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고는 전진하고 있는가, 또는...

나의 가장 큰 단점은 지속하지 못하고, 매듭짓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고에 관해서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얼마간 꾸준히 읽었다고 자평하는 한두 명의 저자 및 책이 있다.

하지만 그를 제외하곤 내가 대략 2003년부터 2005년 정도까지

읽었던 여러 가지 책들은 거의 하나도 매듭짓지 못했다.

정신분석학이든, 언어학이든, 정치철학이든, 윤리학이든, 페미니즘이든, 예술이든, 스피노자든...

 

매듭을 짓지 못했으니 그 대부분은 잊히었다.

이 블로그 만든 걸 계기로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에 쓰던 글을 다시 읽게 됐는데

그 때 내가 부딪쳤던 벽을 거의 하나도 넘지 못했을 뿐더러

대개는 후퇴한 걸 보니 우울해진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적어도 한두 가지 정도는

다른 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손에 익어야 하고

그것이 어느 정도 식상해질 즈음에 새롭게 내놓을 수 있을

다른 사고들이 바로 지금 꾸준히 익어가는 중이어야 하지 않을까.

 

서른이 넘으면서 점점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 불안(anxiety), 행동을 강박하는 이 정서를 또 다시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다시 스스로를 다잡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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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포리아

2008/10/24 14:18 2008/10/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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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야옹이 2008/10/25 11:33 # M/D Reply Permalink

    모두 "함께" 조급할 필요가 있는 듯. 자본주의 침몰이라는 역사적 풍랑 속에서 시간이 별로 없음을 나 또한 느끼고 있네. 최근 느끼는 바는 개인적으로는 다들 조급한데, 조직은(혹은 조직적으로는) 여전히 여유만만, 나태한 듯 하여 걱정.

  2. 아포리아 2008/10/25 15:55 # M/D Reply Permalink

    그려. 조급한 것도 함께 조급해야 효과가 있겠지. 고민을 모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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