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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27
    회화수업의 구렁
    나그네
  2. 2011/07/15
    여름
    나그네
  3. 2011/06/29
    한 곡 추가요~!!
    나그네
  4. 2011/06/24
    노래 한곡 소개합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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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1/05/13
    요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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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1/03/15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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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11/02/28
    2월의 끝자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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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1/02/11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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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1/01/03
    복지
    나그네
  10. 2010/12/29
    연말
    나그네

세상 생각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끄고 살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일이 바쁘다 보니 간간히 인터넷 뉴스를 통해 눈팅을 하는 것 말고는 전혀 세상 돌아가는 일에, 정치권의 향방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논의가 물 건너 갔다고 한다. 예전에 분당이 되었을 때 많은 논란과 비난이 있었고 나 역시 좋게 보지 않았었지만, 다시 통합 논의를 한다고 했을 때는 좀 기분이 이상했다.

사실 분당 이후,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과는 다르게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며 충실하게 현실 정치의 영역에서 살아 남았거나 적어도 그럴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었다면 재통합 논의는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다시 통합 논의가 나온다고 하였을 때, 떨어져 나가서 잘 좀 해보지 왜 다시 통합하자고 하는 것인지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통합을 결의하고 통합의 과정과 합의안을 낑낑대며 만들어 냈지만 결국 통합은 사실상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그런 배경에는 국민참여당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과의 통합 논의와는 따로 국민참여당이 제안하는 민주 통합 논의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이에 질새라 민주당에서도 대연합, 대통합의 논의를 꺼내면서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진보신당이 보기에는 전혀 진보도 아니며, 예전 열린우리당에서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을 밀어붙이던 참여정부의 잔당들이 국민참여당을 만들어 지들이 마치 진보라도 되는 듯이 통합을 들먹이는 꼬라지가 상당히 맘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또 혹해서 끌어들어가는 듯이 보이는 민주노동당의 행태도 이해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이런 습관은 분당 이후에 달라진 당의 위상도 큰 역할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좌파가 빠져나간 민주노동당은 엔엘 자주파 계열만이 남게 되었다. 물론 다함께가 잔류하기는 했지만 그들의 언어는 어차피 현실 정치 체제에는 통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사실상 묻히기 마련이었다. 좌파 내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다함께가 민주노동당 내의 소수 의견 그룹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당은 당연히 자주파의 정체성을 반영하게 된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민주노동당이 민족주의 노선과 햇볕 정책의 추억을 공유하는 국민참여당과 가까워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시민이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의 잘못을 인정하는 발언까지 하게 되면서 상당한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진보신당과의 통합이 무산되면서 민주노동당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물론 민주노동당의 기층 당원들의 정서가 자주 계열의 정치 노선을 완전히 따르는 것이 아니며,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 세력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논의는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큰 논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은 당대당 통합의 모든 논의가 다시 또 분열될 위험을 안고 있는 위험한 거래라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통합한다고 해도 이것이 오래갈 것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현재 통합의 논의는 이 빌어먹을 정도로 덩치가 큰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해서는 합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정책적 단결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단결만이 요구되는 정치적 상황이기 때문에 그 상황과 환경이 바뀌면 당과 당은 다시 제 갈길 가기 위해 분열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일단은 국민참여당은 그들 대로, 민주노동당은 민노당대로, 진보신당은 그들대로 나름의 내실을 기하는 노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이 현재 지지율도 찌질하고 국민들에게도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지금 당장 힘을 합치자는 생각은 내가 보기에는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한 것 같다. 사실 그런 정치적 상황은 선거 연합이라든가 정책 연대 등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당대당 통합까지 꼭 가야 할 일인가?

 

진보신당은 통합 논의도 물 건너 간 만큼 그들의 내실을 기하는 일부터 하였으면 좋겠다. 사회당과의 통합이라도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세간이 평가도 그렇고 진보신당은 너무 작다. 너무 작은대 요구하는 것은 많은 말많은 좌파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당이라는 좋은 친구가 있는대 왜 한번 싸운 적이 있는 민주노동당과 어려운 통합을 하려 했던 것일까? 내실을 다지는 일부터 했으면 좋겠다.

 

민주노동당은 분당 이후 김이 빠져버린 측면이 많았다. 그렇기에 선거 연합에 매진하고 몰두하였던 것인데, 그런 식으로 내실을 다지는 것도 좋지만, 좀더 정책적 측면에서 도타운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에서 '복지'가 이슈가 될 것이라고 한 만큼 인민들이 이해할 수 있고 또 현실적으로 실현이 가능한 합리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북한에 온정적인 정당, 민족주의 정당이라는 이미지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나머지 영역에서는 무식하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이건 좀 안타까운 모습이다. 민주노동당은 이 나라를 어떤 국가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마련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집권하면 사람들은 부자들이 모두 탄압받고, 나라는 친북, 친중으로 갑자기 돌아서서 미국과 날카롭게 대립하고, 복지 정책을 마구마구 남발하여 나라 예산을 거덜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인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이미지이다. 이런 이미지로 무슨 놈의 집권을 바랄 수 있겠는가. 합리적인 복지정책, 안정된 정치력을 갖고 균형이 잡히되 일관된 외교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은 당장의 통합이내 뭐내 하는 것보다는 민주주의 정책 학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이 다함께에서 주장하는 식의 지하 혁명 정당을 지향하지 않는다면 이런 과정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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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의끝

선입견인지도 모르겠지만, 서원에 온 이후 시간이 느리게만 가는 것 같다.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면 빨리 지나간 것 같지만 당시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생각하면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시간이 느리게 가 준 것 같다.

 

이번 상반기도 1년같이 느껴지기는 마찬가지이다. 수료를 했기 때문에 서원의 수업은 듣지 않았지만,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동안 써놓은 문론(文論)의 양 만큼이나 많은 생각과 고민들이 있었다. 아침부터 독어 학원에 가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적응하면서 낑낑 독어훈련을 받았고, 돌아와서는 조교 일에 치이다가도 다시 공부방에 들러 문론을 깨작거리기도 하였다.

 

문론이야 대로(大老)께서 지시하신대로 주어진 텍스트에 충실하게 분석하고 견해를 제시하고자 하지만, 그것이 정말 대로를 비롯한 어르신들이 보기에 설득력이 있을지 참 걱정이다. 오늘 대로를 뵙고 지금까지 써온 문론 쪼가리를 들고 알현하여 이번 학기 심사를 청구해도 될지를 비롯한 논의를 기대했지만 대로께오서는 간단하게 써온 거 놓고 가고, 심사 지원하라고만 말씀하시고 대화를 끝내셨다.

 

대로께오서 일단 무관심하게 지나쳐주시니 문론을 잘 쓴 건지 안 쓴건지 이게 다 원래 이런 식인건지 잘 감이 오지 않는다. 남은 후반기에 가서 직접 심사를 받아봐야 뭐가 잘못되고 이걸로 통과가 될지 안 될지가 결정될 것 같다.

 

이젠 '나이'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는 나이이다. 이번에 서원에서 나의 문론을 통과시켜 줄지 말지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이대로 흘러갔을 때, 다시 또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모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저 가만히 지켜보려 한다. 이건 내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그 방향으로 꼭 스토리가 펼쳐질 거라 장담할 수 없는 경우인 것 같다. 학위를 받은 이후에야 말로 내 삶의 그릇이 어느정도 인지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러한 태도는 너무 운명론적인 것이며 모든 것은 사실 나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의 삶을 돌아보았을 때, 나의 의지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 너무도 많았다. 그리고 나의 의지를 관철했던 경우에는 많은 것들을 희생하고 감당해야 했다. 이제 또 그런 희생을 감당할 수 있을까. 내가 이젠 그럴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이 하나의 결정일 것이다. 운명이기도 하고, 나의 결정이기도 하다. 학위를 받고 나서 나에게 어떤 선택지가 놓여있을 지 자못 궁금하다. 물론 그 선택지는 내 삶이 마련해 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지켜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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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곡 일부 모음

 
 
matsuda seiko , 여러가지 히트곡과 노래영상 모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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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수업의 구렁

요즘 독어 회화 학원을 다니고 있다. 이미 다닌 지는 꽤나 오래되었지만 회화 수업은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수업 적응에 엄청난 애를 먹고 있다. 일단 나이가 나이인지라 젊은 녀석들의 발랄한 재기를 따라갈 수가 없다.

 

일반 독해 수업이나 듣기 수업 같은 경우 그냥 앉아서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혼자 공부하고 적고 쓰고 하면 되지만 회화 수업의 경우 함께 대화하고 듣고 질문하고 발표하는 것이 주가 되는 만큼 수업의 분위기가 정말로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외국어로 자기 소개를 하고, 자신의 가족을 소개하고 나의 취미가 무엇인지 등등을 발표하는 식의 수업이 이어지는데 선생님은 이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이 질문을 하도록 유도하여 자연스러운 외국어 대화 실력을 늘리려고 노력한다.

 

다 좋긴 한데, 나 자신에 대해서 설명하고 나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생각 외로 엄청나게 힘든 일이었다. 예를 들어 언젠가 독어로 여러가지 색깔들의 이름을 배운 이후, 선생님이 서로 좋아하는 색깔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고 하였다. 그 순간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 무엇인지 나는 당최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대의 아저씨가 19살 먹은 소녀도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색은 무슨 색', '그 이유는 이러저러 하니깐 ㅋㅋㅋ' 라는 메뉴얼을 머리 속에 두고 다닐리가 없지 않은가? 대충 맘에 들면 되는 게 색깔이라고 생각해온 30년이었기에 대화할 때 매우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식의 곤란한 경우는 매우 많이 부딪치게 된다. 지난 주 토요일에 무엇을 하였는지 물어본다. 당연히 집에서 뒹굴대며 인터넷하고 찌질하게 집에 처박혀 있었다. 근데 다른 젊은 것들은 영화를 보았다, 친구를 만났다, 여행을 갔다왔다, 연극을 보았네, 어쩌네 이벤트도 참 많았다. 그렇게 얘기하는 가운데 내가 그냥 집에 있었다라고 말한다면 이 숙연한 수업 분위기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리고 그동안 해외여행을 간 곳이 어디인지를 물어본다. 당연히 나는 빌어먹을 남조선을 벗어난 적이 없다. 근데 다른 젊은 것들은 일본 교토에 갔네, 토쿄에 가봤네, 베이징, 파리, 뉴욕, 워싱턴, LA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그렇게 얘기하는 가운데 내가 나는 한번도 해외에 가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이 암울한 수업 분위기 어쩔 것인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딱히 마음 속에 생각해 둔 적이 없었다. 라면이 땡기면 라면을 먹고, 밥이 땡기면 밥 먹고, 피자가 땡기면 피자를 먹으며 30년 넘게 살아왔기 때문에 갑자기 불쑥 너 무슨 음식을 가장 좋아하니? 라고 물으면 심각하게 지금까지의 식도락 인생을 돌아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회화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여러가지 대화와 질문은 내가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에 속한다. 나 자신에 대해 꼭 이렇게까지 메뉴얼을 생각해놔야 할까? 내가 좋아하는 색, 음식, 나의 취미, 가고 싶은 여행지, 주말에 하고 싶은 일, 내가 했던 특별한 체험들, 등등에 대해 일정한 목록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식의 대화는 왠지 여성들이 잘 하는 것 같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이런 말도 잘 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꼭 이런 식으로 회화를 배워야 할까? 사실 상 다른 모든 외국어 회화 수업도 일단 자신을 소개하고 자신의 가족부터 해서 취미, 음식, 일상적인 체험 등등을 말하고 연습하는 것으로 채워지곤 한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는 이런 식의 대화가 진행되는 일이 거의 없다. 나의 나이, 결혼 여부, 가족, 취미, 좋아하는 음식과 색깔 등등은 정말로 개인적인 영역에 해당되는 프라이버시로서 잘 물어보지 않는 영역에 해당하지 않은가?

 

나이를 밝히기 싫어하는 경우도 있고, 가족이 아예 존재해본적이 없는 결손가정 출신일 수도 있고, 해외여행을 가본적이 없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음식이 없을 수도 있고, 취미가 없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색이 딱히 없을 수도 있고, 결혼했다 이혼했을 수도 있는데 왜 이런 것들을 굳이 물어보면서 회화 수업이 진행되는 것일까?

 

외국어는 젊을 때 배우라는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근데 어쩌랴. 10년이 넘게 영어를 배웠는데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인생인 것을..다른 외국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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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느새 조선에 또 다시 여름이 왔다. 장마가 기승이라고 한다. 작년에는 장마가 2주 정도로 남부와 중부지방을 왔다 갔다 하며 지나갔던 것 같은데, 올해 여름 장마는 좀 긴 것 같다. 마치 열대지방의 우기, 스콜같은 기후라는 생각이 든다.

 

연구는 이어지고 있지만, 역시나 급박한 작업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결되고 밝혀져야 할 의미도 꽤나 많다고 느껴진다. 정신이나 개념, 이념을 인간 주체나 인간 사회를 뛰어넘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보고있는 헤겔 선생은 자연의 영역에 이 개념의 변증법을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철학의 영역에서 헤겔 선생의 설명을 이해하는 것은 도통 힘든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대다수의 인민들은 공간과 시간이 그 자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개념이나 이념의 산물로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헤겔 선생은 한사코 이를 개념과 이념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으니 고전물리학적 관점에 익숙한 자로서는 영 불편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마음을 가다듬고 쓸데없는 번뇌를 없애고자 요즘 붓다에 대한 책을 한 권 읽고 있다. 싯타르타의 일대기를 개략적으로 설명하고 중요한 그의 생각을 짚어주는 책인데, 불교에서 가르치는 주장과 사상을 알 수 있어서 마음 수양에 도움이 되긴 한다.

 

하지만 불교 경전을 직접 인용한 부분을 읽으면, 붓다가 너무 신격화되어 서술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세월 이어져오면서 덧붙여진 붓다에 대한 전설과 기적, 신통력 등을 사상시킨다면 그는 오래 전 인도에서 활동하였던 아주 리버럴한 지식인, 철학자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예전에 도올 김용옥이 말했듯이 원시불교 서적에서는 싯타르타가 매우 리버럴한 사람으로 묘사되었다고 한다. 한자로 번역되어 오랫동안 전수되어 온 불교경전에서는 '세존', '여래' , '부처님' 등의 수사어가 많이 붙어 있지만 사실 당시 붓다는 그저 '싯타르타 선생'이었다고 한다.

 

불교 경전에서는 싯타르타가 깨달음을 얻은 뒤 만난 다른 수행자가 싯타르타를 '수행자'를 뜻하는 '사문'이라고 부르자 싯타르타는 '나는 이제 사문이 아니라능. 부처라능. 그니까 여래라고 부르라능' 하고 근엄하게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이것은 각색이 분명해 보인다. 깨달음을 얻은 자가 그따위로 잘난 척을 할리가 없으니 말이다.  싯타르타가 태어나자마자 벌떡 일어나 동서남북을 한 걸음씩 걸은 이후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말한 것도 뻥 중에 상 뻥이 분명하다.

 

이른바 서양에서는 종교든 철학이든 역사학이든 가리지 않고 한때 종교적으로 각색되지 않은 예수의 참 모습을 파헤치고 연구하는 노력이 있었다. 민중신학도 그 한 갈래일 것이다. 헤겔도 한때 기적의 요소를 배제한 인간 예수의 모습을 연구한 논문을 써 놓기도 했었다. 예수에 대한 각양각색의 해석 속에서 예수는 종교 개혁가로, 급진적 지식인으로, 인품이 고결한 성인으로, 고대의 사회주의자로 묘사되고 설명되기도 하였다.

 

부처에 대해서도 이러한 해석이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부처님을 만난다면 나는 그 분을 '부처님', '위대하신 세존이시여~' 혹은 '여래님' 이라고 부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냥 '싯타르타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래야 그의 자상한 인품을 알고 또 기꺼이 가르침을 받고 싶을 것 같다.

 

요즘은 불교용품점에 들러서 작고 아담한 불상을 하나 사고 싶다. 책상에 두고 보면서 번뇌에 빠지지 않고 나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면서 집착을 벗어나 살고 싶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는 말이 있다. 부처를 외적인 형상으로 만들지 말라는 말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수양이 부족하여 그의 가르침을 떠올릴 만한 물건이 필요한 것 같다. 부족한 모습이지만 어쩌겠는가.

 

비가 계속 오고 있다. 조선은 비의 나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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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곡 추가요~!!

 

마츠다 세이코, eighteen

 

 

 

80년 암울했던 한국의 상황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이때 이미 아이돌이 활약하고 있었다. 가사의 내용도 당시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훨씬 직설적이며 솔직하고 개인적이다. 이미 상업주의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히힝히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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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한곡 소개합니다.

 
 
마츠다 세이코, '바람 부는(風立ちぬ)
 
 
 
이제 해본 적도 없는 동영상도 링크하고 별 짓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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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요즘의 일과는 학원, 조교근무, 공부 이 세가지로 다 채워진다. 다행스럽게도 몇몇 사람들과 함께 쓰는 연구실에 들어갈 수 있게 되어서 논문은 좀 편하게 쓸 수 있게 되었다.

 

수료생이라 수업을 듣는 부담은 없어졌지만, 빨리 논문을 쓰기는 써야 한다는 거... 강요하는 사람은 대로(大老) 한 분 뿐이고 만나지 않으면 그만 이기 때문에, 놀게 되면 끝없이 놀게 된다는 게 참 문제다.

 

얼마 전에는 예비군 향방작계 훈련을 갔다 왔다. 향방작계는 이른바 동네 지키기 훈련인데, 군복입고 철모쓰고 총들고 동네 한바퀴 돌고 왔다...아 졸라 쪽팔리드라.....병정놀이 퍼레이드를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재밌어 하는 건 초딩들 뿐이었다.

 

여전히 80년대 일본 가수에 빠져 있다. 마츠다 세이코의 젊은 시절은 정말 아름다움의 이데아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내가 이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정말 서러울 정도...그 시대 일본에서 내가 태어났다면 진짜 세이코 친위대 선봉대장이라도 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이분을 알게 되니 요즘의 내노라 하는 아이돌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얼마전까지 아이유가 대세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아이유도 우리의 세이코 누님의 왕년에 비하면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이랄까...

 

참고로 요즘 가요계가 어쩌다 발굴 하다 말고 떠나간 지저분한 발굴장이 되버렸는지 모르겠다. 슈퍼스타 케인지 제인지 부터 시작해서 위대한 탄생인지 환생인지 하는 것도 그렇고 나는 가수네 뭐네 하는 프로를 보면 가요계가 이제 단물 다 빠져서 보여줄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일본 최고의 아이돌은 AKB48인가 하는 그룹인데, 한번 보니까 진짜 48명이 무대 안으로 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들어오는데 참 무서웠다. 뭐야 이거 고등학교 한 개 학급이냐...

 

요즘 가요의 상업성이 지겨워서 그런지 자꾸 엉뚱하게 80년대 일본 가요로 눈이 돌아간다. 정말 세이코 상은 태양계 최고의 여자 아이돌인거 같다.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가수...

존경합니다. 누님~ 건강하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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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일본에 지진이 나서 난리가 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조선의 심정은 복잡하고, 중국은 어떨런지 모르겠다만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두고 많은 걱정들을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내가 다니는 서원에서는 청소 노동자 분들께오서 지금 파업을 하고 계시다. 2차파업인데, 이슈는 당연히 지금의 월급으로는 못살겠다는 것. 그분들은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급여를 받으며 일을 하고 있었고, 이에 단결하여 임금의 인상을 요구하고 계시다. 불행하게도 용역업체에서는 법정 최저임금(4천백얼마) 이상으로는 인상이 불가하다고 밝힘으로서 파업이 다시 시작되었다.

 

등록금은 좆나게 쳐 올려놓고는 청소하시는 분들의 임금은 쥐꼬리만큼 주고 있으니 있는 자들의 심보가 이와 같다. 그분들은 하루 10시간이 넘는 노동에 한달 봉급 7~80만원 밖에 받지 못하고 계시다. 서원의 원장은 지금 서원이 쓰레기 천지가 될 판인데 좀 나서서 해결좀 해주지 뭘하고 자빠져 있는지 모르겠다. 한 없는 욕을 쏟아붓고 싶다.

 

이런 우울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좀더 다른 얘기를 해보고 싶다. 토탈워라는 게임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요즘 게임 참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디블 토탈워2 게임방송이었는데, 플레이어는 신성로마제국을 선택하였다. 난이도가 최상급이라 시작하자마자 교황에게 파문당한 상태에서 출발했는데, 플레이어는 용의주도하게 비잔틴 제국의 딸과 혼인함으로서 동방 교회와의 우정을 통해 로마 교회에 대응하였으며 다음에는 이내 신성로마제국 대립 교황을 세워서 로마 교황과 맞짱을 떴다. 그러면서 이탈리아 도시국가인 밀라노, 베네치아 등을 공격하면서 교황을 압박.....

 

역사가 따로 없었다. 바로 이 토탈워라는 게임은 대규모 전쟁 시뮬레이션과 문명류의 운영을 결합한 아주 절묘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시리즈도 많이 나왔다. 쇼군 토탈워, 로마 토탈워, 미디블 토탈워1,2, 엠파이어 토탈워, 나폴레옹 토탈워까지.... 플레이어는 당시 시대에 따라 여러 국가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쇼군 토탈워2가 나온다고 한다. 쇼군 토탈워1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다. 이를 두고 토탈워 매니아들은 데모판을 하면서 기대에 충만해 있다.

 

이 토탈워를 만든 회사는 sega라는 일본회사이다.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에는 이 게임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했다. contents가 너무 보편적이었기 때문이다. 쇼군 토탈워를 제외하고는 시대가 너무나 보편적이고 서구적이었기 때문이다. 쇼군 토탈워는 서구에서 워낙 일본문화 매니아가 많다보니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토탈워 매니아들은 이제 로마 토탈워2도 곧 나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중국 토탈워도 나오지 않을까하는 전망도 내비치고 있다. 재미난 게임이 나온다는 것은 참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여기서 또 방향을 바꾸자면 한국의 역사에서는 쇼군 토탈워와 같은 즉 일본 전국시대라든가 중국의 삼국시대에 걸맞는, 상업화하기에 적절한 컨텐츠는 과연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 역사에 과연 그와 같은 드라마틱하고 스펙터클한 시대가 있었을까?

 

한국의 삼국시대는 중국의 삼국시대만큼의 박진감 넘치는 호흡과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중국의 삼국시대가 50년 정도에 그치는데 비해 한국의 삼국시대는 700년이 넘어간다는 점이 좀 다르다. 그래서 중국 삼국시대만큼 짧은 호흡의 박진감과 재미는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만 황산벌, 평양성과 같은 영화에서 다루었듯이 삼국의 통일을 전후로 한 시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숨막히는 박진감을 보여주는 것이 사실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뿐 아니라 중국인 당나라와 일본까지 가세해서 삼국의 통일을 두고 기가막힌 맞짱을 연출하는 이 시대는 토탈워와 같은 게임이라든가 대규모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는, 서양인들이 보기에도 박진감이 넘치는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 외 임진왜란 또한 마찬가지. 조선, 명, 일본이 동아시아 패권질서를 놓고 다시한번 맞붙게 되는 이 시기 역시 보편적인 전쟁사의 관점에서도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사실이다. 이 시기에 대한 게임이나 아시아 합작 영화가 나오는 것도 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컨텐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로 스케일이 확대되는 한국의 삼국의 통일시기라든가 임진왜란과 같은 시대 이외에 한국사 내부적으로 그러한 박진감 넘치는 역사가 전개되었던 시기는 또 고려 말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시기에 홍건적의 침입이라든가 원나라와의 대결, 왜구의 침입, 명나라와의 갈등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들을 빠뜨릴 수는 없겠지만 이 시기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한국의 역사인물이었다. 고려 말기의 부패를 개혁하려는 공민왕을 배경으로 원으로부터의 자주를 쟁취하는 과정에서의 원과의 충돌, 홍건적의 침입과 왜구의 침입으로 성장한 고려의 신흥무장세력은 일본 전국시대의 유명한 장수들에 필적할 만큼의 포스와 능력을 보여준다.

 

당시 활약했던 최영, 이성계, 이방실, 이지란(퉁두란) 등과 같은 무장들은 정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름난 명장들이었다. 그러면서 최영과 이성계 계열 장군들 사이의 갈등은 위화도 회군으로 그 절정에 달하여 고려의 멸망으로 일단락 된다. 이시기 고려는 내부적으로도 매우 혼란스러웠던 시기였으면서도 그 혼란만큼이나 군대가 강성했던 시기였다. 사실상 최영의 요동수복 작전은 스케일만 다를 뿐, 전국 통일 이후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정벌과 같은 맥락 상에 있었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그 정치적 맥락은 다르지만 군사적 맥락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역사도 게임이나 영화, 드라마와 같은 흥미와 재미를 갖춘 문화적 컨텐츠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전국시대나 중국의 삼국시대, 혹은 로마 제국이나 서양의 1,2차 세계대전 등 에만 열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컨텐츠의 개발에는 많은 자본의 투자와 얼만큼 보편적인 사상을 담아내느냐에 달려있으며 얼마나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는 객관성의 면에서 실패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일본과 중국을 악마 혹은 욕심많은 졸부로 묘사하는 드라마는 아시아권에서도 먹혀들 리가 없다.

 

결론은 이상한 방향으로 나버렸지만, 그래도 우울한 내용은 지울 수 있었다. 다행이다. 결론은 조선 토탈워도 나와라!!!!! 아니면 우리가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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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끝자롹

2011년의 2월도 이렇게 지나간다. 이제 또 3월부터 새로운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등교하는 학우인민들, 학교가는 대학쇙 쇄내기들, 새로 유입되는 출근하는 경제활동인구개체들..등등

 

중동의 민주화 열기는 친미, 반미국가를 가리지 않는다. 튀니지부터 시작해서 이집트, 바레인, 이란 그리고 리비아까지 그들이 어떠한 나라를 지향할지는 아직은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정치사회적인 민주화와 자유를 바라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리고 그 불똥이 이제 대표적인 친미국가인 사우디와 중국, 그리고 북한을 위협하고 있다.

 

뭐 사우디는 워낙 부자나라이고, 국민들도 이에 대한 혜택을 많이 누리고 있는지라 정치적인 민주화 열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중국의 경계도 완벽해 보이고 말이다.

 

북한은 중동의 민주화 열기를 제외하고도 오래전부터 삐걱거린다는 소식이 들려오곤 했었다. 한두번 정도면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지만 자꾸 새로운 소식이 나오는지라 이거 정말 북한이 휘청거리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말한바 있지만 북한이 3대세습을 정말로 결정하고 이를 밀어붙인다면 북한에 희망은 없다. 북이 핵을 끌어안고 자폭을 하면 그 폐허 위에는 미국기가 꽂힐 지, 중국기가 꽂힐 지, 태극기가 꽂힐 지 정말 알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릴 것이다. 태극기가 꽂힐 확률은 극히 낮은 듯이 보인다. 아직 3대 세습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북의 체제에 인민들이 점차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경제도 어렵고 말이다.

 

사우디는 왕정국가이긴 하지만 그 엄청난 석유 덕분에 국민 모두를 배부른 돼지로 만들 수 있었고 그 덕에 국민들은 편하게 잘 지내고 있기 때문에 정권이나 조정에 큰 불만을 갖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치적 억압과 체제 경직성이 경제적 불평등이나 경제붕괴와 만난다면 사태는 정말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러시아 혁명도 빵을 달라는 여성들의 가두시위에서 촉발되었고, 이번 이집트 민주투쟁도 빵과 먹거리 부족이 인민들을 들고 일어나게 하였다.

 

북한은 점점 중대한 선택의 기로를 맞이하고 있다. 강하고 딱딱하게 서 있다가 언제 부러져 버릴지 모른다. 아마도 북의 인민들은 지금의 경제난을 그들이 외치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시기까지는 참고 기다려 줄 것이다. 그러나 그때가 지나도 하는 말은 똑같고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강성대국 씨발 개뿔) 지도자 스스로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되어 정당성은 훼손될 것이고 체제위기는 가속화될 것이다. 물론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당내 민주화에 해당하는 집단지도체제를 내가 바라고 있기는 하지만....

 

북이 붕괴되어 버리고 반도의 북반구에 태극기가 아닌 다른 어떤 깃발이 꽂혀 버린다면, 통일 안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뭐 괜찮을 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것은 남한에게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우리는 북과 대립하였지만, 적어도 미래 한국은 통일된 국가일 것이라는 이미지를 전국가적으로 전인민들이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은 한국의 하나의 이상향이었다.

 

그 이상이 깨져버린 반도 남반의 조선은 꽤나 초라할 것이고 상상하기도 애처롭다. 사실 일제에 대항한 독립운동과 피터지는 한국전쟁, 그리고 경제개발과 민주화 운동 모두 아름답고 떳떳한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커다란 노력이었고, 그 국가는 언제나 통일된 조선이었지 결코 우리 남한만의 나라는 아니었다. 분단 50년의 약진은 이젠 이렇지 않을 것이라는 염원에서 비롯되었다.

 

만약 그러한 이상이 좌절된다면 한국은 손해도 이득도 없는 0이겠지만, 허무함은 엄청나게 클 것이다. 더이상 동아시아 3국이라 불릴 수 없을 것이며 기껏해야 작지만 경제는 발달한 싱가포르, 홍콩 정도의 취급을 받을 것이며 더 나아봤자 대만 정도에 그치고 말 것이다. 중국지나 일본가는 징검다리의 자그마한 끝자락의 나라..

 

내가 너무 민족주의적 망상을 펼쳐놓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통일이 좌절된다면 몇개 도시국가를 합쳐놓은 듯한 자그마한 나라로 전락했다는 국가적 좌절감은 꽤나 길게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과거 분단의 경험과 통일의 경험은 프랑스 좌파, 이탈리아 좌파를 특징 짓듯이 한국의 '좌파'를 특징짓는 의미를 갖게 할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여하튼 2월은 다 지나갔고, 세상은 걱정된다. 올 한해는 우리나라보다 북한에게 더 중요한 한해가 될 것 같다. 큰 인물이 필요하다면 남한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 더 필요하다. 북한의 행동과 생각은 정말로 중요하다. 북한의 지혜로운 인물을 기다린다. 그리고 북한의 변화와 통일의 방향에 대해 더 생각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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