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8호>유성지회, 현장복귀 현장권력을 둘러싼 대 격돌이 남아있다!

유성지회, 현장복귀


현장권력을 둘러싼 대 격돌이 남아있다!

 

유성지회의 심야노동철폐 요구에 대한 대가는 혹독했다. 철저한 사전기획으로 진행된 공격적 직장폐쇄, 최단시간 공권력투입, 사상 초유의 특별수사본부 설치, 노동운동사상 처음의 신체검증 압수수색. 매 순간이 신기록이었고 그 순간이 지날 때마다 자본과 권력이 쳐 놓은 덫의 강고함에 무기력해야 했다.


현대차자본을 뒷배로 노동부, 경찰, 검찰, 법원, 보수언론의 종합적 지원을 받은 유성기업 자본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포만감을 느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노동자의 단결이며, 현장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활동가들과 그들의 투쟁인 줄로만 알았던 유성기업 자본은 이번 계기를 통해 강력한 무기를 손에 거머쥐었다. 더불어 그들은 노동자 내부를 분열시키는 효과적인 방법까지 획득했다. 이제 과거의 유성자본이 아니다.


우리가 넘어야 할 것은 법원의 조정합의안이 아니라 자본에 길들여진 우리 내부의 타협적 태도와 안일함이다!


8월 31일, 직장폐쇄 106일차가 지나면 법원 조정합의안에 근거해 모든 조합원들이 현장에 복귀한다. 넘어야 할 산이 열 개라면 법원 조정합의안에 의한 현장복귀는 그 중 한 개에도 못 미친다. 물론 그마져도 자본은 얼마든지 뒤 엎을 수 있다. 조합원들 중 일부가 조정합의안에 강력히 반발했던 것도 그와 같은 이유다. 긴 장마와 뜨거운 태양을 참아가며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이 동지들의 열망은 “타협하지 않는 것.”, “저들(자본과 권력)이 결코 정당하지 않음”을 증명해 내는 것이었다. 이제 이 모든 것은 복귀 후 현장투쟁의 몫으로 넘겨졌다.


‘왜 직장폐쇄를 당했는가?’, 아니 ‘왜, 절반이상의 조합원들이 그렇게 쉽게 포기하고 투항하며 개별복귀를 선택했는가?’, ‘왜 그토록 증오했던 법원의 힘을 빌려 복귀해야만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을 찾아야 한다. 법원 조정이 마무리되던 날 한 동지가 사측 변호사와 악수하려 하자, 다른 동지가 외쳤다. “절대로 악수하지 마라!!” 지난 100일에 가까운 투쟁과 자본의 악랄함을 잊어선 안 된다는 절규였고, 결코 적당히 타협하지 말자는 외침이었다.


기회주의는 언제든지 고개를 치켜들고 주위를 배회한다. 작은 틈조차 허락하지 말자!


100일간의 투쟁에서 경험해야 했던 다양한 기회주의적 태도들, 이것을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 때론 과격함을 앞세운 모험적 태도로, 때론 힘 있는 자에 빌붙어 동지를 파는 모습으로, 알량한 정보를 근거로 평가 아닌 평가에 치중하는 모습으로, 조직적 문제제기가 아닌 개별을 흔드는 방식으로, 긴지 아닌지 판단과 결정을 유보하고 미루는 방식으로, 아주 다양하게 모습을 바꿔가는 기회주의적 태도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단호함을 갖자. 조직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우리를 복구하자. 자본과 권력이 원하는 것은 복귀 후 더 많은 분열이다. 노동자에게 언제나 필요한 것은 단결과 연대 그리고 투쟁이다.


장경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