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7 12:30

마름

 

마름 삼식 짱X.

 

세 명의 소작농을 관리 감독 하며 절대 권력을 조절하고 있는 그. 

 

 

그가 분노하면 이십 리(그의 표현대로 하면 약 8 키로그램)를 십분에 질주한다.

그가 묵억하면 아무도 그 이유를 묻지 않는다.

긴 머리를 풀어헤친다.

밤 새도록 신발이 뚫어지도록 걷는다.

 

 

여행 중에도 존재 해방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기회가 나는대로 점거와 투쟁의 기치를 높여 소작들의 각성을 돕는다.

 

그의 작은 소망은 담배가게 아저씨.

언제 어디서고 담배가게 아저씨의 포스를 잃지 않으려 애쓴다.

 

 

나이 어린 소년 소녀 들이 그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면,

돌연 삼식이로 변신하여 놀자고 조르는 천진함.

 

 

미워할 수 없는 우렁 마름.

꼬박 하루를 사라져서 낙동강 우렁이를 잡아 온 그.

볼록 나온 우렁이 얼굴 아작아작 씹어 먹은 우리.   

 

아,

모래 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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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7 11:45

빈농들 긴 농알투어 1

 

언제 우리가 모였을까.

어쩌다가 함께 살자고 했을까.

여행하자고 했다.

아는 형님 집 둘러둘러 걸어서 다니자고 했다.

그러다 진짜로 가버렸다.

 

 

'생명 평화 커플 결사 반대'

외로움에 찌든 네 사람과 아직 외로움을 모르는 청소년 한 사람이  여행을 떠났다.

농사 알바를 빙자한 빌어먹기 여행.

봉화를 시작으로 안동, 상주를 향해 머무르다 걷다가......

 

배 고프면 주저 앉아 밥을 지어 먹고

날 저물면 닥치는 대로 졸라 방을 얻어 잤다.

 

 

걷다가 발 아프면 지나는 차를 얻어 탔다.

십 키로를 걷게 하는 힘은 구멍가게 아이스크림.

맛났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낯설은 냄새도 났다.

힘들다고 투덜대면서 싸우기도 했다.

 

 

첫 번째 농알은 단호박 포장과 고추밭 잡초 잡기.

아, 힘들었다.

기어도 기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고추밭 끄트머리.

...

...

재워주고 먹여준 봉화 형님께 감사.

단호박 보내주시오.

양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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