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0호>현장정치활동 어떻게 할 것인가? (下)

편집자 주 : 지난 호에 이어 현장정치활동의 고민을 나누고자 사노위의 ‘사회주의 현장정치활동론 입론’을 게재 한다. 이번 호는 연재의 마지막이며, 주제는 현장에서의 사회주의 정치활동을 위한 과제이다. 신문의 내용은 축약본이며, ‘사회주의 현장정치활동론 입론’ 전문은 최근 발행된 사노위 이론정책지 ‘사회주의 로그인’에서 볼 수 있다. 

 

5가지 실천과제

첫째,  현장분회 건설

현장분회 건설과 사회주의 현장정치활동
사회주의 활동은 곧 사회주의 조직활동이다. 정치운동의 핵심은 ‘조직’이다. 노동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각 노동현장에서 사회주의 정치활동을 조직적으로 실천해 나갈 사회주의당의 ‘현장분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을 1차적인 목표로 한다.
‘현장분회’는 해당 현장에서 사회주의 정치활동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사회주의노동자당의 정치적 기초단위이자 사회주의 현장정치활동을 전면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현장분회’는 당의 사상과 노선을 구현하고, 당의 사업을 현장에서 전개한다. ‘현장분회’를 통해 노동현장에서부터 현장권력을 창출하고 전국적 정치기획을 현장에서 실천한다.
현장분회 건설은 현장에서 다 준비되고 완결된 상태에서만 건설하는 것은 아니다. ‘준비’와 ‘건설’ 사이에 만리장성을 쌓을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지금 현장분회 건설을 직접적인 목표로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고, 만약 지체되고 있다면 왜 그런지,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 ‘현장분회’를 건설하는 과정 자체가 정치투쟁이자, 정치적 훈련과정이 될 것이다.
개량주의 정치세력은 우리보다 훨씬 많은 세포와 선전선동 수단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는 현재 조직노동자의 일상자체가 개량주의정치를 내면화하는 기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르다. 소리 높여 그것은 틀렸다고 외치지 않는 한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알릴 방법이 없다. 소수파가 되기를 두려워해 우리의 정치를 숨기는 것은 저들의 일상적 ‘정치’에 대한 침묵을 의미한다. 당의 입장을 밝히고 그 입장에 따라 실천하는 현장분회의 건설은 현장에서 선행되어야할 사회주의자의 과제다. 또한 현장에서 사회주의 활동의 조직화는 최종적으로 현장분회의 건설과 확대로 수렴되어야 한다.

현장분회는 노동현장에서 직접적인 사회주의 정치활동을 전개한다. 현장 회원은 현장분회의 정기적인 회합으로 일상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보와 사업을 소통하고, 주요한 사안에 대해 의결하여 집행하며, 투쟁을 기획하고 정세와 주요한 정치적 판단, 당 사업 전반에 대해 공유하고 실천해 나간다.
현장분회는 현장 내 사회주의 정치활동(일상시기, 투쟁시기) 계획의 수립과 집행 및 평가, 노조 및 현장조직에 대한 개입 활동, 독자적인 선전 및 정치선동 활동, 정치신문 배포 및 신문읽기 모임 조직화, 학습, 현장투쟁 조직화, 조직강화 및 확대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특히 현장노동자, 조합원이 자기 현장권력에 대한 의지를 갖도록 이끌어내고, 현장노동자나 조합원을 현장분회가 목표한 방향으로 훈련하고 조직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기존처럼 노조나 현장조직 수준에 맞춰서 조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 당 건설이라는 전망과 목표, 그리고 전국적 기획 속에서 조직해 나간다.
현장 사회주의 활동가는 사회주의적 정치활동의 대중정치지도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때 현장분회는 현장에서 대중적 뿌리를 굳건하게 내릴 수 있고, 사회주의 당 시대의 노동운동의 새로운 전망과 주체형성이 가능하며, 또 중장기적으로 노동운동의 질적 재편을 추진해 나갈 수 있다. 현장분회는 자신의 활동에서 회원 한사람의 역량과 성장을 소중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둘째, 사회주의 정치선동

노동현장에서 노조나 현장조직으로 우회하지 않고, 주요한 쟁점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또 그 정치적 견해에 따라 실천을 조직해 나가는 것은 사회주의 현장정치활동의 요체이다.

현장 대중의 언어로 선전선동하고
현장대중으로부터 검증
정치신문과 소책자 등 선전매체를 현장에 정기적으로 배포할 뿐만 아니라, 정치신문 읽기토론모임을 조직해 나가야 한다. 현장분회와 현장회원은 정치신문을 배포하는 활동에 머물지 않고 현장의 상황을 포함한 주요한 사안에 대해 정치신문에 적극 기고해야 한다. 전국적 정치적 쟁점을 현장의 쟁점으로 조직할 뿐 아니라, 각 현장의 문제를 전국적인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현장기자를 육성한다.
또한 선전물과 대자보 등 현장분회 차원의 선전매체를 통해 현장의 주요 사안에 대한 정치선동 활동을 꾸준히 전개한다. 현장에서 자신의 문제에 대한 사회주자의 입장을 제출하고 대중으로부터 검증받는 과정은 중요한 정치활동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역량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또한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관찰한 현장의 눈으로 현장의 언어로 전개하는 선전선동은 사회주의를 현장노동자에게 보다 가깝고 현실감 있게 전달해 줄 것이다. 이러한 선전선동의 과정은 조직에 보고되며, 이는 조직과 회원, 현장과 전국적인 정치를 공유하고 일치시키는 과정이다.

강령의 선전선동
나아가 건설될 강령을 각 현장의 실정에 맞게 구체화하여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활동을 해나가야 한다. 우리는 정치선동과 강령에 대한 소개를 통해,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세계와 현장과 일상의 삶을 보면 똑같은 현장의 문제라도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 어떻게 달리 접근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를 선전선동한다. 현장의 노동자와 정치적 소통의 계기를 만들고 토론과 실천을 통해 그들을 정치활동의 주체로 세울 때 사회주의 정치활동은 현장 속에 깊게 뿌리내릴 수 있다.

셋째, 전국적 정치투쟁전선 구축

정치조직의 독자적 정치전선 구축과
자발적 연대의 흐름 조직화
실제적인 총파업이 사라졌다. 이제 총파업 조직화 경로는 몇 가지 가능성만을 남겨두고 있다. 첫째, 정치조직, 정당이 독자적인 정치전선을 형성하면서 대중투쟁, 대중파업을 촉발하는 것. 둘째, 정치적 요구를 중심으로 아래로부터의 연대파업을 의식적으로 조직해 내는 것. 셋째, 산개된 자생적 투쟁을 모아 연대투쟁의 흐름을 조직하고 전국적 투쟁전선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투쟁을 현실화시켜 낼 수 있을 때 우리는 한국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정치세력으로 설 수 있다.

노동현장에서의
‘노동자통제’ 구축을 위한 투쟁
우리는 전국적 정치투쟁을 노동현장에서 구축해 나가는 것과 더불어 노동현장에서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투쟁을 적극 조직해 나갈 것이다 ‘노동자통제 투쟁’은 생산과정에 대한 자본의 소유와 경영, 즉 자본의 현장통제와 직접 대립하는 투쟁으로, 그 자체로 자본주의체제의 모순을 드러내주는 투쟁이다. 일상적인 현장투쟁으로 자본과의 대립점을 확인하고 현장노동자를 권력의 주체로 세워나가는 투쟁이다.
우리는 현장에서 작업중지권, 자동화와 신기술의 도입에 대한 합의권, 노동강화와 현장통제의 강화에 맞선 투쟁, 공장의 통합과 증설, 근무체계와 조직체계의 재편을 통한 전환배치, 징계 및 인사에서 노사동수, 정리해고 및 구조조정 저지 투쟁, 기업정보와 영업비밀의 공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나아가 공공부문에 대한 노동자민중통제 도입, 국유화된 금융이나 기업에 대한 노동자민중통제제도 구축, 학교나 병원 등에서의 자주적 조직의 건설을 통한 아래로부터의 통제체제의 구축 등 전사회적인 노동자통제 구축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인 정치기획에 근거한 투쟁을 조직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노동자통제 구축을 위한 투쟁은 현장점거파업과 결합될 때 그 위력이 배가된다. 무엇보다도 현장점거파업투쟁은 파업투쟁 과정에서 생산의 주체가 바로 노동자임을 자각시키는 투쟁이기 때문이다.

넷째, 노동조합 혁신과 재편

사회주의당 건설의 대중적 토대 구축
우리는 민주노조운동의 혁신과 재편이 사회주의 현장정치활동의 주요한 실천방안의 하나라고 판단한다. 노조는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계급적 단결’과 ‘민주주의 훈련’을 위한 가장 유용한 공간이다. 뿐만 아니다. 노동정세의 급격한 변화와 맞물려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전면화되는 타임오프제와 복수노조 실시 이후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을 대중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노조운동의 토대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
어떻게 당과 긴밀하게 결부된, 당의 대중적 토대가 되는 ‘반자본투쟁의 대중적 교두보’를 구축할 것인가? 민주노총의 혁신과 재편, 새로운 독자적 내셔널센터의 건설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두 가지 가능성 다 열어두어야 한다. 우리는 두 가지 가능성 모두 염두에 두고, 민주노조운동의 혁신과 재편을 추진할 주체역량을 차근차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반자본 변혁지향적 노조운동
먼저 민주노조운동 전체의 방향에 대해 개입하고 조직하는 것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민주노조가 반자본 대중투쟁의 교두보로서의 역할, 계급적 단결의 구심으로서의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아래로부터(현장, 지역) 계속 추동해 나가야 한다.
민주노조운동의 이념과 방향을 둘러싸고 국민과 함께 하는 노조주의, 사회연대적 노조전략에 대당하는 반자본 변혁지향적 노조운동 노선을 계속 견지하면서, ‘사회적 합의주의’론, ‘경영참가론’, 연대임금론, ‘고용안정협약과 고용안정기금’, ‘우리 사주조합’ 등 민주노조 내 개량주의적 실천에 대한 비판은 물론 대안적 정책을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반자본 변혁지향적 노선에 입각한 노동정책을 지속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노조의 틀 넘어서는 투쟁 조직화
우리는 민주노조의 공식적 의사결정 구조에 갇히지 않고, 노조의 공식 지침을 넘어서는 투쟁과 조직화를 시도한다. 투쟁주체들과 지역을 묶어서 협의체를 구성하고, 투쟁하는 지회, 분회, 현장조직운동의 독자적 네트워크를 시도하며 이후에 투쟁이 벌어질 곳을 예측하는 투쟁 기획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이를 통해 지역 연대파업을 현실화하고, 계급적 단결을 구축해 나간다.

현장의 민주적 역량 강화에 바탕한
노조집행부 혁신
노동조합 집행부를 장악할 수 있다면 집행부를 장악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문제는 집행부를 장악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어떤 계획과 어떤 역량으로 하느냐이다. 그간 노조집행부의 장악이 현장조직의 현장에서의 활동력을 약화시키는 부정적 모습을 보였다. 현장의 역량강화 없는 집행부의 장악은 현재 노동운동의 한계를 그대로 되풀이할 뿐이다. 현장의 민주적 역량 강화로 집행부를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우리의 사회주의 현장정치활동에서 어렵지만 또 가장 중요한 지점은 ‘전투적 조합주의’를 극복해 내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극복하고자 하는 것은 ‘조합주의’이지 ‘전투성’이 아니다. 우리는 노동조합에 개입하는 활동을 전개할 때 사회주의의 독자적 정치활동을 노조운동에 복속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노동조합의 자기 완결성, 자기 질서를 절대화하지 않고, 노조가 계급적 단결과 투쟁의 구심으로, 민주주의 훈련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조직할 것이다.

다섯째, 노동자직접권력 창출을 위한
주체 형성

노동자 직접권력을 위한 주체형성
우리는 노동자직접권력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노동자직접권력이 제도적인 조직체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이 혁명의 시기에 갑자기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들의 실천은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투쟁의 고양기에 노동자직접권력의 맹아(권력의 주체로서의 대중의 상태라는 측면에서)가 형성된다. 그 맹아는 노동대중들에게 전제조건이 충족될 때 형성된다. 대중들은 대개 승리에 대한 자신감, 정보의 충분한 공유, 투쟁에 있어서의 결정권이 주어질 때 주체적으로 자기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실천한다. 이때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을 노동자직접권력의 맹아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투쟁과정을 거치면서 노동자들은 의식적, 실천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한다. 이러한 성장은 정세적 고양기 뿐만 아니라 개별현장 또는 단위투쟁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사회주의자는 투쟁을 기획하고 조직할 때 대중들이 의식적, 실천적으로 성장하고, 계급의 일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확장하는데 집중하는 것 이상으로 대중들의 경험과, 훈련, 교육의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노동자들은 투쟁의 고양기에 보였던 역동성, 투쟁성과는 달리 일상생활에서 자본주의적 사고와 생활방식, 이를 기반으로 한 활동과 일상으로 접어든다. 노동조합이 경제적 투쟁에만 매몰될 경우 생산현장에서의 활동은 임단협을 준비하거나, 자본의 공격에 대비하는 방어적인 활동으로 국한된다. 고양기에 성장한 대중들이 일상시기에도 그 계급의식과 실천이 유지될 수 있도록 조직해야 한다.
자본 또는 자본주의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은 일상에 만연하다. 다만 그 불만이 자본에 대한 적대감과 투쟁으로 조직되는지, 동료나 사회적인 경쟁으로 조직되는지, 아니면 개인의 체념이나 순응으로 조직되는지가 다를 뿐이다. 사회주의자는 노동자들의 현장에 대한 사소한 불만을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불만과 실천으로 조직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노동대중을 계급투쟁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

사회주의자가 조직하는 투쟁은 요구 수준의 높고 낮음, 경제적인 규모에 따라 그 가치가 평가되어서는 안된다. 때로는 수천만 원의 성과급을 따내는 투쟁보다, 현장에 슬금슬금 들어오는 현장통제에 맞서 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현장통제의 내용이 극히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노동대중들이 자존감을 찾거나, 자본에 대한 적대감을 명확히 할 수 있는 투쟁일 때 더욱 그렇다. 생산라인에 대한 통제와 작업속도에 대한 통제, 화장실, 식사시간, 회사교육 등등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상에서 이러한 투쟁이 가능하다. 그 투쟁이 아무리 사소하다 해도 노동자들을 조금이라도 더 성장시켰다면, 투쟁의 결과가 아닌 떡고물로서의 수 천만 원의 성과금보다 더 훌륭한 성과로 보아야 한다.
현장에서 사회주의 조직의 양적 확대와 정치적 영향력의 확대는 노동대중들을 현장정치의 주체로 세우는 과정과 분리될 수 없다. 현장분회의 역할은 스스로의 정치를 확대하는 것이며, 이는 노동대중을 현장권력의 주체로 세우는 과정이 될 것이다.

지금 시작하자. ‘현장분회’ 건설과
‘사회주의 현장정치활동’을!
지금 필요한 건 ‘절망’이나 ‘체념’이 아니라 ‘분노’와 ‘투쟁’이다. 이미 시작된 노동자 민중의 분노와 반격에 ‘사회주의’라는 정치적 숨결과 전망을 불어넣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분노와 투쟁을 노동현장에서 함께 조직할 사회주의 정당이다. 자본주의 철폐와 사회주의 건설로 안내할 사회주의 현장정치활동이다.
사회주의 현장활동가로서 우리의 임무는, 내가 속한 현장에서 바로 이 투쟁에 나서는 것이다. 현장의 모든 분노와 변화의 열망을 사회주의당 건설로 결집하자. 그리고 지금 시작하자. ‘현장분회’ 건설과 ‘사회주의 현장정치활동’을!

선전위원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