기도 한다. 그들의 목적대로 시위에 나온 여성들은 무력해진다.


  주변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니 내 주위의 여성들은 나에게 용감하다(?)고 말했다. 그래, 우리에겐 이것조차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사실, 공교롭게도 그날 집회에서  전날있었던 1078중대의 성폭력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매우 화가 나고 불쾌했었는데,  아마도 그  분노가 나를 용감하게 해주었나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달님~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