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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와 병원에서..

이모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했다..

어느 날 이모의 절친한 동네 친구 아주머니가 나한테 전화를 했다.

이모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죽을 뻔 했다고..

병원에 입원한지 3일쯤 되서야 전화가 왔다..

이모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내 번호를 기억했다고..

병원에서 만난 이모는 창백하다..

그리고 여전히 마른 모습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밝게 반갑게 인사한다..

 

내게 이모는 얹혀 살았던 5년의 시간 보다 더 질긴 인연이 있다..

어렸을 적부터.. 친척동생들 부터 치닥꺼리까지..

이모가 살아온 세월에는 엄마와 내가 아빠 몰래 퍼날라야 했던

여러가지들이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이모에게 태어났어야 할 내가 잘못 태어 난 걸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엄마도 많이 닮았지만 이모를 난 훨 더 많이 닮았다..

그런 이모는 내게 그냥 형제 같은 사람이다..

음..그리보니 난 이모한테 반말을 쓴다..그러보니 그렇네..

 

어제는 이모가 있는 병원에 갔다.. 한 3개월은 더 있어야 한다는데..

병원비가 벌써 부터 어깨를 누르나 보다..

응급실로 왔을 떄 보험도 안되는 약을 썼다고 하면서도 낙관적 자세를 잃지 않는다..

그리곤 내 걱정을 한다..

"몸이 아파보니 자기 몸이 제일 소중하다"는 명언을 내게 남긴다..

바쁘더라도 적당히 일 잘라서 하라고..

웃고 넘기는데.. 난 적당히 할 것도 더 열심히 할 것도 없는 사람이오.. 라고..

 

아는 사람이 다 아는 신내림쟁이 이모가

쓰러지기 전에 두개 꿈을 꿨다고

나 보고 몸 조심하라고 귀뜸을..

 

이모랑 나랑 같이 가다가 갑자기 이모 이빨이 다 빠졌다는 거다..

그 다음 꿈은 이모가 지나가다가 똥통에 빠뎠다는 것

후자의 꿈 덕분에 전자의 꿈에서 살아날 수 있었다는 게 신통방통한 울 이모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모의 강조점은 나쁜 꿈에 내가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보니 어제 아침에 아빠도 이상한 꿈꿨다고 조심하라고 하더만..

귀가 얇은 나는 마음이 찔끔 해 진다..

혹.. 뭔일이 있을라나?

 

휴..

이모가 병원에 입원하니..친척동생이 소년가장이 돼 있었다.

대학등록금 대출금때문에 군대가기전에 휴학하고 돈을 벌고 있는 녀석.

어제 집으로 돌아와 녀석이랑 세금 영수증을 챙겼다..

저번처럼 가스가 끊기면 안되니까..

전화, 핸드폰, 두루넷, 도시가스, 케이블 요금 등..

40만원에 이르는 영수증을 보면서 녀석이 참 답답하겠다 싶었다..

근데 더 답답한 것은 녀석이 취미삼아 장만했던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가지고

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파견으로 들어갔다는 거다.

예전에 여의도에 있을 떄 지지방문도 가고 그랬던 여의도 성모병원.

월급의 50%를 제끼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어이가 없다.

녀석도 무지 아까워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나마 자리도 못구한다고..

돈이 필요해서 급하게 들어왔다고..

 

녀석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참많이 미안해 진다..

나 혼자 부모님 등처먹고 지내면서 고고하게 사는 동안

녀석은 말그대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어 있었다.

그녀석이 전하는 병원에서의 파견직의 삶이 참 나를 답답하게 만든다..

정말 이런 상황이 나를 참 작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 같다..

 

간만에 나온 활동비 중 일부를 쟁여서 이모에게 주고..

소년 가장이 된 친척동생에서도 주고..  

하늘도 잿빛에.. 바람도 매섭고..

 

다들 꿈자리 안좋다 하니 몸 조심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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